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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볼리비아에서 원주민 부족들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국가와 토지 임대차 계약을 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볼리비아 원주민 연합(CIDOB)이 밝혔습니다.
아마존 열대 우림 지역에 사는 바우레와 카유바바, 에세 에하 등 3개 원주민 집단은 지난해 9∼11월쯤 서울 면적의 6.5배인 3,900㎢ 규모 토지를 천 년간 쓸 수 있도록 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상과 지하에서 접근할 수 있는 자원에 대한 모든 권리를 넘기는 동시에 영토 내 완전한 자율성까지 보장하는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원주민 부족은 그 대가로 매년 최대 1억 5,800만 원을 받게 돼 있다고 볼리비아 일간 엘데베르는 전했습니다.
현지 언론에서 공개한 계약서상 거래 상대방은 '카일라사 합중국'으로 표기돼 있었습니다.
언뜻 보면 나라 이름 같은 '카일라사 합중국'은 정식 국가가 아닌, 세계 어디에서도 국가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조직입니다.
이 집단의 지도자로 추정되는 사람은 자칭 힌두교 고위 사제인 니트야난다 파라마시밤이라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2023년 3월 보도에서 "파라마시밤은 2019년 에콰도르의 한 섬을 구입해 나라를 설립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에콰도르 정부는 당시 "섬 매입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CIDOB는 "카일라사 관련자들이 수년 전부터 원주민 영토에 머물면서 일부 부족과 접촉하고, 거처까지 마련한 것을 최근에서야 확인하고 관계 당국에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원주민들이 개별적으로 국가를 사칭하는 집단과 거래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볼리비아 정부 역시 관련 법상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설명했습니다.
야밀 플로네스 농업·토지개발부 장관은 "한동안 알려지지 않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고소·고발이 접수되진 않았지만, 당국이 직권으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유형의 합의는 효력이 없으며, 원주민 재산 보호를 명시한 현행법률상 외국인은 아마존 지역 토지를 취득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카일라사 합중국의 대표'라고 밝힌 이들은 과거 제네바 UN 본부에서 열린 2차례 공개 세션에서 '원주민의 권리와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한 UN의 입장'을 물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 2023년엔 파라과이 정부의 국장급 관료가 '카일라사 합중국'과 양자 관계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가 해임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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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열대 우림 지역에 사는 바우레와 카유바바, 에세 에하 등 3개 원주민 집단은 지난해 9∼11월쯤 서울 면적의 6.5배인 3,900㎢ 규모 토지를 천 년간 쓸 수 있도록 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상과 지하에서 접근할 수 있는 자원에 대한 모든 권리를 넘기는 동시에 영토 내 완전한 자율성까지 보장하는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각 원주민 부족은 그 대가로 매년 최대 1억 5,800만 원을 받게 돼 있다고 볼리비아 일간 엘데베르는 전했습니다.
현지 언론에서 공개한 계약서상 거래 상대방은 '카일라사 합중국'으로 표기돼 있었습니다.
언뜻 보면 나라 이름 같은 '카일라사 합중국'은 정식 국가가 아닌, 세계 어디에서도 국가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조직입니다.
이 집단의 지도자로 추정되는 사람은 자칭 힌두교 고위 사제인 니트야난다 파라마시밤이라는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영국 BBC 방송은 2023년 3월 보도에서 "파라마시밤은 2019년 에콰도르의 한 섬을 구입해 나라를 설립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습니다.
에콰도르 정부는 당시 "섬 매입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CIDOB는 "카일라사 관련자들이 수년 전부터 원주민 영토에 머물면서 일부 부족과 접촉하고, 거처까지 마련한 것을 최근에서야 확인하고 관계 당국에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원주민들이 개별적으로 국가를 사칭하는 집단과 거래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볼리비아 정부 역시 관련 법상 계약 자체가 무효라고 설명했습니다.
야밀 플로네스 농업·토지개발부 장관은 "한동안 알려지지 않은 이번 계약과 관련해 고소·고발이 접수되진 않았지만, 당국이 직권으로 조사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런 유형의 합의는 효력이 없으며, 원주민 재산 보호를 명시한 현행법률상 외국인은 아마존 지역 토지를 취득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카일라사 합중국의 대표'라고 밝힌 이들은 과거 제네바 UN 본부에서 열린 2차례 공개 세션에서 '원주민의 권리와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에 대한 UN의 입장'을 물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또 2023년엔 파라과이 정부의 국장급 관료가 '카일라사 합중국'과 양자 관계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했다가 해임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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