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벼르던 보수파 결집?...시동 걸린 권력투쟁

반격 벼르던 보수파 결집?...시동 걸린 권력투쟁

2025.04.22. 오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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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선종으로 열리게 된 교황 선출 회의인 '콘클라베'에서는 교계 내부의 보수와 진보 진영 간 권력투쟁이 첨예하게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영국의 가디언과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 등 서구 언론들은 현재 콘클라베의 지형도만 놓고 보면 진보 우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투표권이 있는 80살 미만의 추기경 135명 가운데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을 포함해 110명을 프란치스코 교황이 서임했다며, 자신의 유지를 계승할 인물이 뽑히기 유리하게 표밭을 다져놓았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의 파격적인 조치에 대립각을 세워 온 보수파 성직자들이 결집할 경우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독일 출신의 게르하르트 뮬러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했음에도 사안마다 공개적으로 맞서면서, 보수 진영의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힙니다.

뮬러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개혁 정책이 성경의 가르침에 어긋난다는 내용의 책을 썼고, "극단적인 경우 교황이 교회의 가르침을 거스른다는 게 명확해지면 이단이 되고, 자동으로 교황직을 상실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7년 뮬러 추기경을 신앙교리부 장관직에서 해임했습니다.

미국 출신의 레이먼드 버크 추기경도 이른바 '반(反) 프란치스코' 진영의 지도자 격 인물로 분류됩니다.

버크 추기경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의 동성애 포용 정책과 신학관, 교회법 해석 등을 둘러싸고 맹렬한 비판을 가해 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버크 추기경의 봉급과 아파트 보조금을 박탈하며 맞대응했습니다.

버크 추기경의 경우 보수적 성향이 강한 미국 가톨릭의 세력을 등에 업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만약 버크 추기경이 콘클라베에서 선출된다면 사상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이 탄생하게 됩니다.

버크 추기경은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대선 승리를 환영하는 입장을 밝혔고, 보수 가톨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의 뿌리에 혐오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발언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새 교황 선출에 미국의 보수파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면서도 "여전히 미국의 가톨릭 신자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고, 이는 재정적 압박을 받는 바티칸에 있어 중요한 수입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탈리아 신문 라푸블리카의 바티칸 전문 기자 아코포 스카라무치는 "트럼프 대통령, 중국, 민족주의자 등 모든 것이 어떤 식으로든 변수가 될 수 있다"며 "진보적인 방향으로도, 보수적인 방향으로도 무게가 실릴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YTN 김선중 (kims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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