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푸틴 비판했던 러 출신 하버드대 과학자 입국거부

미, 푸틴 비판했던 러 출신 하버드대 과학자 입국거부

2025.03.31. 오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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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이 계속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판한 전력이 있는 하버드대 소속 러시아인 과학자가 미국 재입국 과정에서 미 이민당국에 구금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포브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프랑스 여행을 마치고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입국하려던 하버드대 의과대학원 연구원 크세니야 페트로바(32)가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붙잡혔습니다.

문제가 된 건 페트로바가 지니고 있던 실험용 개구리 배아 샘플이었는데, 세관국경보호국은 페트로바가 이를 세관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입국을 막고 비자를 취소했습니다.

세관국경보호국은 페트로바에게 프랑스로 돌아가 다시 비자를 신청하든지 러시아로 추방된 뒤 5년간 미국 입국을 금지당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페트로바가 프랑스행을 택하면서 '내가 러시아로 돌아간다면 정치적 박해를 받을까 봐 두렵다'고 말하자 세관국경보호국 직원이 그를 구금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페트로바는 2022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침략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다 체포된 전력이 있습니다.

페트로바는 이민 당국의 처분이 과도하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페트로바 측은 물품 미신고는 벌금과 해당 소지물 압수 수준의 처분을 받으면 될 사안인데 세관국경보호국이 권한을 넘어 비자를 취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푸틴 대통령에 대한 페트로바의 비판적 입장이 확인된 뒤 구금이 결정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포브스는 "페트로바의 사례는 단일한 사건이 아니다"라며 "트럼프 행정부 들어 '불편하다'고 여겨지는 정치적 견해를 가진 개인을 표적으로 삼는 이민 단속이 놀라울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9일에는 한 프랑스 과학자가 휴대전화에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있다는 이유로 미국 입국을 거부당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13일에는 휴대전화에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이던 고(故)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을 갖고 있던 레바논 국적의 미국 브라운대 교수가 공항에서 추방되기도 했습니다.

친(親)팔레스타인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이민 당국의 표적이 된 컬럼비아대의 한인 학생이 소송을 제기해 법원에서 추방 시도 중단 명령을 받아낸 사례도 있습니다.

포브스는 "페트로바의 사례와 정치적 신념으로 추방 위기에 처한 다른 사람들의 사례는 이민 단속의 '정치화'라는 우려스러운 추세를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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