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TV·운동복·간장 사재기 열풍..."트럼프 관세 붙기 전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 시각으로 2일 수입품에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뒤 미국인들이 사재기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WSJ는 미국인들이 TV와 간장, 운동복 등 온갖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담기 바쁘다며 구체적인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22세 대학생 세다 로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발표하는 라디오 생중계를 들으면서 얼른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의 244달러(35만1천 원)짜리 운동복과 영국 브랜드 '하우스오브서니'의 150달러(21만6천 원)짜리 스웨터를 구매했습니다.

또 그의 남자친구 숀 매켄지는 집 밖으로 달려나가 기네스 맥주 캔 8개들이 3팩을 사서 냉장고 가득 채워 넣었습니다.

억만장자 사업가이며 TV 출연자인 마크 쿠번은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에 글을 올려 팔로워들에게 사재기하라고 권유했습니다.

쿠번은 "치약부터 비누까지, 보관할 공간만 있다면 뭐든지 사놓으라"며 상점들이 가진 재고가 떨어져서 새로 수입품을 주문해 재고를 채워 넣으면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WSJ은 슈퍼마켓과 전자제품 상점에서 일부 소비자들이 쿠번의 조언처럼 카트에 물건을 가득 실어가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학교 교직원인 노엘 페게로(50)는 관세 소식을 듣고 2일 밤부터 3일 오전까지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정원 가꾸기용 도구와 다른 가정용 물품들을 구매하는데 3천 달러(430만 원)를 썼다고 WSJ에 말했습니다.

WSJ은 코로나19 시기의 물가 인상은 소비자들이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지만 관세 부과는 그렇지 않다며, 농수산물과 의류, 전자제품, 자동차 등 많은 상품의 소비자 가격이 오를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미시간대의 3월 미국 소비자 태도 조사에서도 물가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 전문가는 트럼프의 기자회견을 계기로 관세 소식에 신경을 그리 쓰지 않고 있던 사람들 가운데 많은 이가 현실을 깨달았다고 설명했습니다.


YTN 유투권 (r2kwon@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