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메카' 미시간에 벌써 관세 타격 현실화

미국 자동차 '메카' 미시간에 벌써 관세 타격 현실화

2025.04.08. 오전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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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글로벌 관세 전쟁이 미국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에 벌써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WSJ은 '트럼프 무역 전쟁의 첫 희생자:미시간 경제'라는 기사에서 미시간은 무역 전쟁의 전장이며, 지역 기업과 근로자들은 이미 맹공이 시작됐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러스트 벨트'(오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 지대)에 속한 미시간에는 제너럴 모터스(GM)와 포드 자동차, 스텔란티스의 생산 기지가 있어 경제의 20%가 자동차 산업에 의존합니다.

지난 2월부터 시작된 중국산 추가 관세 조치와 3월에 발효된 철강·알루미늄 수입산 25% 관세, 이달 3일부터 시작된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는 제조업체들에 시련으로 다가왔습니다.

최대 도시인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업계는 전투 태세로 전환해 생산라인 이전 등 비용 절감에 골몰하면서 고객에게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업체의 임원은 관세가 수입 부품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면 '체르노빌 사태'과 같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암울한 예측을 내놨습니다.

관세 여파로 자동차 판매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미시간 지역 컨설팅 회사인 앤더슨 이코노믹 그룹은 트럼프 관세로 인해 신차 가격이 2,500달러(367만 원)에서 12,000달러(1,760만 원) 더 비싸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자동차 판매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며 "관세발 일자리 손실 진원지는 미시간 디트로이트와 스텔란티스의 공장이 있는 캐나다 윈저 사이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스텔란티스는 트럼프 관세에 대응해 미국 내 5개 공장에서 900명의 근로자를 일시 해고한다는 조치를 이미 내놓자 완성차 업체의 근로자들은 해고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가브리엘 에를리히 미시간대 교수는 철강·알루미늄 관세로 내년 말까지 미시간에서 600개의 자동차 제조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또 자동차 근로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에서도 일자리 1,700개가 추가로 없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어 제조업 일자리가 없어지면 자동차 산업이 파생시키는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사무직 일자리도 위태로워지고, 농업, 외식, 의류, 주택 시장 등도 광범위한 여파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하지만 자유무역 시대에 제조업 일자리를 대거 잃었던 미시간 주민들과 디트로이트를 기반으로 하는 미국 자동차 노동조합(UAW)은 트럼프 관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트럼프가 약속한 대로 관세가 미국 제조업을 확대하고 일자리의 해외 이전을 완화한다면 장기적으로는 감내할 가치가 있는 고통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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