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나무새' 주연 리처드 체임벌린 90세로 별세

'가시나무새' 주연 리처드 체임벌린 90세로 별세

2025.03.31. 오전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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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미국 드라마 '가시나무새'의 주인공으로 인기를 끈 배우 리처드 체임벌린이 향년 90세로 별세했습니다.

체임벌린의 대변인은 현지 시간 29일 밤 하와이 오아후섬의 와이마날로에서 뇌졸중 합병증으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체임벌린은 1983년 미국에서 방영된 TV 미니시리즈 '가시나무새(Thorn Birds)'에서 주인공인 가톨릭 신부 '랠프'를 연기해 큰 인기를 끌며 '미니시리즈의 제왕'이란 별명까지 얻은 배우입니다.

호주 소설가 콜린 맥컬러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가톨릭 신부와 젊고 아름다운 여성 '매기'의 금단의 사랑을 그린 '가시나무새'는 미국에서만 1억 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고, 1988년 한국에서도 KBS 1TV로 방영돼 국내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1934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화가를 꿈꿨고 포모나 칼리지에서 회화와 미술사를 전공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징집 영장을 받고 군에 입대해 당시 한국전쟁 직후였던 한국에 파병돼 2년간 복무한 이력도 있습니다.

그는 이후 캘리포니아로 돌아와 배우의 길로 진로를 틀었고 몇몇 단역을 거친 뒤 1961년 TV 시리즈 '닥터 킬데어'에 출연하며 스타 반열에 올랐습니다.

1966년까지 5년간 인기리에 방영된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의사 역을 맡은 그는 수려한 외모로 큰 인기를 끌었고, 한때 일주일에 1만2천 통의 팬레터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이 드라마 시리즈가 끝난 뒤 그는 대중의 뇌리에 각인된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영국으로 건너가 '햄릿' 등 연극 무대에 오르며 정극 연기에 도전했고 뛰어난 연기력으로 호평받았습니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제임스 클라벨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첫 드라마 '쇼군'의 주인공을 맡은 데 이어 '가시나무새'에 출연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대표작인 '가시나무새'와 '쇼군'으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부문 남우주연상을 2차례 받았고, '닥터 킬데어'로 '최고 TV 스타상'을 수상했습니다.

다른 출연작으로는 영화 '쿼터메인 2'(1986), '킹 솔로몬'(1985), '슬리퍼 앤 더 로즈'(1976), '삼총사'(1973), '사총사'(1974), TV 영화 '몬테 크리스토 백작'(1975), '저격자'(1988) 등이 있습니다.

1990년대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 '사운드 오브 뮤직' 등에도 출연했습니다.

그는 2003년 출간한 회고록 '쉐터드 러브(Shattered Love)'에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습니다.

그의 오랜 파트너인 작가이자 프로듀서 마틴 래벳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가 이렇게 놀랍고 사랑스러운 영혼을 알게 된 것은 축복받은 일"이라며 "사랑은 결코 죽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YTN 홍주예 (hongkiz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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