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몰이' 카피바라, 아르헨티나 부촌에선 천덕꾸러기 신세

'인기몰이' 카피바라, 아르헨티나 부촌에선 천덕꾸러기 신세

2025.04.18. 오전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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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순한 성질과 외형을 본뜬 캐릭터 상품의 인기로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주목받는 있는 동물 카피바라가 아르헨티나 한 부촌에서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수도권에서 부자 동네로 꼽히는 노르델타에서는 카피바라 개체 수 조절을 위한 불임 백신 접종 시범 활동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는 카피바라의 잦은 출몰로 주민들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항의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에서 '카르핀초'라고도 부르는 카피바라는 남미에서 주로 서식하는 설치류 동물로 성체 몸길이는 1m 이상에, 몸무게는 60㎏ 넘게까지 나갑니다.

몸집은 크지만, 온순하고 친화력이 좋은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형과 액세서리 등 카피바라 외형을 본뜬 제품들이 미국, 멕시코, 한국, 중국, 일본 등지의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노르델타에 있는 카피바라 무리도 사람을 공격하진 않지만, 개와 싸우거나 교통사고를 유발했다는 민원이 5∼6년 전부터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덩치 큰 카피바라가 줄지어 길을 건너거나 집 마당까지 들어와 쓰레기통을 뒤지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이 현지 소셜 미디어에 게시되기도 했습니다.

배구 코트 근처 모래밭에서 휴식하거나 인공 석호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카피바라 가족의 모습도 올라왔습니다.

4만 5천여 명이 거주하는 노르델타에는 천 마리가량의 카피바라가 있는데, 이는 2년 전에 비해 거의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NYT는 전했습니다.

주민들의 민원을 접수한 노르델타 부동산 개발 업체는 지방정부 승인을 받은 뒤 수의사를 고용해 시범적으로 불임용 백신 주사를 놓고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노르델타가 2000년쯤 파라나 강 습지 위에 지어져 카피바라 서식지를 파괴한 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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