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저커버그, '인수 또는 매장' 시인?..."인스타, 카메라 앱 더 좋아"

메타 저커버그, '인수 또는 매장' 시인?..."인스타, 카메라 앱 더 좋아"

2025.04.16. 오전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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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미디어(SNS) 왕국인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 경영자(CEO)는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이유는 카메라 앱 기능이 당시 페이스북보다 더 나았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저커버그 CEO가 미국 워싱턴DC 연방 법원에서 열린 메타 반독점 소송 둘째 날 증인으로 출석해 소송을 제기한 미국 연방 거래 위원회(FTC) 측의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했다고 전했습니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증언대에 선 저커버그는 "당시 빠르게 성장하던 인스타그램이 메타(당시 페이스북)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느냐"는 FTC 측 변호인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에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이 당시 페이스북보다 "더 나은 카메라 기능"을 갖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카메라 기능'은 모바일 앱 내에서 사진과 동영상 촬영·편집·필터 적용·공유 등을 포함하는 기능을 의미합니다.

저커버그는 "자체 카메라 앱을 개발하면서 '직접 만들 것인가, 인수할 것인가'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었다"며 "인스타그램의 카메라 앱이 더 좋다고 판단해 인수가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자체 앱을 만드는 많은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며 "새로운 앱을 만드는 일은 어렵고, 우리가 시도했을 때 대부분 잘 작동하지 않았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어 역대 수십 개의 앱을 만들려고 시도했지만, 대다수는 성공하지 못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저커버그의 발언은 FTC 측이 과거 페이스북 내부 문서에서 "경쟁하기보다는 인수하는 것이 낫다"는 등의 이메일을 공개하고, 메타 측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저커버그의 언급은 메타가 잠재적 경쟁자를 사들이거나 배제하는 '인수 아니면 매장하기(buy or bury) 전략'을 썼다는 FTC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분석했습니다.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 인수 전인 2011년에 "인스타그램이 모바일에서 잘 나가거나 구글이 인수하면 몇 년 안에 우리가 지금 하는 기능을 그들도 쉽게 추가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또 "사람들이 올린 사진이 점점 많아진다면 진정한 위협"이라며 인스타그램과의 경쟁에 위기감을 의식하는 듯한 글을 썼습니다.

다만 메타는 과거에 그런 의도가 있었다고 해도 지금의 상황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FTC가 정의한 '소셜 미디어(SNS) 시장'의 범위는 너무 좁다고 반박했습니다.

현재 메타는 틱톡이나 유튜브, 애플의 메시지 앱과 같은 많은 경쟁자가 있는데, FTC가 이들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FTC는 메타가 지인과 콘텐츠를 공유하는 플랫폼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다면서 미국 내 주요 경쟁자가 스냅챗과 2016년 출시된 프라이버시 중심 소셜네트워크 앱 미위(MeWe)라는 입장입니다.

전날 재판에서는 "카메라 기능(사진 촬영·편집 기능)과 사진 중심의 공유 네트워크를 우리보다 잘 하는 인스타그램 인수를 고려해야 할 것 같다"는 저커버그의 이메일이 공개됐습니다.

저커버그는 이메일에 "뒤처지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고, 이는 이 회사에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에 저커버그는 "인스타그램의 가치에 대해 분석하려는 시도였다"며 "그 당시 내가 진짜로 두려움을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인스타그램 인수 이후 엄청난 투자를 했다"며 인스타그램 인수 뒤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이번 재판은 FTC가 메타의 인스타그램(2012년)과 왓츠앱(2014년) 인수가 시장 경쟁을 저해하는 불법적인 독점 행위라며 지난 2020년 처음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입니다.

재판은 약 두 달간 진행되며, 메타가 SNS 시장을 불법적으로 독점했다는 판결이 나오면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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