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추위 타는 당신, 의심해야 할 질환

유난히 추위 타는 당신, 의심해야 할 질환

2018.02.26. 오전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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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혜연 / 가정의학과 전문의

[앵커]
올겨울은 유독 추위가 매서웠죠. 그래서 각종 한랭 질환으로 고생하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이제는 혹한의 겨울이 가고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에도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분들이 계신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볼 질환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 <닥터S> 에서는 가정의학과 민혜연 전문의와 함께 유독 추위를 많이 탈 때, 점검해 볼 만한 질환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람마다 잘 견디는 계절이 조금씩 다르잖아요. 누구는 '추운 것보다는 더운 게 낫다'라고도 하고, 어떤 사람은 '더운 것보다는 차라리 추운 게 낫다'고 하기도 하죠. 선생님은 어떠신가요?

[인터뷰]
글쎄요, 일반적으로 추위를 탄다는 개념 자체가 주관적이다 보니까 정확히 말씀드리긴 어려울 텐데, 가족 중에서는 추위를 좀 덜 타는 편인 것 같아요.

오늘 추위를 많이 타는 현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텐데, 일반적으로 추위를 더 타고 덜 타고 자체는 개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이 당연하고 질병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이전에 비해 비교적 급격하게 추위에 대해 더 민감해졌을 때, 그런 변화가 있으신 분들은 주의 깊게 들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참고해서, 그러면 어떤 질환들이 추위에 더 취약한지 알아보겠습니다. 어떤 질환인지 화면으로 만나보시죠.

추위에 민감한 질환,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나왔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여러 증상이 있을 것 같은데, 추위에 예민하게 만드는 증상 중 하나인가 보네요?

[인터뷰]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성 호르몬이 분비가 감소해서 발생하는 질환이거든요.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호르몬이 감소하면 에너지대사가 제대로 일어나지 않게 되고, 그러면서 발열 작용이 떨어져 이전보다 추위에 민감해지게 되는 거죠.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주요 증상을 보면 추위를 많이 탄다는 증상 이외에도 특별히 식이나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의 변화가 없는데 쉽게 살이 찌기도 하고, 쉽게 피로를 느끼고, 피부와 머리카락이 푸석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갑상선기능저하증 때문에 몸의 대사가 원활하지 않아 추위에 민감할 수 있다는 말씀이시네요. 계속해서 두 번째 질환 살펴보시죠.

추위에 민감한 질환 두 번째, '우울증'입니다.

가끔 주변 친구들, 특히 솔로인 친구들이 '남자친구가 없으니까 마음이 외로워서 그런지 더 춥다'는 말들 해요. 진짜 우울증이 우리 몸에 추위를 더 잘 느끼게 하는 변화를 가져오나요?

[인터뷰]
네, 맞습니다. 우울증이라는 증상 자체가 개인마다, 또 질환 자체가 가지고 있는 증상이 다양합니다. 하지만, 네이쳐 지는 물론이고 psychological science 지와 같은 저명한 기초, 임상 관련 저널에서 이미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와 같은 질환에 걸렸을 때 추위를 더 많이 느낀다는 연구결과들을 보고한 바 있습니다.

다양한 기전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세로토닌입니다. 우리가 기분이 좋다고 느끼거나 행복감을 느낄 때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관여하게 됩니다.

이런 세로토닌의 분비가 감소하거나, 세로토닌 수용체에 이상이 생기면 우울감을 느끼고 우울증에 걸리게 되는 거죠. 이런 세로토닌은 일조량과 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혈관수축으로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으면서 손발이 차지고, 외부 추위에 대해 제대로 발열반응을 유도하지 못해 더 추위를 많이 느끼게 되는 거죠.

[앵커]
세로토닌, 우리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줄 알았더니 몸까지 훈훈하게 해주는 역할도 있네요. 그럼 마지막 질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질환, '비만'이 나왔습니다. 살이 찌면 추위를 덜 타지 않을까 싶은데, 예상 밖에 비만인 나왔어요. 왜 그런 거죠?

[인터뷰]
비만이신 분들이 더위도 많이 타고, 땀도 많이 흘리고 하다 보니까 의외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폴란드의 한 대학에서 시행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습니다. 과체중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복부를 통한 열 손실은 감소했지만, 손과 발을 통한 열 손실은 체지방이 많을수록 증가했습니다. 전반적인 열 손실이 더 많았던 거죠.

비만한 사람들은 정상 체중이신 분들에 비해 필요 에너지양이 많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에너지를 내야 하므로 효율이 떨어지게 됩니다. 실제로 과체중인 그룹이 정상 체지방량인 그룹보다 한 시간 동안 추위에 노출되어 있었을 때 체온유지에 대한 반응이 덜 효율적이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앵커]
저희가 지금 갑작스럽게 추위를 많이 타게 되는 증상들에 대해서 살펴봤는데요. 그런데 사람마다 추위에 민감한 정도가 다르잖아요. 그러니까 내가 갑작스럽게 추위를 느꼈다고 해서 반드시 저희가 지금까지 말했던 질환들을 의심해보는 건 섣부른 판단이 아닐까 싶은데요.

[인터뷰]
그렇죠, 추위라는 것 자체가 앞서서도 말씀드렸지만, 통증과 같이 개념 자체가 매우 주관적입니다, 개개인 따라 기준이 다 다르고 절대적인 비교치나 기준치가 없거든요.

내가 남들보다 추위를 많이 탄다고 해서 이상이 있다거나 질환이 있다는 뜻이 아니고요. 개개인의 체지방 분포나 뇌의 활성도, 특히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균형과 농도에 따라 정상 범위 안에서도 개개인의 차이가 있는 것이므로 크게 신경 쓰실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이전과 비교해서 급격히 추위에 대한 반응이 달라졌다거나, 피로나 수면, 체중의 변화 등 다른 이상이 동반된다면 그때는 그냥 넘어가지 마시고 의사의 진료를 받아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앵커]
이제 조금씩 날씨가 풀려가고 있는데요, 추위보다 걱정이 되는 게 환절기에 감기나 여러 증상, 주의해야 할 것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환절기 건강 챙기는 습관들 어떤 게 있을까요?

[인터뷰]
아무래도 겨울철에는 일조량이 감소하고 기온이 낮아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계절이거든요. 특히 추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 때에는 낮아진 면역력으로 인해 여러 가지 바이러스성 질환에 걸리기 쉽습니다.

조금씩 해가 길어지고 있으니 낮 동안 충분히 햇빛을 쫴서 비타민D와 세로토닌 분비를 늘리는 것이 면역력을 챙기는데 굉장히 좋은 습관이고요.

건조한 대기로 인해 피부는 물론이고 코나 기관지와 같은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호흡기질환에 걸릴 확률도 증가하니깐 평소 물을 자주 많이 마시는 습관도 들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환절기에는 황사나 미세먼지 걱정도 많이 하시잖아요, 외출 전후로 손 씻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앵커]
환절기 주의사항까지 들어봤는데요, 오늘 저희가 추위를 갑작스럽게 탈 때 조심해야 할 증상들 말씀드렸잖아요.

지금부터 날씨가 따뜻해지고 점점 풀릴 텐데, 그래도 나는 갑자기 너무 춥다, 이런 걸 느끼시는 분들은요, 오늘 저희가 말씀드린 증상들 한 번쯤 의심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가정의학과 민혜연 전문의와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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