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간병인 고용'으로 노인 돌봄 버티는 이탈리아

[앵커]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나라, 이탈리아입니다.

하지만 노인 인구 증가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낮은 출산율과 사라지는 돌봄의 손길입니다.

이탈리아의 노인 복지 개혁의 방향과 간병 시스템의 현실을 손종윤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유럽연합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사망률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이탈리아.

젊은 노동 인구는 빠르게 줄고 노인 인구가 늘어나며 노인 돌봄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지만, 정부의 도움은 거의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탈리아의 노인 돌봄은 가정에서 고용하는 요양보호사, 바단테(Badante)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들 대부분은 외국인 노동자입니다.

[마리아 안또니에따 / 이탈리아 로마 : 요양보호사는 우리가 가장 오랫동안 모셨던 분이었고, 인도에서 오신 분이었습니다. 국가에서는 경제적인 지원을 한 적이 없습니다. 이탈리아에는 요양보호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경제적 지원이 없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최근 몇 년간 노인 대상 사회·의료 복지 시스템 개혁을 추진해왔지만 지지부진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 수많은 노인이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자 노인 돌봄 시스템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쥬세페 리오따 / 보건부 고령자 사회·보건 지원 개혁 위원회 위원 : 단순히 의료 서비스뿐만 아니라 사회적 돌봄까지 포괄하며, 두 시스템을 통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가능한 많은 노인이 집에서 의료 서비스뿐만 아니라 사회적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건데, 노인 삶의 질 개선 프로그램은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며 난관에 부딪힌 상태입니다.

[소니아 / 이탈리아 로마 : 우리는 자녀들에게만 의존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기관에 요청하고 싶습니다. 어린이들, 어린이집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만날 수 있는 장소도 마련해달라고요.]

고령화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노인 복지는 오랜 세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이탈리아.

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노인들의 삶의 무게를 사회가 함께 나누기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할 시점입니다.

이탈리아에서 YTN 월드 손종윤입니다.



YTN 손종윤 (weeping07@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