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안보 라인 '단톡방' 또 시끌...트럼프 특사, 러 도착 직후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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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안보 라인 '단톡방' 또 시끌...트럼프 특사, 러 도착 직후 초대

2025.03.27. 오후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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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안보 수장들이 사설 메신저 '시그널' 채팅 방에서 군사 작전을 논의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특사가 러시아 도착 직후 채팅방에 초대됐다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문제의 시그널 메신저는 그동안 러시아가 여러 차례 침투를 시도해온 표적이라는 점에서 파문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미국 CBS 방송은 현지 시각 26일 항공 데이터와 러시아 언론 보도를 토대로 위트코프가 다른 안보 당국자들과 시그널로 단체 채팅을 하는 동안 러시아에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항공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 레이더24(FlightRadar24)를 토대로 살펴본 위트코프의 모스크바 도착 시점은 러시아 현지 시각으로 지난 13일 낮 12시 반이었습니다.

12시간 뒤쯤 위트코프 특사는 '후티(예멘의 친이란 반군) PC 소그룹'이란 이름의 시그널 채팅방에 추가됐고, 여기서 미 당국자들은 예멘 후티 반군을 상대로 군사 작전을 논의했습니다.

위트코프가 14일 모스크바를 떠나 귀국할 때까지 채팅방에서 발언을 했는지에 대해 당시 채팅방에 있었던 미국 시사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은 언급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소식통들은 CBS에 위트코프가 러시아로 가져간 기기에는 시그널이 설치돼있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위트코프는 모스크바에 있을 때 개인 기기나 정부 지급 전화를 소지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레빗은 "위트코프가 미국 정부의 기밀 보호 서버에 접속했고, 러시아 체류 중에는 통신에 매우 신중했다"고 말했습니다.

시그널은 보안성이 뛰어나고, 모든 메시지에 종단 간 암호화(E2EE)가 적용돼 해커가 메시지를 중간에서 가로채더라도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다만 사이버 보안 전문가들은 플랫폼 안전성을 따지는 건 문제의 핵심을 놓치는 것이라며 "그 앱을 사용해 그런 정보를 주고받는 게 정책에 부합하는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구글 위협 인텔리전스는 지난달 러시아 측 해커들이 시그널 계정을 침해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정부 기기에서의 시그널 사용 자제를 권장해온 가운데, 위트코프가 시그널 채팅방에 있을 때 정부 지급 기기를 썼는지 개인 기기를 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위트코프는 엑스(X·옛 트위터)에 자신은 러시아 방문 기간 정부가 제공한 보안 전화만 소지했고, 돌아올 때까지 개인 기기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고 적었습니다.

미국 언론과 의회의 파상 공세 속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자들을 두둔하며 논란 진화에 애쓰고 있지만, 여론은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정가에서 터진 각종 보안 유출 논란 중에서도 미국인들은 이번 사건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론 조사 기관 유고브가 25일 미국인 5,97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74%가 이번 시그널 채팅 논란에 대해 '심각하다'고 답했습니다.

이 가운데 '매우 심각하다'는 전체의 53%, '다소 심각하다'는 21%였습니다.

이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트럼프의 기밀문서 유출 혐의 기소 등 과거 사건보다 현저하게 높은 수치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는 클린턴 전 장관이 기밀 업무에 개인 이메일을 쓴 사실이 2015년 공개됐을 당시, 유고브와 CNN 여론조사에서 '매우 심각하다'고 본 응답자는 30∼38%였다고 전했습니다.

가장 높은 응답률도 2022년 43%에 그쳤습니다.

과거 트럼프의 기밀문서 유출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 의혹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고 본 응답률은 각각 40%대, 30%대였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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