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사이에 낀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 매각 더뎌"

미·중 사이에 낀 파나마 "운하 항구 운영권 매각 더뎌"

2025.03.21. 오전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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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정부가 미국과 중국 정부 간 신경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는 홍콩계 기업의 파나마 운하 2개 항구 운영권 지분 매각 거래에 대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호세 라울 물리노 파나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계약 자체가 파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취지로 "항구 운영권 계약 협상은 천천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프렌사 파나마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규정상 파나마 운하청을 통해 거래와 관련한 최종 정보가 확인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홍콩계 기업 CK 허치슨 홀딩스는 파나마 운하 2개 항구 운영 사업 부문을 미국계 자산운용회사인 블랙록·글로벌 인프라 스트럭처 파트너스·TiL 그룹 컨소시엄에 넘기기로 했다고 공개했습니다.

이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나마 운하 통제권 환수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중국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번 거래와 관련해 격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또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당국이 반독점 기구 등을 통해 CK 허치슨의 해외 항만 사업 매각 거래에 보안 위반이나 반독점법 위반 등이 있는지를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관영 매체 홍콩 대공보(大公報) 논평을 통해 "국가 이익과 민족의 대의를 경시하는 일이며 전체 중국인을 배신하고 팔아 넘긴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미국이 협박, 압박, 회유 등 비열한 수단을 통해 다른 나라의 정당한 권익을 착복한 패권적 행위" 등 강한 표현을 써가며 힐난했습니다.

파나마 당국은 이와 별개로 'CK 허치슨 측의 과거 항구 운영 실태'에 대해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 중입니다.

이에 대해 물리노는 "감사 진행 속도를 높여달라고 요청했다"면서 "CK 허치슨 측이 1997년부터 파나마 사업을 시작한 이후 규정을 잘 지켰는지 자세히 살피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물리노는 파나마 운하를 환수하기 위해 미국이 군사 수단을 동원할 가능성에 대해선 "평가할 가치도 없는 사안"이라고 일축했습니다.

지난주 미 NBC 방송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파나마 주둔 미군 증강을 포함한 군사적 조처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물리노는 오는 5월쯤 미국 텍사스에서 주요 해운 업체 대표와 만난다는 계획입니다.

또 이달 중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통해 미국이 원하는 '다리엔 갭 정글'에서의 이민자 흐름 억제를 비롯한 양국 국경 지대 보안 강화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입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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