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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유엔 직원, 구호요원, 의료진을 죽이고 함부로 매장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가자지구에서 유엔 직원 한 명을 포함해 의료진과 구급대원 등 15명을 한 명씩 차례로 살해해 집단 매장했습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등은 사건이 지난달 23일 새벽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 텔 알술탄 지역에서 자행됐다고 전했습니다.
공습 사상자들을 도우러 간 구급차 한 대가 본부와 연락이 끊기자 적신월사 측은 구급차와 민방위대 트럭 등 차량 다섯 대를 추가로 현장에 보냈습니다.
이들은 먼저 현장에 간 의료진 두 명이 총격에 숨진 것으로 보고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이들 차량을 향해서도 총격이 쏟아졌고, 차량에 탄 대부분이 이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숨진 15명 가운데 8명은 적신월사 직원이었으며 6명은 민방위대원, 1명은 유엔 직원이었다고 적신월사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 등은 밝혔습니다.
적신월사의 보건 프로그램 국장 다샤르 무라드는 공격 당시 차량에 탄 의료진 한 명과 실시간으로 전화를 주고받고 있었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처음 공격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묶어서 끌고 간 뒤 다시 살해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라드 국장은 숨진 의료진이 처음에는 전화로 부상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했고, 몇 분 뒤 전화 너머로 이스라엘 군인들이 다가와 히브리어로 "이들을 데려가서 결박하라"고 지시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의료진 여러 명이 여전히 살아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적신월사 측은 전날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 중 하나에서 손이 묶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최소 한 명은 이스라엘군이 결박한 뒤에 살해한 증거라고 밝혔습니다.
전쟁에서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민간인이나 의료진을 해치는 행위는 무력충돌과 관련한 국제인도법 등을 위반하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2023년 10월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에서 숨진 이들은 5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 중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 등 혐의로 수배했습니다.
민족주의 극우세력이 대거 포진한 네타냐후 정권 내에서는 자신들에게 친화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팔레스타인에 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작전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더 느슨해지면서 반인도적 행위의 수위가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이번 의료진, 구호단체 학살사건을 두고 이스라엘은 사건 발생을 인정하되 무력 사용의 정당성을 항변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사건에 대한 '초기 평가'에 따르면 "헤드라이트나 어떤 비상 신호도 켜지 않은 채로 수상하게 이스라엘군 쪽으로 다가오는" 차량 여러 대를 향해 군이 발포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현장에 온 차량의 움직임은 이스라엘군과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것이었으며 해당 지역이 "적극적인 전투 지역"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측은 텔 알술탄은 그동안 안전하다고 여겨져 온 지역이며 해당 차량의 움직임은 "어떤 조율도 필요로 하지 않는" 정상적인 것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적신월사 측은 이스라엘군이 숨진 이들의 시신을 인근 모래더미에 한꺼번에 집단매장했으며, 일주일 넘게 시신을 수습해 가는 것도 막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무라드 국장은 수습한 시신들에 대한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매우 분명한 것은 이들이 상체에 총을 맞았으며, 이후 구멍 하나에 한꺼번에 쌓아진 뒤 그 위에 모래가 덮이는 식으로 매장됐다"고 말했습니다.
옌스 뢰르케 OCHA 대변인은 가디언에 현재 "파악된 정보에 따르면 3월 23일 처음 도착한 의료팀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됐고, 다른 응급구조 대원들은 연락이 끊긴 동료들을 수색하기 위해 갔다가 몇 시간에 걸쳐 한 명씩 공격당했다"면서 "그들은 분명히 구급차와 소방차, 유엔 차량이라는 표식이 있는 차량과 함께였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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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가자지구에서 유엔 직원 한 명을 포함해 의료진과 구급대원 등 15명을 한 명씩 차례로 살해해 집단 매장했습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과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등은 사건이 지난달 23일 새벽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 텔 알술탄 지역에서 자행됐다고 전했습니다.
공습 사상자들을 도우러 간 구급차 한 대가 본부와 연락이 끊기자 적신월사 측은 구급차와 민방위대 트럭 등 차량 다섯 대를 추가로 현장에 보냈습니다.
이들은 먼저 현장에 간 의료진 두 명이 총격에 숨진 것으로 보고 이들의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한 이들 차량을 향해서도 총격이 쏟아졌고, 차량에 탄 대부분이 이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숨진 15명 가운데 8명은 적신월사 직원이었으며 6명은 민방위대원, 1명은 유엔 직원이었다고 적신월사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 등은 밝혔습니다.
적신월사의 보건 프로그램 국장 다샤르 무라드는 공격 당시 차량에 탄 의료진 한 명과 실시간으로 전화를 주고받고 있었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처음 공격에서 살아남은 이들을 묶어서 끌고 간 뒤 다시 살해한 정황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무라드 국장은 숨진 의료진이 처음에는 전화로 부상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요청했고, 몇 분 뒤 전화 너머로 이스라엘 군인들이 다가와 히브리어로 "이들을 데려가서 결박하라"고 지시하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의료진 여러 명이 여전히 살아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적신월사 측은 전날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 중 하나에서 손이 묶여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이는 최소 한 명은 이스라엘군이 결박한 뒤에 살해한 증거라고 밝혔습니다.
전쟁에서 전투에 참여하지 않는 민간인이나 의료진을 해치는 행위는 무력충돌과 관련한 국제인도법 등을 위반하는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이 2023년 10월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에서 숨진 이들은 5만 명을 넘어섰는데 이 중 여성, 어린이 등 민간인 비중이 상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전쟁범죄, 인도에 반한 죄 등 혐의로 수배했습니다.
민족주의 극우세력이 대거 포진한 네타냐후 정권 내에서는 자신들에게 친화적인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팔레스타인에 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작전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더 느슨해지면서 반인도적 행위의 수위가 높아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이번 의료진, 구호단체 학살사건을 두고 이스라엘은 사건 발생을 인정하되 무력 사용의 정당성을 항변하는 듯한 입장을 내놨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사건에 대한 '초기 평가'에 따르면 "헤드라이트나 어떤 비상 신호도 켜지 않은 채로 수상하게 이스라엘군 쪽으로 다가오는" 차량 여러 대를 향해 군이 발포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현장에 온 차량의 움직임은 이스라엘군과 사전에 조율되지 않은 것이었으며 해당 지역이 "적극적인 전투 지역"이었다고 밝혔습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 측은 텔 알술탄은 그동안 안전하다고 여겨져 온 지역이며 해당 차량의 움직임은 "어떤 조율도 필요로 하지 않는" 정상적인 것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적신월사 측은 이스라엘군이 숨진 이들의 시신을 인근 모래더미에 한꺼번에 집단매장했으며, 일주일 넘게 시신을 수습해 가는 것도 막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무라드 국장은 수습한 시신들에 대한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매우 분명한 것은 이들이 상체에 총을 맞았으며, 이후 구멍 하나에 한꺼번에 쌓아진 뒤 그 위에 모래가 덮이는 식으로 매장됐다"고 말했습니다.
옌스 뢰르케 OCHA 대변인은 가디언에 현재 "파악된 정보에 따르면 3월 23일 처음 도착한 의료팀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사살됐고, 다른 응급구조 대원들은 연락이 끊긴 동료들을 수색하기 위해 갔다가 몇 시간에 걸쳐 한 명씩 공격당했다"면서 "그들은 분명히 구급차와 소방차, 유엔 차량이라는 표식이 있는 차량과 함께였다"고 밝혔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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