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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브 해의 섬나라 아이티에서 갱단원들이 미국 당국의 느슨한 단속을 틈타 총기류를 계속 밀반입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미국 일간지 마이애미 헤럴드는 아이티 경찰이 미국 남부 플로리다에서 출발한 선박 내 컨테이너에 대한 표적 수사로 돌격 소총을 비롯한 각종 무기를 대거 적발했다고 전했습니다.
선적 당시 미국에서 걸러지지 못한 불법 화물은 음식과 옷가지 사이에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플로리다에서는 매주 약 200개의 컨테이너가 선박에 실려 아이티에 도착하는데 이 컨테이너 대다수는 정밀 검사 없이 선적되고 있다는 게 유엔의 분석입니다.
BBC는 "아이티에서 적발된 총기류의 반입 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서 아이티 북부 항구까지 1,200㎞를 이동했다"고 전했습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에서 규제를 강화하기 전까지 플로리다는 '건샤인'(Gunshine)이라고 불릴 정도로 총기 구입과 소지에 자유로운 지역이었습니다.
'건샤인'은 총(Gun)과 일조량 풍부한 지역 별칭(Sunshine·햇볕)을 합성한 용어입니다.
BBC가 운송 데이터 플랫폼에서 공유한 미국 세관 데이터를 활용해 4년간 미국-아이티 간 배송 기록 수천 건을 대조했더니 26명이 286건의 의심스러운 컨테이너 수취인으로 지정돼 있었습니다.
이 컨테이너에 모두 무기류가 숨겨져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이티 수취인 명단에 24번 이름을 올린 프로판 빅토르 전 의원은 무기 밀매 혐의로 지난 1월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유엔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AK47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소총, 기관총, 9㎜ 권총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총기류가 넘쳐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총기류 규모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합법적 경로를 통해 취득한 것들을 포함해 50만 정 안팎의 총기류가 있는 것으로 유엔은 추정했습니다.
밀매업자들이 느슨한 단속을 악용하거나 뒷돈 거래 의혹 같은 부패의 고리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전문가는 미국이 갱단 간 군비 경쟁을 부추긴다면서, 현지에서 미국을 '슈퍼마켓'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미국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출신인 빌 쿨먼은 BBC 인터뷰에서 "화물에 대한 검사는 매우 산발적인 상황에서 선적량은 엄청나다"고 말했습니다.
또 "총기 딜러가 의심스러운 구매자를 신고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자발적 행동 강령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조직 범죄에 대항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는 "미국의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진단도 나왔고, 증상도 알고 있지만, 치료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아이티에서는 극심한 폭력 사태에 지친 100만 명 넘는 주민들이 집을 떠나 피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지난해 아이티에서는 갱단 폭력으로 5,6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는데 지난 2023년보다 약 천 명 더 늘어난 수치입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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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지 마이애미 헤럴드는 아이티 경찰이 미국 남부 플로리다에서 출발한 선박 내 컨테이너에 대한 표적 수사로 돌격 소총을 비롯한 각종 무기를 대거 적발했다고 전했습니다.
선적 당시 미국에서 걸러지지 못한 불법 화물은 음식과 옷가지 사이에 숨겨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플로리다에서는 매주 약 200개의 컨테이너가 선박에 실려 아이티에 도착하는데 이 컨테이너 대다수는 정밀 검사 없이 선적되고 있다는 게 유엔의 분석입니다.
BBC는 "아이티에서 적발된 총기류의 반입 경로를 역추적한 결과, 플로리다 포트로더데일에서 아이티 북부 항구까지 1,200㎞를 이동했다"고 전했습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에서 규제를 강화하기 전까지 플로리다는 '건샤인'(Gunshine)이라고 불릴 정도로 총기 구입과 소지에 자유로운 지역이었습니다.
'건샤인'은 총(Gun)과 일조량 풍부한 지역 별칭(Sunshine·햇볕)을 합성한 용어입니다.
BBC가 운송 데이터 플랫폼에서 공유한 미국 세관 데이터를 활용해 4년간 미국-아이티 간 배송 기록 수천 건을 대조했더니 26명이 286건의 의심스러운 컨테이너 수취인으로 지정돼 있었습니다.
이 컨테이너에 모두 무기류가 숨겨져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아이티 수취인 명단에 24번 이름을 올린 프로판 빅토르 전 의원은 무기 밀매 혐의로 지난 1월 체포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난해 유엔은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를 중심으로 AK47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소총, 기관총, 9㎜ 권총 등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총기류가 넘쳐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총기류 규모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합법적 경로를 통해 취득한 것들을 포함해 50만 정 안팎의 총기류가 있는 것으로 유엔은 추정했습니다.
밀매업자들이 느슨한 단속을 악용하거나 뒷돈 거래 의혹 같은 부패의 고리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지 전문가는 미국이 갱단 간 군비 경쟁을 부추긴다면서, 현지에서 미국을 '슈퍼마켓'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미국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출신인 빌 쿨먼은 BBC 인터뷰에서 "화물에 대한 검사는 매우 산발적인 상황에서 선적량은 엄청나다"고 말했습니다.
또 "총기 딜러가 의심스러운 구매자를 신고해야 할 법적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자발적 행동 강령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제 조직 범죄에 대항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는 "미국의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진단도 나왔고, 증상도 알고 있지만, 치료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습니다.
아이티에서는 극심한 폭력 사태에 지친 100만 명 넘는 주민들이 집을 떠나 피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지난해 아이티에서는 갱단 폭력으로 5,60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는데 지난 2023년보다 약 천 명 더 늘어난 수치입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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