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인도주의적 체류' 중남미 출신 50만 명 추방추진에 제동

미 법원, '인도주의적 체류' 중남미 출신 50만 명 추방추진에 제동

2025.04.11. 오후 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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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 출신 이주민 50여만 명의 인도주의적 체류허가를 취소하고 추방하려던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방침에 법원이 제동을 걸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인디라 탈와니 판사는 현지 시간 10일 사건의 심리가 진행되는 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조치를 중단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치적 불안과 경제난 등을 피해 모국을 등지고 조 바이든 행정부 당시 마련된 제도에 따라 인도주의적 체류허가를 받았던 쿠바, 아이티, 니카라과, 베네수엘라 등 4개국 출신 이주민들이 당분간 추방을 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이들의 체류허가를 4월 24일자로 취소하고 잠재적 추방 대상으로 삼을 예정이었습니다.

탈와니 판사는 정부의 체류허가 취소 조치가 합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이주자들에게 "나라를 떠나거나" 혹은 "체류허가 취소 후 체류"를 택함으로써 모든 것을 잃을 위험을 감수하라는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잘못된 법 해석에 입각한 조치"라고 판시했습니다.

이번 소송을 낸 원고 단체 중 하나인 '아이티 브리지 얼라이언스'의 창립자 겸 대표 게를린 조제프는 이번 사건이 합법으로 체류하면서 세금을 내고 일하고 있는 이들도 공격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사람들이 불법으로 여기 와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을 없애려는 것이라는 주장을 듣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점을 오늘 확실히 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이날 연방대법원은 미국 정부의 행정적 오류 탓에 엘살바도르 감옥으로 추방된 메릴랜드주 주민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를 미국으로 도로 데려와야 한다고 결정한 하급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지난 4일 폴라 시니스 메릴랜드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가르시아가 엘살바도르 감옥에서 석방돼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도록 함으로써 그가 엘살바도르로 부당하게 보내지지 않았을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건이 처리되도록 해야 한다며 이런 일을 "촉진하고 실현되도록 하라"고 정부에 명령했습니다.

시니스 판사는 가르시아가 "전적으로 불법으로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의 체포, 구금, 추방에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에 연방대법원은 시니스 판사의 4일자 명령 중 "촉진하라"는 부분은 "온당하다"고 판단했으나, "실현되도록 하라"는 부분은 불명확한 면이 있다며 외교를 담당하는 행정부의 권한을 감안해 이 부분의 뜻을 명확히 하라고 시니스 판사에게 주문했습니다.

엘살바도르 출신인 가르시아는 2019년 망명 신청서를 제출한 이래 합법 체류 자격을 받아 메릴랜드주에 살고 있었지만,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지난달 12일 그를 구금했고 사흘 뒤 범죄단체 조직원들과 같은 비행기에 실어 추방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법원 제출 문서를 통해 가르시아가 '행정적 오류'로 인한 실수로 추방됐다는 사실을 인정했지만, 다시 데려올 수는 없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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