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북한군 단체로 괴혈병..."개고기 먹는 아군" 인종차별도

파병 북한군 단체로 괴혈병..."개고기 먹는 아군" 인종차별도

2025.04.10. 오전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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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격전지인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된 북한군이 비타민C 결핍으로 인한 괴혈병에 시달리고 있었으며, 러시아군으로부터 인종차별적 대우를 받은 정황이 드러났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군과 싸웠던 우크라이나 특수부대원 등 장병들과의 인터뷰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러시아군의 요청에 따라 대규모로 투입된 북한군은 제대로 된 장비나 병참 지원 없이 최전선에 배치됐다. 그러나 올해 2월 무렵부터 수적인 우세와 뛰어난 신체 지구력, 강한 의지 등과 함께 전술 이해도가 높아지고 러시아의 장비 지원이 결합하면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 제8연대의 한 병사는 작년 12월 중순 북한군과의 전투에 대해 "마치 2차 세계대전의 한 장면 같았다. 그들은 그저 달리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돌진하며 한국어로 소리쳤다. 함성이 엄청났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때 북한군이 무전기도 쓰지 않고 모든 명령을 육성으로 전달했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는 북한군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됐다. 또 북한군을 포로로 잡았을 땐 새 전투복 차림에 진흙이 묻지 않은 전투화를 신은 점으로 미뤄 도착과 동시에 전투에 투입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의 머리카락 등을 채취해 검사하고, 압수한 서류를 모아 한국에 보내 번역도 부탁했다.

검사 결과 북한군 다수는 비타민C가 부족할 때 걸리는 괴혈병 증상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류탄 주머니에 값싼 소시지를 넣은 병사들도 있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전투 중 생포한 북한군 포로 두 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지 못하도록 회유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 중 한 명은 "왜 전쟁에 나가는지도 몰랐다"며 "남한군이 우크라이나군 쪽에 포함된 줄 알았다"고 전했다.

북한군이 러시아군으로부터 멸시를 받고 있다는 제보도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이 도청한 러시아군의 교신 내용에는 러시아군 병사들이 북한 병사를 무시하거나, "아침으로 개고기 먹는 걸 좋아하는 아군" 등 인종차별적인 표현을 사용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쿠르스크 전선에서 러시아가 추진하는 동맹 구조가 얼마나 불안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WSJ는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 정보기관 당국자는 북한군 지휘관들이 러시아인들과 함께 앉아서 한국어로 지시를 내리고 현장에서 북한군은 기본적인 러시아어 단어들을 충분히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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