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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칠레에서 가브리엘 보리치 정부가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1908∼1973) 생가를 매입해 박물관으로 만들려는 계획을 시행하려다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정부 당국과 부동산 거래를 하려 한 아옌데 전 대통령의 딸과 손녀가 각각 현직 의원과 장관이었기 때문인데, 야당의 거센 비판 속에 당사자들은 직을 잃거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칠레 헌법재판소는 국가와 현직 의원 간 거래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올해로 80살인 이사벨 아옌데 상원 의원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렸습니다.
80쪽 분량의 결정문을 보면 10명의 칠레 헌법재판관 중 8명이 파면 찬성 의견을 냈습니다.
한국에서는 의원 제명 권한이 국회에 있지만, 칠레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의회 의원에 대한 탄핵 심판을 할 수 있습니다.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의 딸인 이사벨 아옌데 전 의원은 정부와 지난해 12월 산티아고 수도권 프로비덴시아 지역에 있는 2층짜리 아옌데 전 대통령 생가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헌법 60조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칠레 헌법재판소 결정문 요지입니다.
칠레 헌법 60조에는 '임기 중 국가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를 보증하는 하원 의원 또는 상원 의원은 직위에서 파면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보리치 정부는 아옌데 전 대통령 생가를 매입해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는 계획을 세우고 이번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계약 사실이 알려진 뒤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 예산을 개인적 재산 증식에 사용한다"는 취지의 위헌·불법·이해충돌 주장이 이어졌습니다.
또 정부 당국 역시 문제를 인식하고 부동산 매입 절차를 중단했다고 현지 일간 라테르세라는 보도했습니다.
해당 부동산 소유자이자 매매 계약 당사자 중에는 이사벨 아옌데 전 의원뿐만 아니라 마야 페르난데스 아옌데 국방부 장관도 포함됐습니다.
페르난데스 아옌데 국방부 장관은 아옌데 전 대통령 손녀이며 이번 사태의 여파로 지난달 사임했습니다.
계약을 추진했던 마르셀라 산도발 국가자산부 장관도 지난 1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1970년 칠레 대선에서 승리한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은 혁명이 아닌 자유선거를 통해 첫 사회주의 정권을 탄생시키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973년 9월 11일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15∼2006)를 중심으로 한 군부 쿠데타로 인해 실권했고, 쿠데타 당일 대통령궁 '라 모네다'(La Moneda)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쿠데타군의 아옌데 살해 음모도 있었지만, 2011년 칠레 당국은 범죄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고, 딸인 이사벨은 이 시기의 실화를 토대로 소설 '영혼의 집'을 발간했고 이는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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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당국과 부동산 거래를 하려 한 아옌데 전 대통령의 딸과 손녀가 각각 현직 의원과 장관이었기 때문인데, 야당의 거센 비판 속에 당사자들은 직을 잃거나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칠레 헌법재판소는 국가와 현직 의원 간 거래 금지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올해로 80살인 이사벨 아옌데 상원 의원에 대해 파면 결정을 내렸습니다.
80쪽 분량의 결정문을 보면 10명의 칠레 헌법재판관 중 8명이 파면 찬성 의견을 냈습니다.
한국에서는 의원 제명 권한이 국회에 있지만, 칠레에서는 헌법재판소가 의회 의원에 대한 탄핵 심판을 할 수 있습니다.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의 딸인 이사벨 아옌데 전 의원은 정부와 지난해 12월 산티아고 수도권 프로비덴시아 지역에 있는 2층짜리 아옌데 전 대통령 생가 부동산 매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는 헌법 60조 위반에 해당한다는 게 칠레 헌법재판소 결정문 요지입니다.
칠레 헌법 60조에는 '임기 중 국가와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를 보증하는 하원 의원 또는 상원 의원은 직위에서 파면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보리치 정부는 아옌데 전 대통령 생가를 매입해 박물관으로 리모델링하는 계획을 세우고 이번 계약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계약 사실이 알려진 뒤 야당을 중심으로 "정부 예산을 개인적 재산 증식에 사용한다"는 취지의 위헌·불법·이해충돌 주장이 이어졌습니다.
또 정부 당국 역시 문제를 인식하고 부동산 매입 절차를 중단했다고 현지 일간 라테르세라는 보도했습니다.
해당 부동산 소유자이자 매매 계약 당사자 중에는 이사벨 아옌데 전 의원뿐만 아니라 마야 페르난데스 아옌데 국방부 장관도 포함됐습니다.
페르난데스 아옌데 국방부 장관은 아옌데 전 대통령 손녀이며 이번 사태의 여파로 지난달 사임했습니다.
계약을 추진했던 마르셀라 산도발 국가자산부 장관도 지난 1월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1970년 칠레 대선에서 승리한 살바도르 아옌데 전 대통령은 혁명이 아닌 자유선거를 통해 첫 사회주의 정권을 탄생시키면서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1973년 9월 11일 아우구스토 피노체트(1915∼2006)를 중심으로 한 군부 쿠데타로 인해 실권했고, 쿠데타 당일 대통령궁 '라 모네다'(La Moneda)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쿠데타군의 아옌데 살해 음모도 있었지만, 2011년 칠레 당국은 범죄 혐의가 없다고 결론지었고, 딸인 이사벨은 이 시기의 실화를 토대로 소설 '영혼의 집'을 발간했고 이는 영화로도 제작됐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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