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못 먹어서 홍역"...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의 '돌팔이 행보'?

"잘 못 먹어서 홍역"...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의 '돌팔이 행보'?

2025.03.11. 오후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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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홍역이 유행하는 가운데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이 영양실조를 홍역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논란이 되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케네디 장관이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텍사스 서부의 홍역 유행 상황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설명하면서 근거 없는 주장을 연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케네디 장관은 우선 텍사스에서 홍역이 유행한 게 영양실조의 영향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 "홍역에 걸린 사람들과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았거나 운동요법이 좋지 않았던 사람들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며 "텍사스 서부 지역은 일종의 '식품 사막'(신선한 음식을 구매하기 어렵거나 비싼 지역)"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백신이 개발된 1963년 이전에도 홍역은 대체로 치명적이지 않았고 치사율이 매우 낮으며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되풀이했습니다.

NYT는 그러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홍역에 걸린 사람 1천 명 중 1∼3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또 백신을 맞지 않으면 매년 40만 명이 입원하고 1천8백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홍역은 실명이나 청각장애, 지적장애 등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텍사스 보건 당국도 홍역으로 사망한 아동에게 기저 질환이 없었다고 확인했습니다.

케네디 장관은 텍사스 지역 주민들에게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면서도 백신의 위험성이 과소평가 됐다는 평소의 소신을 다시 피력했습니다.

케네디 장관은 과거에도 백신 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등 의학계 정설에서 벗어난 주장을 해왔습니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국립보건원(NIH)가 백신 기피 이유를 살피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삭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NIH는 케네디 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보건복지부의 산하기관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12개 주에서 홍역이 2백 건 이상 발병하는 상황에서 백신 관련 연구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미국은 2019년 이후 홍역 백신 접종률이 감소했으며 이를 최근 유행의 원인으로 보는 분석도 있습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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