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도 관세로 침체 우려...시장 성장률 하향 조정

IT도 관세로 침체 우려...시장 성장률 하향 조정

2025.04.10. 오전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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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면서 수요 침체기를 지나 겨우 회복하던 정보기술, IT 기기의 시장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 포스'는 상호 관세 조치에 따라 올해 AI 서버, 스마트폰, 노트북 등 IT 기기의 시장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특히 AI 서버의 성장률은 기존 28.3%에서 최대 10%포인트 이상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스마트폰은 전년 수준에 그치거나 최악의 경우 전년 대비 5% 역성장하고, 노트북 시장 또한 성장이 정체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트렌드 포스는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위험이 커지고, 제조 지역 중심으로 관세를 부과해 시장 위축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휴대전화와 PC 등 제조업계는 당장 한국에 적용된 상호 관세 25%의 직격탄을 우려해야 하는 입장이 됐습니다.

대표 IT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이번 상호 관세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품목별 관세가 예고된 상황이어서 대응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애플과 삼성전자 가운데 전례 없는 상호관세 부과 초기 국면에서 애플이 처한 상황이 더 다급해 보입니다.

애플 스마트폰 생산량의 90% 가까이가 무려 104%의 관세가 부과되는 중국에 몰려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폭넓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애플의 일부 제품에 대해 면제·유예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거액 투자를 약속한 애플에 관세 예외 조치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어 삼성전자가 낙관할 상황은 아닙니다.

애플에 대한 무관세 방침이 만일 현실화하면 지난해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분기별 점유율 최대 31%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엄청난 경쟁력 손실을 보게 됩니다.

이 경우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이라는 화두에서 애플보다 선두 위치에 섰던 삼성전자가 주춤하고 애플이 AI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에 6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에는 갤럭시 S25 모델의 판매 호조가 역할을 하며 스마트폰이 주역이 된 상황이어서 전사적인 위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제조업계 관계자는 "관세 부과 상황을 주시하며 대응책을 마련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스마트폰 생산지 다변화 등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트북과 데스크톱 등 PC 시장도 관세 폭탄의 사정권에 들게 됐습니다.

글로벌 PC 제조업체 관계자는 "AI PC가 대세가 되면서 가뜩이나 원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가격 압박을 받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관세가 붙으면 소비자 가격이 대폭 올라가기 때문에 완제품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매출 감소에 대비해 오히려 낮출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며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반도체 제품의 월별 수출액은 116억 9천만 달러로 올해 들어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비율의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AI 시장 성장과 휴대전화, PC 등 IT 기기 수요 회복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확대로 반도체 수출액은 2022년 6월 이후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미국에 대한 IT 제품 수출액은 23억 3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하는 등 역시 5개월 연속 증가세였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증했던 IT 기기 수요가 팬데믹 회복기에 침체했다가 AI 붐을 타고 반등한 영향입니다.

이런 호조 흐름에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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