왓츠앱 운명 걸린 메타 반독점 소송..."인스타 인수 불법 독점" vs "틱톡 등과 경쟁"

왓츠앱 운명 걸린 메타 반독점 소송..."인스타 인수 불법 독점" vs "틱톡 등과 경쟁"

2025.04.15. 오전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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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의 운명을 가를 반독점 소송이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소셜미디어 왕국인 메타의 2012년 인스타그램과 2014년 왓츠앱 인수가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불법적인 독점 행위라며 제기한 소송의 첫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FTC 측은 메타의 인스타그램과 왓츠앱 인수가 '인수하거나 매장하기'(buy-or-bury) 전략이었으며 인수를 통해 메타의 권력은 집중됐고 소비자의 선택지와 경쟁은 사라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인수하거나 매장하기' 전략이란 경쟁이 심화하기 전에 인수를 통해 경쟁을 없애거나, 인수가 안 될 경우 경쟁 업체를 고사시키기 위해 공격적인 수단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FTC는 모두 진술에서 "100년 넘게 미국의 공공 정책은 기업들이 성공하고 싶다면 경쟁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지만, 메타가 그 약속을 깼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메타는 경쟁이 너무 어렵다고 판단하고, 경쟁 대신 경쟁자를 인수하는 편이 더 낫다고 결정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구글이 왓츠앱 인수를 검토하자 이를 방어하기 위해 메타가 왓츠앱을 인수했고, 2013년에는 스냅을 60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FTC 측은 2012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가 인스타그램 인수를 "경쟁자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방법"이라고 언급한 이메일 등의 증거를 향후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FTC의 이런 주장에 메타 측은 독점 기업이 아니라며 반박했습니다.

메타는 현재 틱톡, 스냅챗 등 소셜미디어들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FTC가 10년 이상 전에 인수를 승인해 놓고 지금 와서 이를 되돌리는 것은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메타 측은 "FTC의 이번 소송은 사실과도 법과도 맞지 않으며 앞으로 FTC의 모든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FTC는 SNS의 과거 소셜 기능에 집중하고 있지만, 사용자의 앱 이용 방식이 크게 변해 현재 메타 사용자 중 20% 만이 그 기능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사용자들은 이제 친구·가족과 소통보다 동영상 시청 등에 더 집중하고 있으며, 이는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쇼츠, 틱톡 등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습니다.

향후 재판은 약 두 달간 진행되며, 저커버그 CEO와 전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셰릴 샌드버그 등 메타 전·현직 경영진의 법정 증언도 예정돼 있습니다.

법정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FTC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도 나와 양측의 진술을 들었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메타가 SNS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는 판결이 나오면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은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반면, 메타의 핵심 앱인 페이스북은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이번 재판은 저커버그가 지난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트럼프 측근의 이사 임명, 취임식 기부, 소송 합의 등 친 트럼프 행보를 보여오고 있는 가운데 열렸습니다.

다만, 이번 재판은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시도를 기각하며 최근 주목을 받은 워싱턴 D.C. 연방법원의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가 맡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 국적자 약 300명을 범죄 조직원으로 규정해 추방하면서 18세기에 제정된 '적성국 국민법'(AEA)을 적용했습니다.

이에 보스버그는 "전례 없는 일이자, 법률의 확장 사용"이라고 지적하고, 추방 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명령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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