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트럼프 정책 반발' 하버드대 3조2천억 원 지원금 삭감

미국 정부, '트럼프 정책 반발' 하버드대 3조2천억 원 지원금 삭감

2025.04.15. 오전 10:3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미국 연방 정부는 하버드대학교가 트럼프 행정부의 '반유대주의 근절' 정책을 따르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보조금 22억 달러와 계약금 6천만 달러 등 3조2천억 원의 지원금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현지 시간 지난 11일 하버드에 보낸 서한에서, 다양성·평등·포용(DEI) 프로그램을 즉시 폐지하고 반유대주의 근절에 앞장설 것, 학생들의 마스크 착용과 폭력 시위 등을 금지할 것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앨런 가버 하버드대학교 총장은 현지 시간 14일 이 같은 트럼프 정부의 요구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며, 인종, 피부색, 출신 국가를 이유로 학생에게 차별을 금지하는 법에도 저촉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우리 대학은 독립성이나 헌법상 보장된 권리를 놓고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어떤 정부도 사립대학이 무엇을 가르칠 수 있는지, 누구를 입학시키고 고용할 수 있는지, 어떤 연구와 탐구 분야를 추구할 수 있는지 지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하버드에 대한 이러한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정책에 대학들을 순응시키기 위해 세금으로 지원되는 지원금을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는 움직임의 일환입니다.

하버드는 펜실베이니아 대학, 브라운 대학, 프린스턴 대학과 함께 행정부의 압박 캠페인의 표적이 된 여러 아이비리그 학교 중 하나로, 이들 대학의 연방 지원금도 동결됐습니다.

이 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에 대해, 하버드 졸업생 일부는 대학 측에 법적 대응과 함께 "학문적 자유와 대학의 자율성을 위협하는 불법적 요구에 불응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또 지난달 말 하버드대학교 교수 600여 명은 현재 대학가를 상대로 반이스라엘 세력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교수들은 정부 뜻에 따르지 않으면 대학에 대한 연방 정부 지원금을 삭감하고, 반이스라엘 성향을 보이는 학생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가는 현 정부 정책은 그동안 미국을 지탱해 온 민주주의 원칙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학을 지원금 삭감으로 통제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요구는 지난 주말 하버드 커뮤니티와 케임브리지 주민들의 시위를 촉발했고, 미국대학교수협회(AAUP)는 11일 지원금 삭감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YTN 김잔디 (jandi@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