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웜뱃 괴롭히지 마" 분노한 호주...줄행랑친 인플루언서

"아기 웜뱃 괴롭히지 마" 분노한 호주...줄행랑친 인플루언서

2025.03.14. 오후 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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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 미국인 인플루언서가 호주에서만 사는 보호종인 웜뱃을 어미에게서 강제로 빼앗는 모습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들끓는 여론에 호주 정부까지 나서자 이 여성은 부랴부랴 미국으로 돌아갔는데 호주를 다시 찾긴 어려워 보입니다.

윤현숙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호주의 한 시골 길.

관광객 여성이 새끼 웜뱃을 붙잡아 웃으며 카메라 쪽으로 들고 뛰어옵니다.

[샘 존스 / 미국인 인플루언서 : 나 아기 웜뱃 잡았다!]

어미가 다급히 쫓아오자 그제서야 새끼 웜뱃을 아스팔트 도로 위에 다시 놓아줍니다.

호주에만 서식하는 웜뱃은 코알라, 캥거루와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마스코트입니다.

햄스터를 닮은 귀여운 외모에다 멸종 위기에 처해 호주 국민의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새끼 웜뱃을 괴롭히는 영상이 퍼지자 호주에서는 분노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욜란디 버막 / 동물보호단체 '웜뱃 레스큐' 설립자 : 웜뱃을 들고 좌우로 흔들리게 달려서 새끼가 몸에 손상을 입었을 수 있습니다. 더 최악인 건 어미와 새끼를 떼어놓으면 어미가 새끼를 거부하거나 어미가 달아나서 다시 만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영상을 올린 미국인 인플루언서 샘 존스의 추방을 요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만 명 넘게 서명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도 동물 학대라며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성난 여론에 호주 정부까지 가세해 존스의 비자 취소 검토에 나섰습니다.

[앤서니 앨버니즈 / 호주 총리 :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 소위 인플루언서라는 사람에게 다른 호주 동물을 시도해보라고 제안합니다. 어미 악어에게서 새끼 악어를 떼어내서 어떻게 지내는지 보라고요.]

존스는 새끼를 조심히 안고 있다 금방 돌려줬다며 해명했지만,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결국 영상을 삭제하고 SNS 계정을 비공개로 돌린 뒤 황급히 호주를 떠났습니다.

'좋아요'를 노리고 웜뱃을 함부로 다룬 존스.

존스의 출국에 환영의 뜻을 나타낸 호주 정부는 재입국을 막겠다고 밝혀 앞으로 호주땅을 다시 밟기는 어려울 전망입니다.

YTN 윤현숙입니다.


영상편집: 한경희


YTN 윤현숙 (yunhs@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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