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칼질에도...미국 2월 정부 지출 늘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지출 절감에 나서고 있지만, 지난달 정부 지출은 여전히 증가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지 시간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로이터 통신 등은 미 재무부의 2월 정부 지출이 6천30억 달러(약 875조 원)로 집계됐다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 즉 360억 달러(약 52조 원)가량 늘어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2월 재정적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 늘어난 3천70억 달러(약 445조 원)였습니다.

이번 발표는 지난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기간을 포함하지 않는 첫 통계인 만큼 주목을 받았습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정부 지출을 한해 1조 달러(약 1천450조 원)가량 줄이겠다는 목표 아래 국제개발처(USAID) 등 정부 기관 지출 삭감과 공무원 해고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정부효율부는 이미 1천억 달러(약 145조 원) 이상의 예산을 절감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지출이 줄어든 부처는 소수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USAID의 2월 지출액은 2억2천600만 달러(약 3천277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5억4천700만 달러) 절반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보건 분야에서 3%(50억 달러·약 7조 원), 사회 보장 분야에선 6%(80억 달러·약 11조 원) 지출이 늘어났습니다.

재무부의 직접 지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90억 달러(약 42조 원) 늘었고, 부채 상환 비용이 100억 달러(약 14조 원) 불어난 860억 달러(약 124조 원)였고, 세액 공제 및 관련 지급액도 140억 달러(약 20조 원) 증가했습니다.

싱크탱크 맨해튼연구소의 제시카 리에들은 "DOGE의 절감액이 너무 작아 2월 지출 총액에서 파악하기 어렵다"며 "전체 연방정부 지출의 75% 정도는 사회보장, 공공의료보험인 메디케어(노령층 의료지원)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지원), 국방, 보훈, 이자 비용"이라면서 "이 부분은 전혀 건들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싱크탱크 예산정책우선순위센터(CBPP)의 브랜던 듀크는 아직 DOGE의 예산 절감을 평가하기는 이른 시기라면서 상당수 해고가 아직 2월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 경제 고문 출신인 그는 다만 예산 절감으로 미국의 각 가정이 수천 달러씩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일각의 기대를 수정하는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산 절감액의 20%를 미국민에게 돌려주고 20%로는 국가 부채를 갚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통해 세입을 보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지난달 발효된 대중국 10% 추가 관세의 효과도 2월 세입·세출 통계에서 뚜렷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관세 효과는 3월 통계에서 보다 명확해질 전망이라고 재무부 관계자는 강조했습니다.

2025회계연도 첫 5개월(2024년 10월∼2025년 2월) 재정적자는 1조1천470억 달러(약 1천662조 원)로 집계돼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1회계연도의 1조470억 달러(약 1천518조 원)를 넘어선 것으로, 사상 최대 규모입니다.

이 기간 지출이 두드러지게 늘어난 분야는 메디케어로, 전년 동기 대비 1천240억 달러(약 179조 원) 늘어난 5천180억 달러(약 751조 원)였습니다.

이자 부담은 450억 달러(약 65조 원) 증가한 4천780억 달러(약 692조 원), 소셜시큐리티(노령연금) 지출은 490억 달러(약 71조 원) 늘어난 6천630억 달러(약 960조 원)였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