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선종...바티칸 "전생을 주님·교회에 헌신"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바티칸 "전생을 주님·교회에 헌신"

2025.04.21. 오후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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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향년 88세를 일기로 선종했습니다.

교황청 궁무처장인 캐빈 패럴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현지 시간 월요일 아침 7시 35분 선종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패럴 추기경은 교황이 성부의 집으로 돌아갔다며, 그는 전 생애를 주님과 교회를 위한 봉사에 헌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앙, 용기, 보편적 사랑을 갖고 복음의 가치를 살아가라고 우리를 가르쳤다"며 "특히 가장 가난한 이들과 가장 소외된 이들을 지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월 호흡기 질환으로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습니다.

입원 중 상태가 악화하기도 했지만, 38일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퇴원해 최근 활동을 재개해왔습니다.

교황은 부활절을 앞두고는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교도소를 방문하고, 이탈리아를 찾은 밴스 미국 부통령과 비공개로 만나기도 했습니다.

또 일요일 부활절 대축일에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을 만나 부활절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지만, 하루 만에 갑작스레 선종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는 고인의 생전 뜻에 따라 간소하게 치러질 것으로 보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건강상의 문제로 자진 사임한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소 청빈하고 소탈한 행보로 즉위 직후부터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습니다.

1936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이탈리아 출신 이민자 가정에서 5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교황은 천282년 만의 비유럽권이자 최초의 신대륙 출신 교황으로 역대 교황 가운데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해에는 동성 커플에 대한 가톨릭 사제의 축복을 허용해 동성애를 금기시하는 아프리카 가톨릭 사회를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분쟁으로 얼룩진 세계 곳곳에 평화와 공존의 메시지를 보낸 종교 지도자로도 평가받습니다.

적대적 관계에 있던 미국과 쿠바의 2015년 국교 정상화에 기여 했고, 2017년에는 로힝야족 추방으로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진 미얀마를 찾아 평화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2천 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2021년 이라크 땅을 밟아 무장테러 희생자들을 위로했고, 2023년 10월 시작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을 두고도 민간인 희생을 막고 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아시아 대륙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할 정도로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당시 교황은 방북을 추진했지만, 북한의 소극적 태도로 무산됐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방북 의사를 밝혔지만 끝내 성사되진 못했습니다.

교황은 최근 몇 년간 건강 문제로 우려를 샀습니다.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한 교황은 겨울철에는 기관지염이나 다른 호흡기 질환에 자주 시달렸습니다.

2022년 봄 오른쪽 무릎 상태가 악화해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지해 일정을 소화해왔고, 2021년 7월에는 결장 협착증 수술, 2년 뒤인 2023년 6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건강상 문제로 교황이 사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교황은 1월 14일 출간된 자서전 '희망'에서 수술받는 동안에도 사임을 생각한 적이 없다면서, 자신은 그저 늙었을 뿐 건강하다고 강조하며 교황직 수행에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YTN 김선중 (kims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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