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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조진혁 앵커
■ 출연 : 진슬기 신부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렇게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전 세계가 애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평화 메시지를 낸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를 돌아보겠습니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진슬기 신부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건강 호전 소식이 들려오나 싶었는데 갑작스럽게 선종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금 국내외 애도 물결이 가득한데요. 프란치스코 교황 어떤 분이었습니까?
[진슬기]
말 그대로 일반적으로 교황님을 지칭하는 표현 중의 하나가 신의 대리인이라는 호칭이 있는데요. 한때는 그 호칭이 말 그대로 너무 권위적이고 오늘날에는 맞지 않는 없어져야 할 호칭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적어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에게 있어서 이 신의 대리인이라는 호칭은 말 그대로 보이지 않고 느껴지기 어려웠던 하나님의 자비와 따뜻함을 실질적으로 느끼게 해 주셨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준 신의 대리인이시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정한 이유도 있다면서요?
[진슬기]
말 그대로 뽑히셨을 때 옆에 계시던 동료 추기경께서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말아주십시오라는 덕담과 더불어서 조언을 해 주셨다고 해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머릿속에서 청빈과 빈자의 성인으로 추앙받았던 프란치스코 성인이 생각나셨고 그래서 처음으로 교황명으로 선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의 어록을 또 저희가 정리를 해 봤는데 함께 보면서 신부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생전에 교황이 보여준 모습들,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면 될지 여쭙고 싶은데요. 어록을 보면서 얘기를 나눠볼까요? 평화, 우리는 평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슬기]
오늘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평화라는 건 말 그대로 머릿속에만 있을 뿐 실질적으로 삶에서 구현하려고 하는 건 성공이나 발전 이런 것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데 그렇게 성공과 발전만을 추구하다 보면 분명히 소외받고 피해받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점에서 단순히 그들을 돕자는 차원에서만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게 아니라 우리가 본질적으로 원래부터 찾아야 하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늘 평화, 자비, 사랑을 강조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저 가운데 있는 동성애자인 사람이 하느님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정죄하리오 이 부분이 큰 화제가 됐었는데 어떤 배경에서 나온 말인지 설명을 해 주실까요?
[진슬기]
즉위 초기에 기자분들이 여쭙는 과정에서 나온 말인데요. 가톨릭교회는 지금도 그렇지만 동성애 행위에 대해서 윤리적인 판단을 합니다. 하지만 어떤 행위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한다고 해서 그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차별이나 과도한 공격까지 용인한다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서 그거에 대해서 명확히 구분하시면서 동성애라는 소위 말하는 잘못을 이것뿐만 아니라 그 어떤 죄를 짓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진심으로 하는 하느님의 사랑을 찾는다면 그거에 대해서 누가 왈가왈부할 수 있겠느냐, 그건 하느님께서 그 사람에게 해 주실 몫이 있는 것이다라는 차원으로 받아들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생전에 장식이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하는데. 평소에 청빈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볼 수 있겠죠?
[진슬기]
그렇죠. 우리나라에 오셔서도 여러 군데에서 당신이 서명하실 일이 있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큰 서명판에 아주 조그맣게 프란치스코라는 이름만 남기셔서 한때 회자가 됐던 적이 있는데요. 이번 유언에서도 당신 묘비에는 그 어떤 교황명이나 수식어 없이 오로지 당신의 이름만 새겨주셨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긴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장례 절차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됩니까?
[진슬기]
보통 장례 절차는 4일에서 6일, 소위 말하면 일요일이 끼느냐 안 끼느냐에 따라서 4일에서 6일 정도의 장례 기간을 거친 뒤에 9일 동안의 애도기간을 또한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새로운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일정으로 들어가게 될 예정입니다.
[앵커]
추모미사에 참여하고 싶으면 국내 신자들은 어떻게 하면 됩니까?
[진슬기]
우리나라 신자분들은 명동성당에 조만간 저희 교황님 빈소 분향소가 마련될 예정이고요. 오늘 오전 11시에 한국주교회의 차원에서 공식적인 조문 일정과 추모 일정을 확정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일정에 따라서 진행될 텐데요. 거기에 맞춰서 함께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11시면 그 구체적인 일정을 알 수 있다, 말씀을 해 주셨는데. 신부님께서 직접 가져오신 자료가 있다고 해서 지금 저희가 그걸 보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명동성당 관련되어 있는 사진인데요. 지금 저 사진. 신자들이 추모를 하게 되면 저 사진을 보면서 애도를 하게 되는 겁니까?
[진슬기]
그렇습니다. 명동대성당의 지하 명당에 마련돼 있는 빈소인데요. 한창 준비 중인데 저 정도까지 완성됐다는 연락이 온 거죠.
[앵커]
명동성당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찾아서 미사를 집전한 곳이기도 한데 어떤 장면이 신부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까?
[진슬기]
2014년도에 우리나라에 오셨을 때 마지막 미사할 때 교황님께서 직접 요청하신 말 그대로 신자는 아닐지언정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하시는 분들이 계셨었는데 그분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이셨거든요. 소위 말해서 미사를 집전하시러 입당하시는 과정에서 그분들 앞에서 오랫동안 멈춰서 계셔서 그분들을 한 분, 한 분 위로해 주시고 안아주셨던 장면이 가장 가슴에 남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앵커 리포트로 제가 정리를 해봤습니다마는 우리나라와도 상당히 인연이 깊습니다. 우리나라에 고통과 시련이 찾아올 때마다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셨죠?
[진슬기]
벌써 10여 년이 지나기도 했지만 세월호 사건부터 시작해서 이태원 참사,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경북 산불까지, 우리나라에 있어서 굵직굵직한 슬픈 일들이 있을 때마다 교황님께서는 꼭 개별적인 전보를 통해서라도 위로세요. 말씀을 직접 전해 주셨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그리고 특히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관심이 아주 많았는데요. 북한 방문을 두 차례나 추진했지만 무산되면서 아쉬움을 나타낸 적도 있다면서요?
[진슬기]
교황님에게 있어서 한반도는 아픈 손가락이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세상의 평화를 그렇게 염원하셨던 분에 있어서 한반도 남북이 갈라져 있다는 건 외국인으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셨거든요. 말도 통하고 생김새도 그렇게 비슷한데 어떻게 아직까지도 휴전 상태입니까라고 하실 정도로 형제끼리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사는 건 좋지 않습니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이 두 형제가 다시금 화해하는 데 있어서 당신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하시면서 방북에 대한 뜻도 강하게 내비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오늘 진슬기 신부님을 모셨던 이유 중의 하나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있으셔서 저희가 모셨는데. 책을 내셨잖아요. 책 제목이 재미있던데.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어떤 얘기입니까? 이게 교황님이 직접 했던 얘기입니까?
[진슬기]
교황님께서 즉위 이후에 직접 하셨던 강론의 일부이기도 한데요. 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렇게 큰 것들이 요구되는 게 아닐 수 있다. 우리가 흔히 하게 되는 뒷담화나 험담, 그런 것들만 우리 스스로가 조금씩 자제할 수 있다면 분명히 이 세상에는 평화가 올 거고 그렇게 노력한 우리 모두는 성인이 될 거다라는 차원에서 뒷담화만이라도 줄여봅시다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앵커]
심오한 종교를 쉬운 언어로 말씀을 해 주셨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밖에도 교황이 남긴 전언 중에서 우리가 어떤 메시지를 가슴속에 품고 살면 좋을까요?
[진슬기]
조금은 생뚱맞을 수 있지만 큰 맥을 같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우리는 고아가 아닙니다라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셨거든요. 그런데 고아가 아닙니다라는 건 단순히 절대자 신의 자녀들입리다라는 신앙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같은 부모를 갖고 있는 우리 모두는 서로가 형제입니다라는 것도 잊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거든요. 형제, 자매끼리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겠지만 곧 풀고 다시금 같이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고아가 아니다라는 그 말만이라도 우리가 조금씩 되뇌어보면 내 옆에 있는 분들이 조금은 달라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숨을 거두는 마지막까지도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냈는데 특히 가자지구 전쟁 이후에 거의 매일 통화를 했다면서요?
[진슬기]
지금 아시겠지만 그쪽은 전쟁의 포화 속에 있는데 가톨릭 교회 성당이 하나 남아 있거든요. 그쪽 신자분들에게 겁 먹지 말라고. 내가 늘 함께하고 있다는 걸 단순히 메시지가 아니라 느끼게 해 주시려고 거의 매일 밤마다 직접 전화를 해 주신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신의 대리인이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과거인데. 차기 교황 선출하는 과정을 콘클라베라고 부르잖아요. 흰 연기가 피어오를 때까지 투표를 계속한다. 뭔가 신성한 의식 같은데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실까요?
[진슬기]
새로운 교황님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말 그대로 일반적인 사회의 투표와는 다른데요. 모든 이들이 후보가 될 수 있지만 지금 개정된 교황법에 따르면 교황님이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를 기준으로 해서 만 80세 미만이 되시는 분들만 투표권과 피선거권을 가지시는데 이분들이 모두 후보가 되실 겁니다. 그런데 하루에 두 번씩 투표를 하는 가운데서 전체 투표의 3분의 2를 득표하지 않게 되면 계속해서 선거는 이어지는 거죠. 그런데 마냥 이렇게 길게 끌 수가 없어서 13일 동안 하루에 두 번씩 했음에도 불구하고 3분의 2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에는 다득표자 두 분을 놓고 거기에서 다시금 3분의 2 투표자가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는 이어질 예정입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검은 연기가 나왔다고 하면 재투표의 의미고 흰 연기가 나오면?
[진슬기]
뽑히셨다.
[앵커]
그러면 그 굴뚝을 보면 알겠군요.
[진슬기]
세상 모든 외신들이 그 굴뚝을 보고 생각하지 않을까 합니다.
[앵커]
그래서 차기 교황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으고 있는데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이 거론되고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유흥식 추기경도 자격은 되는 상황인 거죠?
[진슬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만 80세 기준으로 봤을 때 유흥식 추기경님께서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 이번에 이것은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교황선거에도 참여할 수 있고 또한 본인 스스로도 후보자가 되실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이십니다.
[앵커]
이제 마무리를 할 텐데. 책까지 직접 지으셨던 분으로서 교황의 메시지, 어떤 것을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싶으실까요?
[진슬기]
교황님께서 신자분들에게 알려줬던 세 가지 말이 있습니다. 신앙인으로서뿐만 아니라 하루를 평안하게 살기 위해서 이런 말들의 꼭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하신 게 첫 번째 고맙다라는 말은 잘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미안한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고 꼭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언가 부탁할 일이 있으면 이거 해가 아니라 이런 걸 해도 될까요라고 하는 . 서로 말마디를 조절할 수 있다면 조금씩 우리 관계들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전해 주셨는데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해도 될까요? 이거 한번 마음에 새겨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앵커]
고맙다, 미안하다. 그리고 양해 언어, 이 말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진슬기 신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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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연 : 진슬기 신부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렇게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에 전 세계가 애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평화 메시지를 낸프란치스코 교황의 발자취를 돌아보겠습니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진슬기 신부와 함께 합니다. 어서 오십시오. 건강 호전 소식이 들려오나 싶었는데 갑작스럽게 선종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지금 국내외 애도 물결이 가득한데요. 프란치스코 교황 어떤 분이었습니까?
[진슬기]
말 그대로 일반적으로 교황님을 지칭하는 표현 중의 하나가 신의 대리인이라는 호칭이 있는데요. 한때는 그 호칭이 말 그대로 너무 권위적이고 오늘날에는 맞지 않는 없어져야 할 호칭처럼 느껴지기도 했지만 적어도 프란치스코 교황님에게 있어서 이 신의 대리인이라는 호칭은 말 그대로 보이지 않고 느껴지기 어려웠던 하나님의 자비와 따뜻함을 실질적으로 느끼게 해 주셨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보이지 않던 하나님의 모습을 보여준 신의 대리인이시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교황명을 프란치스코로 정한 이유도 있다면서요?
[진슬기]
말 그대로 뽑히셨을 때 옆에 계시던 동료 추기경께서 가난한 이들을 잊지 말아주십시오라는 덕담과 더불어서 조언을 해 주셨다고 해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머릿속에서 청빈과 빈자의 성인으로 추앙받았던 프란치스코 성인이 생각나셨고 그래서 처음으로 교황명으로 선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의 어록을 또 저희가 정리를 해 봤는데 함께 보면서 신부님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생전에 교황이 보여준 모습들, 우리가 어떻게 기억하면 될지 여쭙고 싶은데요. 어록을 보면서 얘기를 나눠볼까요? 평화, 우리는 평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슬기]
오늘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평화라는 건 말 그대로 머릿속에만 있을 뿐 실질적으로 삶에서 구현하려고 하는 건 성공이나 발전 이런 것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은데요. 그런데 그렇게 성공과 발전만을 추구하다 보면 분명히 소외받고 피해받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 점에서 단순히 그들을 돕자는 차원에서만 교황님께서 말씀하신 게 아니라 우리가 본질적으로 원래부터 찾아야 하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늘 평화, 자비, 사랑을 강조하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저 가운데 있는 동성애자인 사람이 하느님을 찾는다면 내가 어떻게 그를 정죄하리오 이 부분이 큰 화제가 됐었는데 어떤 배경에서 나온 말인지 설명을 해 주실까요?
[진슬기]
즉위 초기에 기자분들이 여쭙는 과정에서 나온 말인데요. 가톨릭교회는 지금도 그렇지만 동성애 행위에 대해서 윤리적인 판단을 합니다. 하지만 어떤 행위에 대한 윤리적 판단을 한다고 해서 그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한 차별이나 과도한 공격까지 용인한다는 건 아니거든요. 그런 점에서 그거에 대해서 명확히 구분하시면서 동성애라는 소위 말하는 잘못을 이것뿐만 아니라 그 어떤 죄를 짓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가 진심으로 하는 하느님의 사랑을 찾는다면 그거에 대해서 누가 왈가왈부할 수 있겠느냐, 그건 하느님께서 그 사람에게 해 주실 몫이 있는 것이다라는 차원으로 받아들이면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은 또 생전에 장식이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하는데. 평소에 청빈한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볼 수 있겠죠?
[진슬기]
그렇죠. 우리나라에 오셔서도 여러 군데에서 당신이 서명하실 일이 있었는데 기억하실지 모르지만 큰 서명판에 아주 조그맣게 프란치스코라는 이름만 남기셔서 한때 회자가 됐던 적이 있는데요. 이번 유언에서도 당신 묘비에는 그 어떤 교황명이나 수식어 없이 오로지 당신의 이름만 새겨주셨으면 좋겠다는 유언을 남긴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장례 절차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됩니까?
[진슬기]
보통 장례 절차는 4일에서 6일, 소위 말하면 일요일이 끼느냐 안 끼느냐에 따라서 4일에서 6일 정도의 장례 기간을 거친 뒤에 9일 동안의 애도기간을 또한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새로운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일정으로 들어가게 될 예정입니다.
[앵커]
추모미사에 참여하고 싶으면 국내 신자들은 어떻게 하면 됩니까?
[진슬기]
우리나라 신자분들은 명동성당에 조만간 저희 교황님 빈소 분향소가 마련될 예정이고요. 오늘 오전 11시에 한국주교회의 차원에서 공식적인 조문 일정과 추모 일정을 확정할 예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일정에 따라서 진행될 텐데요. 거기에 맞춰서 함께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오늘 11시면 그 구체적인 일정을 알 수 있다, 말씀을 해 주셨는데. 신부님께서 직접 가져오신 자료가 있다고 해서 지금 저희가 그걸 보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명동성당 관련되어 있는 사진인데요. 지금 저 사진. 신자들이 추모를 하게 되면 저 사진을 보면서 애도를 하게 되는 겁니까?
[진슬기]
그렇습니다. 명동대성당의 지하 명당에 마련돼 있는 빈소인데요. 한창 준비 중인데 저 정도까지 완성됐다는 연락이 온 거죠.
[앵커]
명동성당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찾아서 미사를 집전한 곳이기도 한데 어떤 장면이 신부님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까?
[진슬기]
2014년도에 우리나라에 오셨을 때 마지막 미사할 때 교황님께서 직접 요청하신 말 그대로 신자는 아닐지언정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하시는 분들이 계셨었는데 그분들이 위안부 할머니들이셨거든요. 소위 말해서 미사를 집전하시러 입당하시는 과정에서 그분들 앞에서 오랫동안 멈춰서 계셔서 그분들을 한 분, 한 분 위로해 주시고 안아주셨던 장면이 가장 가슴에 남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앵커 리포트로 제가 정리를 해봤습니다마는 우리나라와도 상당히 인연이 깊습니다. 우리나라에 고통과 시련이 찾아올 때마다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주셨죠?
[진슬기]
벌써 10여 년이 지나기도 했지만 세월호 사건부터 시작해서 이태원 참사,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경북 산불까지, 우리나라에 있어서 굵직굵직한 슬픈 일들이 있을 때마다 교황님께서는 꼭 개별적인 전보를 통해서라도 위로세요. 말씀을 직접 전해 주셨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그리고 특히 한반도 평화 문제에도 관심이 아주 많았는데요. 북한 방문을 두 차례나 추진했지만 무산되면서 아쉬움을 나타낸 적도 있다면서요?
[진슬기]
교황님에게 있어서 한반도는 아픈 손가락이시지 않았나 싶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세상의 평화를 그렇게 염원하셨던 분에 있어서 한반도 남북이 갈라져 있다는 건 외국인으로서는 조금 이해하기 힘든 모습이셨거든요. 말도 통하고 생김새도 그렇게 비슷한데 어떻게 아직까지도 휴전 상태입니까라고 하실 정도로 형제끼리 그렇게 오랫동안 떨어져 사는 건 좋지 않습니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이 두 형제가 다시금 화해하는 데 있어서 당신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하시면서 방북에 대한 뜻도 강하게 내비쳤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오늘 진슬기 신부님을 모셨던 이유 중의 하나가 프란치스코 교황과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있으셔서 저희가 모셨는데. 책을 내셨잖아요. 책 제목이 재미있던데. 뒷담화만 하지 않아도 성인이 됩니다. 어떤 얘기입니까? 이게 교황님이 직접 했던 얘기입니까?
[진슬기]
교황님께서 즉위 이후에 직접 하셨던 강론의 일부이기도 한데요. 세상 살아가는 데 있어서 그렇게 큰 것들이 요구되는 게 아닐 수 있다. 우리가 흔히 하게 되는 뒷담화나 험담, 그런 것들만 우리 스스로가 조금씩 자제할 수 있다면 분명히 이 세상에는 평화가 올 거고 그렇게 노력한 우리 모두는 성인이 될 거다라는 차원에서 뒷담화만이라도 줄여봅시다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앵커]
심오한 종교를 쉬운 언어로 말씀을 해 주셨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밖에도 교황이 남긴 전언 중에서 우리가 어떤 메시지를 가슴속에 품고 살면 좋을까요?
[진슬기]
조금은 생뚱맞을 수 있지만 큰 맥을 같이하는 것 중의 하나가 우리는 고아가 아닙니다라는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하셨거든요. 그런데 고아가 아닙니다라는 건 단순히 절대자 신의 자녀들입리다라는 신앙적인 측면도 있겠지만 같은 부모를 갖고 있는 우리 모두는 서로가 형제입니다라는 것도 잊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거든요. 형제, 자매끼리 마음에 안 드는 일도 있겠지만 곧 풀고 다시금 같이 살아야 한다는 점에서 고아가 아니다라는 그 말만이라도 우리가 조금씩 되뇌어보면 내 옆에 있는 분들이 조금은 달라보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프란치스코 교황은 숨을 거두는 마지막까지도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냈는데 특히 가자지구 전쟁 이후에 거의 매일 통화를 했다면서요?
[진슬기]
지금 아시겠지만 그쪽은 전쟁의 포화 속에 있는데 가톨릭 교회 성당이 하나 남아 있거든요. 그쪽 신자분들에게 겁 먹지 말라고. 내가 늘 함께하고 있다는 걸 단순히 메시지가 아니라 느끼게 해 주시려고 거의 매일 밤마다 직접 전화를 해 주신 걸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신의 대리인이다라는 말이 실감나는 과거인데. 차기 교황 선출하는 과정을 콘클라베라고 부르잖아요. 흰 연기가 피어오를 때까지 투표를 계속한다. 뭔가 신성한 의식 같은데 좀 자세히 설명해 주실까요?
[진슬기]
새로운 교황님을 선출하는 콘클라베는 말 그대로 일반적인 사회의 투표와는 다른데요. 모든 이들이 후보가 될 수 있지만 지금 개정된 교황법에 따르면 교황님이 돌아가시기 전날까지를 기준으로 해서 만 80세 미만이 되시는 분들만 투표권과 피선거권을 가지시는데 이분들이 모두 후보가 되실 겁니다. 그런데 하루에 두 번씩 투표를 하는 가운데서 전체 투표의 3분의 2를 득표하지 않게 되면 계속해서 선거는 이어지는 거죠. 그런데 마냥 이렇게 길게 끌 수가 없어서 13일 동안 하루에 두 번씩 했음에도 불구하고 3분의 2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에는 다득표자 두 분을 놓고 거기에서 다시금 3분의 2 투표자가 나올 때까지 콘클라베는 이어질 예정입니다.
[앵커]
그렇게 해서 검은 연기가 나왔다고 하면 재투표의 의미고 흰 연기가 나오면?
[진슬기]
뽑히셨다.
[앵커]
그러면 그 굴뚝을 보면 알겠군요.
[진슬기]
세상 모든 외신들이 그 굴뚝을 보고 생각하지 않을까 합니다.
[앵커]
그래서 차기 교황이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으고 있는데 아시아, 아프리카 출신이 거론되고 있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유흥식 추기경도 자격은 되는 상황인 거죠?
[진슬기]
아까 말씀드린 대로 만 80세 기준으로 봤을 때 유흥식 추기경님께서는 거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 이번에 이것은 유일한 한국인으로서 교황선거에도 참여할 수 있고 또한 본인 스스로도 후보자가 되실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이십니다.
[앵커]
이제 마무리를 할 텐데. 책까지 직접 지으셨던 분으로서 교황의 메시지, 어떤 것을 마지막으로 시청자들과 공유하고 싶으실까요?
[진슬기]
교황님께서 신자분들에게 알려줬던 세 가지 말이 있습니다. 신앙인으로서뿐만 아니라 하루를 평안하게 살기 위해서 이런 말들의 꼭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하신 게 첫 번째 고맙다라는 말은 잘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미안한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고 꼭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언가 부탁할 일이 있으면 이거 해가 아니라 이런 걸 해도 될까요라고 하는 . 서로 말마디를 조절할 수 있다면 조금씩 우리 관계들이 나아지지 않을까라고 전해 주셨는데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해도 될까요? 이거 한번 마음에 새겨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앵커]
고맙다, 미안하다. 그리고 양해 언어, 이 말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 진슬기 신부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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