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트럼프, 북한 비핵화에 집중 안 해"

빅터 차 "트럼프, 북한 비핵화에 집중 안 해"

2025.03.15. 오전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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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비핵화를 공식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빅터 차 한국 석좌는 저서 출간 행사에서 "실용적인 성향의 트럼프가 북한의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핵 프로그램의 크기를 감안할 때 트럼프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핵무기 제조 관련 시설 등을 포기시킬 길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밝혔습니다.

차 석좌는 트럼프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고 있을 수도 있다"며 "트럼프가 북한을 핵보유국이라고 부른 것은 북한을 협상으로 유인하기 위한 책략일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이어 트럼프가 전날 비공인 핵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과 함께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누구도 인도와 파키스탄에 대해 비핵화를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트럼프가 북한을 인도와 파키스탄 반열에 올리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사실상 북한을 비공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핵화를 현실적 목표로 삼고 있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입니다.

또 트럼프가 북한을 향해 '다음 협상은 비핵화 협상이 아니라 위협 감축 협상이 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차 석좌는 분석했습니다.

이어 "북한에 대한 트럼프의 준거의 틀은 비핵화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면서 "평화 협정의 일부로서, 트럼프는 북한이 러시아를 위한 지상군 파병을 중단하길 원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집권 2기에도 북미 정상외교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북미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트럼프 1기 때와는 크게 달라졌다고 분석했습니다.

트럼프 1기 때 북한은 제재 해제를 얻기 위해 북미 정상회담이 절실했지만, 파병의 대가로 러시아에서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을 얻어낸 만큼, 북미 대화가 절실하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으로부터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을 중요한 국가적 목표로 삼을 것이기에 대미 협상에 여전히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차 석좌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재직하며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 대표를 맡는 등 학계에서뿐 아니라 정부에서도 한반도 문제를 담당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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