"트럼프 관세, 농산물 덮치면 식탁 물가에 직격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수입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 가정의 식탁 물가가 급격히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과일과 채소, 설탕, 커피, 육류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이미 하늘 높이 치솟은 미국 식품 가격을 훨씬 더 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과일과 채소, 기타 원예 상품은 일반적으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농산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이 가운데 대중적으로 소비량이 큰 설탕, 커피, 코코아, 다른 열대 농산물의 비중이 약 15%입니다.

멕시코는 특히 미국에 설탕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로, 통상 미국 설탕 수입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합니다.

다음 달부터 미국이 농산물에도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설탕을 비롯한 이들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습니다.

또 가뭄에 따른 목초지 감소로 농장에서 공급되는 소가 5년 연속 감소해 1951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호주와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뉴질랜드에서 소고기 수입량이 크게 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농산물 관세는 미국 가정에서 주로 소비하는 소고기 가격도 크게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부과되는 관세가 과자나 주류, 레스토랑 메뉴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쿠키 제품 '오레오' 등으로 유명한 미국의 식품 업체 몬덜레즈 인터내셔널은 멕시코에 공장을 두고 오레오와 리츠 등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주류 회사 디아지오는 지난달 데킬라를 멕시코에서, 위스키를 캐나다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달의 경우 이들 제품의 판매 비중은 이 회사의 미국 전체 판매 실적의 45%에 달했습니다.

주류 회사 콘스텔레이션 브랜드는 미국 내 매출의 75% 이상을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모델로, 코로나 맥주 등 제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치폴레는 샐러드 메뉴 등에 쓰는 아보카도의 절반가량을 멕시코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아이오와주의 선물·옵션 중개회사인 스톤X는 "관세는 미국인에게 부담이 되고 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물가를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타격을 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농산물 관세는 미국 농부들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습니다.

미국 농가는 칼륨 비료 수요의 약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그중 약 85%를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

이에 미국 비료협회와 공화당 소속 아이오와주 척 그래슬리 연방 상원의원은 트럼프 행정부에 비료 제품에 대한 관세 면제를 요청했습니다.

또 중국의 보복 관세 부과에 따라 미국의 주요 수출 농작물인 대두, 옥수수, 밀 등의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국 농가의 어려움을 가중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습니다.

민주당 소속인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트럼프는 취임 첫날부터 물가를 낮추겠다고 맹세했는데, 오히려 근로자 가정에 세금을 물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