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압박에 파나마 항구 운영권 매각 불확실성 커져

중국 압박에 파나마 항구 운영권 매각 불확실성 커져

2025.03.15. 오후 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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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관변매체를 통해 홍콩 기업 CK허치슨이 미국 블랙록 컨소시엄에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을 매각하기로 한 결정을 강하게 비난하자 거래 성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미국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대공보는 지난 13일 논평에서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업권 매각 거래를 "전체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넘긴 것"이자 "미국이 협박, 압박, 회유 등 비열한 수단을 통해 다른 나라의 정당한 권익을 착복한 패권적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신문은 또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 항구에 입항하는 중국 관련 선박에 특별 수수료를 부과하는 행정명령 초안을 마련한 것을 지적하며 "미국의 계산이 뜻대로 된다면 중국의 조선, 해운, 대외무역, 나아가 '일대일로'에도 충격을 줄 것이다. 관련 기업은 어떤 입장에 서고 어느 편에 설지 잘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대공보는 중국 정부 소유로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의 통제를 받는 매체로 홍콩에서 중국 중앙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과 중앙정부 홍콩 주재 연락판공실은 해당 논평 전문을 각각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하며 힘을 실었고, 14일 홍콩 증시에서는 CK허치슨 주가가 6.38% 급락했습니다.

주가 하락은 중국 당국의 반대로 거래가 성사되지 못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으로 보입니다.

파나마 항구 운영권 매각 거래는 CK허치슨에 호재로 받아들여지면서, 매각 발표 다음 날인 지난 5일 이 회사 주가가 22% 급등한 바 있습니다.

홍콩 재벌 리카싱 가문의 주력 회사인 CK허치슨은 지난 4일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사 지분 90%를 포함해 중국·홍콩 지역을 제외한 전 세계 23개국 43개 항만사업 부문 지분 등 기타 자산을 블랙록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거래 규모는 228억 달러(약 33조2천억 원)로 알려졌습니다.

CK허치슨은 공시를 통해 블랙록과 145일간 독점적으로 협상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으나 거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거래는 또한 CK허치슨 주주들과 파나마 정부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그간 이 사안에 대해 입장을 표명하지 않던 중국 당국이 불만을 표출하면서 매각 계약 성사 여부가 불투명해졌다고 분석했습니다.

CK허치슨은 중국과 홍콩 항구는 계속 보유할 예정이어서 중국 당국은 이번 거래를 막을 직접적 권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공보 논평으로 미뤄볼 때 거래를 무산시키거나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하도록 CK허치슨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중국 정부는 '중국이 파나마 운하를 운영하고 있어 운하 통제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부인했지만 CK허치슨의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 매각에 대해서는 "상업적 거래"라며 논평을 거절했습니다.

라우시우카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컨설턴트는 SCMP에 "중국 정부가 거래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드러내고, 리카싱이 중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틀기를 바란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베라 유엔 홍콩대 경영대학원 강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대공보의 논평이 "미국과 중국 모두와 사업을 하려는 기업들을 향해 그들이 처한 정치적 위험을 보여주는 것이자 경고성 훈계"라며 "양국 모두와 동시에 사업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홍콩 치프(致富) 증거권의 토머스 궉은 "거래 위험이 증가했다. CK허치슨은 이제 중간에 끼어 있다. 파나마 항구를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이 계속 신경 쓰이게 할 것이고 매각하면 중국을 화나게 만들 것"이라고 로이터에 설명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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