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컬럼비아대 총장 사임...시위·트럼프 압박 여파

지난해 미국 대학가를 휩쓴 가자 지구 전쟁 반대 시위의 진앙이었던 컬럼비아 대학의 수장이 또 교체됐습니다.

컬럼비아대 카트리나 암스트롱 임시 총장은 임시 총장직에서 물러나 대학의 어빙 메디컬 센터 최고 경영자 자리로 복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학교 이사회의 공동 의장인 클레이 시프먼이 총장 대행으로 임명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로써 컬럼비아대는 지난해 캠퍼스에서 가자 지구 전쟁 휴전을 촉구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대대적으로 펼쳐진 이후 총장이 잇달아 사임하는 홍역을 겪게 됐습니다.

암스트롱 임시 총장의 이번 사임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원 중단 압박과 그에 따른 학교의 정부 요구 사항 수용 등 최근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앞서 지난해 8월 암스트롱의 전임자였던 네마트 샤피크 전 총장은 학내 시위에 경찰을 불러 강경 대응한 데 대한 논란 속에 사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불법 시위를 허용하는 학교, 대학에 대해 모든 연방 지원이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어 유관 부처들은 7일 컬럼비아 대학에 대한 5,800억 원 규모의 연방 보조금과 연방 계약을 즉시 취소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자 컬럼비아대는 교내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고, 캠퍼스 경찰에 학생 체포 권한을 부여하며 정부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또 중동·남아시아·아프리카 관련 학과와 팔레스타인 연구 센터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진 선임 교무부처장을 임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가운데 중동 관련 학과 등에 감독 권한을 쥔 행정 간부의 임명은 사실상 연방 정부가 대학의 학부 운영 방식을 지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