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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경철 앵커, 이세나 앵커
■ 출연 : 류재복 YTN 해설위원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2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재난이 터졌을 때 생사를 결정짓는 구조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합니다. 통상 72시간인데요. 지난 28일 발생한 미얀마 대지진의 골든타임 시한이 바로 오늘입니다.
현장에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사투가 벌어지고 있지만 모든 조건은 최악으로 내딛고 있습니다. 류재복 해설위원실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십시오. 먼저 지금 지진 현장에 전 세계 언론이 모이면서 처참한 상황이 알려지고 있는데 미얀마 현지의 구조 영상 보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로미얀마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는 모습입니다. 구조대원이 손전등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자갑자기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요. 생존자를 발견했습니다. 잠시 뒤 구조대원의 부축을 받으며한 여성이 잔해 밖으로 구조됩니다.
이렇게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기다란 망치로 건물 잔해를 부수기도 하고요. 다음 장면 보시면 맨손으로 산더미처럼 무너진 벽돌 잔해를하나씩 이렇게 치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 안타까운 비명이 울려 퍼지는데요. 잔해 아래에 숨져 있던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의 식어가는 손을 붙잡고아들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남겼습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니까 그야말로 맨손 구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규모가 7.7이라고 하잖아요. 규모에 따른 에너지의 양을 조사한 게 있거든요. 에너지라는 게 분출돼서 건물이 부서지는 건데요. 보통 규모 5쯤 되면 큰 피해가 나오기 시작할 정도의 규모인데 1이 늘어날 때마다 30배 정도 에너지양이 늘어납니다. 그러니까 규모 5일 때 에너지보다 규모 6일 때 에너지가 30배 정도 나온다는 얘기고요. 7이면 30 곱하기 30이니까 900배가 됩니다. 1000배가량이 되는 것이고요. 이번에 7.7이면 8에 가깝지 않습니까? 8쯤 되면 3만 배가 되는 것이죠. 규모 5면 보통 서 있기가 곤란한 상태. 웬만한 건물에 금이 가는 상태인데 그보다 에너지가 3만 배가 나온다는 얘기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저 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고요.4 년 동안 내전을 치렀던 나라입니다. 지진이 났는데도 정부군이 반군 지역을 공습했던 그런 나라입니다. 그러니까 대개 전쟁을 오래 치른 나라의 세 가지 특징인 인프라가 전혀 되어 있지 않고요. 의료시설은 하나도 되어 있지 않고요. 장비나 이런 것도 전혀 없죠. 그러다 보니까 저렇게 맨손 구조, 아무도 어떤 장비도 구하지 못해서 맨손구조를 하고 있고요.
또 더 최악인 것은 지진이 났던 지난 28일이 불교 스님들이 경전시험을 보던 때입니다. 빨리경전이라는 시험을 보기 때문에 많은 스님들이 다 건물 안에 들어가 있었고요. 이슬람교는 또 금요 오후 예배가 벌어졌던 시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 많은 사람들이 건물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번 지진을 통해서 저렇게 보시는 것처럼 사원들이 엄청나게 많이 무너져 내렸는데 그 안에 많은 신도들이 있었기 때문에 피해가 커졌고요. 복구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죠.
[앵커]
여러 모로 정말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악조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엎친 데 덮친으로 지금 미얀마 현지가 폭염이라고 하더라고요. 현재 40도가 넘는 더위로 시신이 부패하는 그런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류재복 실장은 2008년에 중국 쓰촨성 대지진을 취재한 경험이 있잖아요. 그때 기억을 떠올리시면 비교하면 좀 어떨까요?
[기자]
매우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그때 규모가 8.0 정도 됐으니까요. 이번과 비슷하거나 조금 컸고요. 대신 진원의 심도라고 해서 지진이 땅밑에 어디서 났느냐. 쓰촨 대지진은 심도가 14km 정도 됐고 이번에는 10km입니다. 그러니까 아주 얕은 곳에서 지진이 났기 때문에 그만큼 피해가 큰 것이죠. 쓰촨 대지진 때도 5월 12일에 났는데 그때 쓰촨성 정도의 위도면 상당히 더울 시기였기 때문에 비가 계속 오고 더워서 시신 부패가 아주 심각했고요. 그런 문제들 때문에 상당히 현장 취재하기가 어려웠고 지진이 왜 공포스럽냐면 제가 쓰촨 대지진 취재했을 당시에 초등학교 3층 건물이 무너졌는데요.
600명 학생이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지진이라는 게 시차를 두고 무너지지 않고요. 한 번에 폭삭 무너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니까 마을 하나가 아예 잿더미로 변한 그런 광경들을 제가 여러 곳에서 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지진은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흔들린다고 생각하면 이미 늦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피해가 큰 것이고요. 특히 미얀마는 역시 굉장히 남쪽, 적도 부근에 있기 때문에 저렇게 맨몸으로 구조하는 상황에서 시신들이 부패하기 시작하면 질병도 엄청납니다. 그래서 국제기구 가운데 제일 먼저 구조를 해야 한다, 구호를 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한 곳이 세계보건기구입니다.그 만큼 미얀마의 질병 상황은 곧 이제 아주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지금 빠른 시간이 굉장히 중요한 타임인데 전 세계의 구조, 구호 손길이 시작됐는데도 미얀마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그런데 지금 어떤 문제가 있냐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서 4년 동안 내전을 벌이고 있다는 부분, 이게 어떤 문제가 있냐면 이번에 군사정부가 아주 신속하게 전 세계 도움의 손길을 환영하겠다, 이렇게 발표했거든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지금 내전을 벌이고 있는 반군, 그러니까 이른바 민병대 쪽에 선별적 지원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까 군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물자를 반군 지역에 주지 않고 자기네들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런데 심지어 이 지진이 난 만달레이 지역은 반군이 점유하고 있는 그런 지역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 지원이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고요. 그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군부통치가 4년 이어지면서 인프라라든가 의사, 간호사도 없습니다. 그리고 난민이 300만 명입니다. 난민이 뭐냐 하면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거거든요. 이 사람들은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바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죠. 이런 악조건들.
또 하나는 뭐냐 하면 지금 모든 물자가 양곤이라는 곳을 통해서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미얀마를 보면 미얀마의 제일 남쪽에 있는 양곤이라는 곳이 가장 큰 산업도시고 항구도 있고 공항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물자들이 들어오는데, 양곤에서 만델레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 도로가 거의 파괴됐습니다. 그래서 올라가는 데 전체적으로 650km 정도밖에 안 되지만 하루 이틀이 더 걸린다는 얘기거든요. 못 갈 수도 있고요. 이러면서 또 하나 지원의 문제점, 이런 것들도 있기 때문에 복구나 구호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구호마저도 어려운 조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국제사회의 구호 움직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아까 말씀드렸지만 세계보건기구가 제일 먼저 3급 비상사태를 발령했고요. 그래서 120억 원 규모의 긴급 의료물자를 모으고 있는 중이고요. 국제적십자연맹이 1억 1000만달러 어치 정도 지금 모금을 해서 한 2년 정도 10만 명에게 지원을 하겠다, 이렇게 발표를 하고 있는데 미얀마의 군부정권은 중국과 러시아가 뒷배입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빨리 지원을 발표한 곳이 중국과 러시아고요. 그외의 나머지 동남아 국가들도 지금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거나 이미 물자가 양곤 쪽으로 들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지금 미국의 도움도 관심인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듣고 계속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네, 우리는 도울 예정입니다. 이미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미얀마에) 끔찍한 일이 생겼어요. 정말 나쁜 일이고, 우리는 도울 것입니다. 이미 그 나라와 이야기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일단 미얀마를 돕겠다고 말은 했는데 진정성에는 의문이 남는 그런 상황이죠?
[기자]
기본적으로 돕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전 세계의 비군사적 원조를 하는 곳이 국제개발처라는 거거든요. 우리로 치면 코이카로 보면 됩니다. 개발 원조를 하는 곳인데요. 이게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오자마자 이거 없애버리겠다 얘기를 해서 예산을 왕창 깎아버렸죠. 그래서 이미 국제개발처가 미얀마의 원조 예산 5200만 달러를 깎아버렸습니다. 그래서 미얀마에 이른바 난민병원, 이런 게 운영이 전혀 안 돼요. 이미 예산을 깎은 거고요. 앞으로 지원을 하겠다고 해서 일단 200만 달러 정도가 들어간 것 같은데 그거 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일이고요. 트럼프는 이런 나라들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그렇게 있어 보이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지원 없이 미얀마가 어느 정도 구호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지 이것도 상당히 의문이라고 볼 수 있죠. 이제 지진 자체에 관한 이야기를 좀 나눠보면 이번 지진의 원인이 뭐라고 지금 분석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미얀마가 원래 지진이 많은 곳입니다. 지질학적으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인도판이라는 게 있고 유라시아판이라는 두 개가 있거든요. 이 두 개가, 지금 화면을 보시면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있는데 이 두 판이 항상 부딪히거나 또는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지진이 나는 거고요. 이번에는 아마 정통으로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들어가서 1초에 2km 정도의 땅이 찢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1시간 안에 1200km 정도의 땅이 찢어지면서 땅이 부서지면서 엄청나게 에너지가 나오는 거죠. 그래서 커지는 거고요.
그래서 단층대 자체도 상당히 위험한데요. 사가잉 단층이라고, 이게 미얀마를 완전히 위에서 아래로 관통하는 단층인데요.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지진의 거의 모든 원인이 저 사가잉 단층이라는 것입니다. 저 사가잉 단층이 가장 큰 문제고요. 그다음에 중앙에 있는 저지대 단층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 두 개가 움직이면서 계속 지진을 일으키는데 그래서 미얀마는 지진이 굉장히 많이 나는 곳이고요. 1930년 바고 지진이라는 이 지진도 굉장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지진 발생 지점에서 1000km 넘게 떨어진 태국 방콕에서 건물 30층이 무너지는 그 영상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요.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기자]
설명하기가 얼핏 생각해서는 어렵죠. 왜냐하면 지진의 크기를 재는 단위가 규모도 있지만 진도가 있거든요. 만달레이 지역의 최대 진도를 재 보니까 9.9까지 올라갔어요. 굉장히 규모는 컸는데 1000km 떨어진 방콕 지진의 진도를 재보니까 3~4 정도거든요. 3~4 정도면 사실 저렇게 건물이 막 무너질 정도는 아니란 말입니다. 그런데 왜 저런 건물이 거의 종잇장처럼 무너져 내렸을까. 그 원인은 지진동의 종류 때문에 그렇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진동이라는 건 지진의 진동인데 이 종류가 두 가지가 있는데요. 단주기 지진동이 있고 장주기 지진동이 있는데 단주기 지진동은 쉽게 얘기하면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놨을 때은 진동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짧은 간격으로 울리는 진동인데 이 진동은 그렇게 멀리 가지는 않죠. 그렇기 때문에 목조건물이라든가 저층건물에는 영향을 주지만 1000km 떨어진 방콕을 흔들 정도는 아닌데 문제는 장주기 지진동이라는 겁니다. 이건 굉장히 인터벌이 긴 지진인데 이게 초고층 건물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공진현상이라는 걸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니까 큰 지진이 나면 인터벌이 긴 지진이 먼 곳까지 가서 공진현상, 예를 들면 여러분들 차를 타고 가다가 고가도로에 서 있으면 옆에 트럭이 지나면 갑자기 차가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잖아요. 그걸 공진현상 또는 공명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런 현상이 고층건물에 영향을 줘서 고층건물이 그 충격파 때문에 흔들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무너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마 거의 맞을 것 같고요, 과학적으로. 또 하나의 예측은 뭐냐 하면 방콕 자체가 굉장히 연약지반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는 훨씬 더 연약지반이 되면 지진의 진동이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고요. 왜냐하면 태국은 지진이 거의 나지 않는 곳이라서 내진설계가 별로 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2009년 이전에는 아예 내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종합해서 아마 이 건물이 무너지지 않았나 싶고요. 지금 방콕은 단지 그 빌딩만 무너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건물이 9500채가 손상됐습니다. 그만큼 방콕에서도 진동에 따라서 피해가 컸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방콕에까지 영향을 줬던 미얀마 지진 피해, 앞으로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렇게 피해가 커지고 복구를 더디게 하는 원인, 아까 설명해 주신 그 원인 말고도 또 있을까요?
[기자]
가장 심각한 것은 내전 문제가 가장 심각합니다. 내전을 2021년에 우리 잘 아는 아웅산수치, 당시 그때 국가 고문이 감금되면서 군부독재, 군부쿠타데가 일어났는데 바로 5월에 반군연합이라고 해서 시민군들이 구성됐어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 시민군들이 132개 종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종족이 엄청나게 많죠. 제일 많은 건 버마족인데 이런 종족들이 자기들끼리 싸움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반군은 지진이 나자마자 2주 휴전하겠다고 얘기했지만 정부군은 공격을 하고 있는 상태고 실제로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미얀마 내 지역은 25%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큰 자연재해가 났을 때는 강력한 중앙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이것 자체가 완전히 붕괴돼 있는 상태고요. 반군 내에서도 종족별로 또 이해관계가 다 다릅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통일되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어떤 구호가 들어갔을 때 이게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냐,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지금 집계된 인명피해도 엄청난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죠. 참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미얀마 강진과 관련해서 류재복 해설위원 실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류재복 (jaebog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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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류재복 YTN 해설위원실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퀘어 2PM]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재난이 터졌을 때 생사를 결정짓는 구조 시간을 골든타임이라고 합니다. 통상 72시간인데요. 지난 28일 발생한 미얀마 대지진의 골든타임 시한이 바로 오늘입니다.
현장에서는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사투가 벌어지고 있지만 모든 조건은 최악으로 내딛고 있습니다. 류재복 해설위원실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십시오. 먼저 지금 지진 현장에 전 세계 언론이 모이면서 처참한 상황이 알려지고 있는데 미얀마 현지의 구조 영상 보고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로미얀마 구조대원들이 생존자를 찾는 모습입니다. 구조대원이 손전등을 다른 사람에게 넘기자갑자기 환호성이 터져 나오고요. 생존자를 발견했습니다. 잠시 뒤 구조대원의 부축을 받으며한 여성이 잔해 밖으로 구조됩니다.
이렇게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기다란 망치로 건물 잔해를 부수기도 하고요. 다음 장면 보시면 맨손으로 산더미처럼 무너진 벽돌 잔해를하나씩 이렇게 치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 안타까운 비명이 울려 퍼지는데요. 잔해 아래에 숨져 있던 사람은 바로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의 식어가는 손을 붙잡고아들은 마지막 작별 인사를 남겼습니다.
지금 화면으로 보니까 그야말로 맨손 구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규모가 7.7이라고 하잖아요. 규모에 따른 에너지의 양을 조사한 게 있거든요. 에너지라는 게 분출돼서 건물이 부서지는 건데요. 보통 규모 5쯤 되면 큰 피해가 나오기 시작할 정도의 규모인데 1이 늘어날 때마다 30배 정도 에너지양이 늘어납니다. 그러니까 규모 5일 때 에너지보다 규모 6일 때 에너지가 30배 정도 나온다는 얘기고요. 7이면 30 곱하기 30이니까 900배가 됩니다. 1000배가량이 되는 것이고요. 이번에 7.7이면 8에 가깝지 않습니까? 8쯤 되면 3만 배가 되는 것이죠. 규모 5면 보통 서 있기가 곤란한 상태. 웬만한 건물에 금이 가는 상태인데 그보다 에너지가 3만 배가 나온다는 얘기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저 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고요.4 년 동안 내전을 치렀던 나라입니다. 지진이 났는데도 정부군이 반군 지역을 공습했던 그런 나라입니다. 그러니까 대개 전쟁을 오래 치른 나라의 세 가지 특징인 인프라가 전혀 되어 있지 않고요. 의료시설은 하나도 되어 있지 않고요. 장비나 이런 것도 전혀 없죠. 그러다 보니까 저렇게 맨손 구조, 아무도 어떤 장비도 구하지 못해서 맨손구조를 하고 있고요.
또 더 최악인 것은 지진이 났던 지난 28일이 불교 스님들이 경전시험을 보던 때입니다. 빨리경전이라는 시험을 보기 때문에 많은 스님들이 다 건물 안에 들어가 있었고요. 이슬람교는 또 금요 오후 예배가 벌어졌던 시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 많은 사람들이 건물 안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번 지진을 통해서 저렇게 보시는 것처럼 사원들이 엄청나게 많이 무너져 내렸는데 그 안에 많은 신도들이 있었기 때문에 피해가 커졌고요. 복구 문제는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죠.
[앵커]
여러 모로 정말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그런 악조건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엎친 데 덮친으로 지금 미얀마 현지가 폭염이라고 하더라고요. 현재 40도가 넘는 더위로 시신이 부패하는 그런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하는데 류재복 실장은 2008년에 중국 쓰촨성 대지진을 취재한 경험이 있잖아요. 그때 기억을 떠올리시면 비교하면 좀 어떨까요?
[기자]
매우 비슷합니다. 왜냐하면 그때 규모가 8.0 정도 됐으니까요. 이번과 비슷하거나 조금 컸고요. 대신 진원의 심도라고 해서 지진이 땅밑에 어디서 났느냐. 쓰촨 대지진은 심도가 14km 정도 됐고 이번에는 10km입니다. 그러니까 아주 얕은 곳에서 지진이 났기 때문에 그만큼 피해가 큰 것이죠. 쓰촨 대지진 때도 5월 12일에 났는데 그때 쓰촨성 정도의 위도면 상당히 더울 시기였기 때문에 비가 계속 오고 더워서 시신 부패가 아주 심각했고요. 그런 문제들 때문에 상당히 현장 취재하기가 어려웠고 지진이 왜 공포스럽냐면 제가 쓰촨 대지진 취재했을 당시에 초등학교 3층 건물이 무너졌는데요.
600명 학생이 한 명도 살아남지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지진이라는 게 시차를 두고 무너지지 않고요. 한 번에 폭삭 무너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니까 마을 하나가 아예 잿더미로 변한 그런 광경들을 제가 여러 곳에서 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 지진은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흔들린다고 생각하면 이미 늦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피해가 큰 것이고요. 특히 미얀마는 역시 굉장히 남쪽, 적도 부근에 있기 때문에 저렇게 맨몸으로 구조하는 상황에서 시신들이 부패하기 시작하면 질병도 엄청납니다. 그래서 국제기구 가운데 제일 먼저 구조를 해야 한다, 구호를 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한 곳이 세계보건기구입니다.그 만큼 미얀마의 질병 상황은 곧 이제 아주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지금 빠른 시간이 굉장히 중요한 타임인데 전 세계의 구조, 구호 손길이 시작됐는데도 미얀마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계보건기구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요. 그런데 지금 어떤 문제가 있냐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서 4년 동안 내전을 벌이고 있다는 부분, 이게 어떤 문제가 있냐면 이번에 군사정부가 아주 신속하게 전 세계 도움의 손길을 환영하겠다, 이렇게 발표했거든요. 이게 무슨 뜻이냐면 지금 내전을 벌이고 있는 반군, 그러니까 이른바 민병대 쪽에 선별적 지원을 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그러니까 군부가 외국으로부터 받은 물자를 반군 지역에 주지 않고 자기네들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런데 심지어 이 지진이 난 만달레이 지역은 반군이 점유하고 있는 그런 지역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피해가 가장 심각한 지역에 지원이 들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고요. 그다음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군부통치가 4년 이어지면서 인프라라든가 의사, 간호사도 없습니다. 그리고 난민이 300만 명입니다. 난민이 뭐냐 하면 일정한 주거지가 없는 거거든요. 이 사람들은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바로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죠. 이런 악조건들.
또 하나는 뭐냐 하면 지금 모든 물자가 양곤이라는 곳을 통해서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미얀마를 보면 미얀마의 제일 남쪽에 있는 양곤이라는 곳이 가장 큰 산업도시고 항구도 있고 공항도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물자들이 들어오는데, 양곤에서 만델레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 도로가 거의 파괴됐습니다. 그래서 올라가는 데 전체적으로 650km 정도밖에 안 되지만 하루 이틀이 더 걸린다는 얘기거든요. 못 갈 수도 있고요. 이러면서 또 하나 지원의 문제점, 이런 것들도 있기 때문에 복구나 구호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구호마저도 어려운 조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국제사회의 구호 움직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기자]
아까 말씀드렸지만 세계보건기구가 제일 먼저 3급 비상사태를 발령했고요. 그래서 120억 원 규모의 긴급 의료물자를 모으고 있는 중이고요. 국제적십자연맹이 1억 1000만달러 어치 정도 지금 모금을 해서 한 2년 정도 10만 명에게 지원을 하겠다, 이렇게 발표를 하고 있는데 미얀마의 군부정권은 중국과 러시아가 뒷배입니다. 그래서 지금 가장 빨리 지원을 발표한 곳이 중국과 러시아고요. 그외의 나머지 동남아 국가들도 지금 지원할 준비를 하고 있거나 이미 물자가 양곤 쪽으로 들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지금 미국의 도움도 관심인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 듣고 계속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네, 우리는 도울 예정입니다. 이미 사람들에게 알렸습니다. (미얀마에) 끔찍한 일이 생겼어요. 정말 나쁜 일이고, 우리는 도울 것입니다. 이미 그 나라와 이야기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 일단 미얀마를 돕겠다고 말은 했는데 진정성에는 의문이 남는 그런 상황이죠?
[기자]
기본적으로 돕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전 세계의 비군사적 원조를 하는 곳이 국제개발처라는 거거든요. 우리로 치면 코이카로 보면 됩니다. 개발 원조를 하는 곳인데요. 이게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오자마자 이거 없애버리겠다 얘기를 해서 예산을 왕창 깎아버렸죠. 그래서 이미 국제개발처가 미얀마의 원조 예산 5200만 달러를 깎아버렸습니다. 그래서 미얀마에 이른바 난민병원, 이런 게 운영이 전혀 안 돼요. 이미 예산을 깎은 거고요. 앞으로 지원을 하겠다고 해서 일단 200만 달러 정도가 들어간 것 같은데 그거 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일이고요. 트럼프는 이런 나라들을 돕고자 하는 의지가 그렇게 있어 보이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지원 없이 미얀마가 어느 정도 구호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지 이것도 상당히 의문이라고 볼 수 있죠. 이제 지진 자체에 관한 이야기를 좀 나눠보면 이번 지진의 원인이 뭐라고 지금 분석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미얀마가 원래 지진이 많은 곳입니다. 지질학적으로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인도판이라는 게 있고 유라시아판이라는 두 개가 있거든요. 이 두 개가, 지금 화면을 보시면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이 있는데 이 두 판이 항상 부딪히거나 또는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지진이 나는 거고요. 이번에는 아마 정통으로 인도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들어가서 1초에 2km 정도의 땅이 찢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1시간 안에 1200km 정도의 땅이 찢어지면서 땅이 부서지면서 엄청나게 에너지가 나오는 거죠. 그래서 커지는 거고요.
그래서 단층대 자체도 상당히 위험한데요. 사가잉 단층이라고, 이게 미얀마를 완전히 위에서 아래로 관통하는 단층인데요. 미얀마에서 일어나는 지진의 거의 모든 원인이 저 사가잉 단층이라는 것입니다. 저 사가잉 단층이 가장 큰 문제고요. 그다음에 중앙에 있는 저지대 단층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 두 개가 움직이면서 계속 지진을 일으키는데 그래서 미얀마는 지진이 굉장히 많이 나는 곳이고요. 1930년 바고 지진이라는 이 지진도 굉장히 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지진 발생 지점에서 1000km 넘게 떨어진 태국 방콕에서 건물 30층이 무너지는 그 영상 굉장히 충격적이었는데요. 이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나요?
[기자]
설명하기가 얼핏 생각해서는 어렵죠. 왜냐하면 지진의 크기를 재는 단위가 규모도 있지만 진도가 있거든요. 만달레이 지역의 최대 진도를 재 보니까 9.9까지 올라갔어요. 굉장히 규모는 컸는데 1000km 떨어진 방콕 지진의 진도를 재보니까 3~4 정도거든요. 3~4 정도면 사실 저렇게 건물이 막 무너질 정도는 아니란 말입니다. 그런데 왜 저런 건물이 거의 종잇장처럼 무너져 내렸을까. 그 원인은 지진동의 종류 때문에 그렇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지진동이라는 건 지진의 진동인데 이 종류가 두 가지가 있는데요. 단주기 지진동이 있고 장주기 지진동이 있는데 단주기 지진동은 쉽게 얘기하면 휴대전화를 진동으로 놨을 때은 진동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짧은 간격으로 울리는 진동인데 이 진동은 그렇게 멀리 가지는 않죠. 그렇기 때문에 목조건물이라든가 저층건물에는 영향을 주지만 1000km 떨어진 방콕을 흔들 정도는 아닌데 문제는 장주기 지진동이라는 겁니다. 이건 굉장히 인터벌이 긴 지진인데 이게 초고층 건물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공진현상이라는 걸 일으키게 됩니다. 그러니까 큰 지진이 나면 인터벌이 긴 지진이 먼 곳까지 가서 공진현상, 예를 들면 여러분들 차를 타고 가다가 고가도로에 서 있으면 옆에 트럭이 지나면 갑자기 차가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잖아요. 그걸 공진현상 또는 공명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런 현상이 고층건물에 영향을 줘서 고층건물이 그 충격파 때문에 흔들리는 거거든요.
그래서 무너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마 거의 맞을 것 같고요, 과학적으로. 또 하나의 예측은 뭐냐 하면 방콕 자체가 굉장히 연약지반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지역보다는 훨씬 더 연약지반이 되면 지진의 진동이 훨씬 크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고요. 왜냐하면 태국은 지진이 거의 나지 않는 곳이라서 내진설계가 별로 되어 있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2009년 이전에는 아예 내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나라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종합해서 아마 이 건물이 무너지지 않았나 싶고요. 지금 방콕은 단지 그 빌딩만 무너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건물이 9500채가 손상됐습니다. 그만큼 방콕에서도 진동에 따라서 피해가 컸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방콕에까지 영향을 줬던 미얀마 지진 피해, 앞으로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이렇게 피해가 커지고 복구를 더디게 하는 원인, 아까 설명해 주신 그 원인 말고도 또 있을까요?
[기자]
가장 심각한 것은 내전 문제가 가장 심각합니다. 내전을 2021년에 우리 잘 아는 아웅산수치, 당시 그때 국가 고문이 감금되면서 군부독재, 군부쿠타데가 일어났는데 바로 5월에 반군연합이라고 해서 시민군들이 구성됐어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 하면 이 시민군들이 132개 종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종족이 엄청나게 많죠. 제일 많은 건 버마족인데 이런 종족들이 자기들끼리 싸움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 반군은 지진이 나자마자 2주 휴전하겠다고 얘기했지만 정부군은 공격을 하고 있는 상태고 실제로 정부군이 장악하고 있는 미얀마 내 지역은 25%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큰 자연재해가 났을 때는 강력한 중앙의 리더십이 필요한데 이것 자체가 완전히 붕괴돼 있는 상태고요. 반군 내에서도 종족별로 또 이해관계가 다 다릅니다. 그러니까 이런 것들이 통일되지 않은 나라이기 때문에 어떤 구호가 들어갔을 때 이게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냐,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지금 집계된 인명피해도 엄청난데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죠. 참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미얀마 강진과 관련해서 류재복 해설위원 실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류재복 (jaebog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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