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에르도안 정적제거 역풍...경제 휘청·시위 격화

튀르키예에서 22년째 장기 집권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적 제거 시도가 거센 역풍에 직면했습니다.

현지시간 23일 이스탄불 시청 주변에선 튀르키예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이 전격 체포된 지 닷새째를 맞아 수만 명이 모여 에르도안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습니다.

앞서 이마모을루 시장은 변호사를 통해 SNS에 올린 글에서 "정상적인 사법절차가 아닌 재판 없는 정치적 사형이다"라고 규탄했습니다.

이마모을루 시장 체포에 대한 반발이 커지면서 이마모을루 시장이 소속된 제1야당 공화인민당은 2028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마모을루 시장을 후보로 확정했습니다.

공화인민당은 이마모을루 시장이 천오백만 표를 득표했다면서 이 가운데 천3백만여 표가 일반 국민이 연대의 뜻으로 투표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반정부 시위가 들불처럼 번질 조짐을 보이자, 튀르키예 정부는 집회 금지령을 내리고 소셜미디어 단속을 강화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거리의 테러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강경 진압 방침을 밝혔지만 수십만 명 이상이 거리로 뛰쳐나오면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와 증시가 폭락하며 경제도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또 프랑스 외교부가 규탄 성명을 내는 등 국제사회의 여론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외교부 대변인은 현지 시간 23일 이마모을루 시장을 구금한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공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튀르키예 검찰은 이마모을루 시장이 테러조직으로 간주되는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 등을 지원·협력한 혐의가 있다며 체포했습니다.



YTN 김선중 (kimsj@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