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는 달리는데...청년 일자리는 제자리

베트남 경제는 달리는데...청년 일자리는 제자리

2025.03.30. 오전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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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베트남은 서비스업과 건설업을 중심으로 빠른 경제 성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엔 높은 청년 실업률과 구직 과정에서의 번아웃, 그리고 취업을 중단하거나 포기한 이른바 '니트족'의 그림자까지 짙게 드리워져 있는데요,

베트남 청년들이 마주한 고용 불안의 현실을 이지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도 5%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베트남.

하지만 청년들의 취업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습니다.

총 실업자 106만 명 가운데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40%에 달합니다.

[쩐 티 투이 히엔 / 구직자 : 제 능력에 적합하면서 희망 급여와 근무 시간이 맞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취업 준비 중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김영태 / 한국 기업 베트남지사 법인장 : 베트남 특성상 이제 하노이나 호치민 이런 대도시가 아무래도 경쟁률이 좀 높고요. / (저희 채용 기준으로 보면) 1 대 20 정도 됩니다.]

구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청년들은 단순한 경제적 어려움을 넘어 번아웃과 우울, 불안, 무기력 같은 정신 건강 문제까지 겪고 있습니다.

[부이 티 하이 옌 / NHC 베트남 심리 치료 센터장 : 심리적으로는 혼란스럽고 불안하며, 자신감이 부족해지고 갑자기 자신을 폐쇄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두려워하거나 꺼리게 되고 결정을 회피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구직 부담과 심리적 압박이 누적되면서 아예 일도, 학업도 하지 않고 구직을 포기하는 이른바 '니트족'으로 전환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베트남의 니트족은 약 130만 명.

특히 농촌 지역과 여성 청년층을 중심으로 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베트남 정부는 청년 창업 지원과 더불어 학생들이 졸업 후 산업 현장에 곧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돕는 산학 협력 강화 방안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업률보다 고용의 질을 개선하는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응오 꾸인 안 / 국민경제대학교 경제 및 인적자원관리학과 교수 : (청년 실업 문제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청년들이 저숙련 일자리의 함정에 빠지거나, 정규 일자리라 하더라도 학력과 맞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상황입니다. / 따라서 청년 노동 문제에서 단순히 실업률 문제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이러한 구조적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빠른 경제 성장 속에서도 일자리를 찾아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베트남 청년들.

이들이 심리적 압박에서 벗어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베트남에서 YTN 월드 이지은입니다.





YTN 이지은 (kimmj04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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