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생리대 좀" 요구에…'살해 협박' 8천 건 받은 日의원

요시다 아야카 일본공산당 의원 / 일본공산당 사이트

일본 미에현의회의 한 의원이 시청 화장실에 여성용 위생용품이 구비돼 있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가 협박까지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의원은 해당 발언으로 8,000건이 넘는 살해 협박 메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산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미에현의회 요시다 아야카(27세) 일본공산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X(엑스, 옛 트위터)에 "오늘 갑자기 생리를 시작해서 곤란했다"며 미에현 쓰시 시청 화장실에 생리대가 비치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요시다 아야카 의원이 자신의 SNS에 올린 글 / 요시다 아야카 X(엑스)

의원은 "집에 돌아갈 때까지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27살인데도 이런 일이 일어난다. 화장지처럼 생리대도 어디에나 비치해 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이 게시글을 두고 SNS 등 온라인에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생리대는 항상 가지고 다녀야 한다",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다", "세금으로 비치할 필요는 없다", "뻔뻔하다" 등의 비판이 있었던 반면, "여성의 생리에 대해 사회가 좀 더 배려해야 한다",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런 와중에 미에현 의회 사무국에는 요시다 의원을 살해하겠다는 메일이 대량으로 발송되면서 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의회 사무국에 따르면, 협박 메일은 지난달 28일 밤부터 31일 오후까지 1분 간격으로 발송됐으며, 발신처는 동일한 주소로 추정됐다. 의회 사무국이 받은 메일은 총 8,000건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요시다 의원은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받은 협박 메일을 공개하며 피해를 호소했다. 그가 공개한 메일의 제목에는 '나이를 먹고도 비상용 생리대를 들고 다니지 않는 요시다 아야카 의원을 살해하겠다!'고 적혀 있었으며, 본문에는 "바보에게 세금이 1엔이라도 사용되기 전에 죽여버리면 해결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요시다 도의원은 "공포를 느꼈다. 도의원으로서 활동하는 데 있어 위축되는 느낌"이라며 "내 주장이 살해 예고를 받을 정도였다는 것이 매우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에현 경찰 쓰시 경찰서에 피해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서는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