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 HIV를 깨워라!...에이즈 정복 한 발짝

잠복 HIV를 깨워라!...에이즈 정복 한 발짝

2018.11.09. 오전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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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1세기 흑사병으로 불리는 에이즈는 완치가 불가능한데요.

인간 세포에 숨어 지내며 끝까지 살아남는 이른바 '잠복 에이즈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최근 이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약이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성규 기자입니다.

[기자]
세계적인 농구 선수 매직 존슨은 1991년 에이즈 감염 사실을 고백합니다.

당시 에이즈 감염은 사형 선고와 같았지만, 존슨은 지금까지 생존해 있습니다.

에이즈 바이러스 증식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삶을 연장하는 약물이 개발됐기 때문입니다.

에이즈도 당뇨병처럼 관리 가능한 질병이 됐지만, 완치는 아직 불가능합니다.

바이러스 일부가 인간 세포에 숨어 지내며 기존 약물치료를 교묘히 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잠복 바이러스는 약물 복용 기간에는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증식하기 시작하면서 병을 악화시킵니다.

이에 따라 잠복 에이즈 바이러스를 잠에서 깨운 뒤 제거하는 것이 에이즈 정복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일명 '샷 앤 킬' 전략입니다.

[샤론 루윈 / 호주 멜버른대학 교수 : 한 가지 방법은 '샷 앤 킬'이라고 불리는 전략입니다. 이 전략은 약물을 써서 잠복 바이러스를 활성화해 인체 면역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인지할 수 있게 합니다. 그런 다음 면역 세포가 감염된 세포를 공격해 죽입니다.]

최근 미국 하버드대학 연구팀은 샷 앤 킬 방식으로 잠복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새로운 약을 개발했습니다.

에이즈 감염 원숭이들에게 이 약을 처리한 결과, 원숭이 절반은 기존 약물치료를 중단해도 잠복 바이러스가 증식하지 않았습니다.

과학계는 이번 연구가 잠복 에이즈 바이러스 퇴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인체 임상시험에서도 효과가 확인될 경우 에이즈 완치에 한 발짝 다가설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이성규[sklee9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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