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라디오] 전남 해남 최근 4백회 넘는 지진, 전문가 "이례적이고 우려스럽다"

[슬기로운라디오] 전남 해남 최근 4백회 넘는 지진, 전문가 "이례적이고 우려스럽다"

2020.05.25. 오전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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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5월 25일 월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

전남 해남 최근 4백회 넘는 지진, 전문가 "이례적이고 우려스럽다"

- 4월말부터 보름간 집중 발생 이례적
- 지진 깊이도 20km로 단순 지진과 달라
- 2013년 동일본 지진 영향 추정 면밀히 관찰중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1부는 현장의 목소리로 생활 속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최근 한달새 전남 지역에서 400여 차례의 지진과 진동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외신이 한반도의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을 분석한 보도가 전해지면서 뉴스 보시고 놀라신 분들 많을 텐데요. 그간 우리나라는 지진과는 다소 관련이 없었다고 여겼는데 우리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닐 수 있겠구나 우려 섞인 목소리도 많습니다. 함께 말씀 나눌 분 모셔보죠.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홍태경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이하 홍태경):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전화연결 감사드리고요. 최근 전남 지역에서 잦은 지진과 진동이 발생하고 있다고요?

◆ 홍태경: 네, 지난 4월 26일부터 보름가량 400여 회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는데요. 이런 지진들이 예전에는 없다 보니까 많이 놀랐고, 해당 지역에서는 그간 지진이 발생하지 않던 지역이었거든요. 그래서 더 많은 걱정이 있었습니다.

◇ 최형진: 특히 같은 장소에서 여러 날 동안 잦은 지진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이런 상황은 이례적입니까?

◆ 홍태경: 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응력이라고 하는 힘이 아주 천천히 쌓이는 지역이기 때문에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요. 그 일회성이 또 띄엄띄엄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이 집중적으로 한 자리에서 400회나 되는 지진이 발생하는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가 어려운데요. 과거에 이 정도는 못 미치지만 유사한 사례가 있기는 합니다. 2013년도 보령 앞바다에서는 100여 일 동안 100여 회 이상의 지진들이 집중적으로 발생했고요. 또 2013년 같은 해에 백령도에서도 유사하게 지진이 발생했는데, 당시에도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들이 우리가 과학적으로 볼 때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발생한 현상들이고 해서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에 미친 여러 가지 효과 중 하나로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4월 26일 이후에 한 달 정도 만에 약 400여 건의 지진과 진동이 발생했는데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살펴봐도 이런 현상이 자주 일어납니까?

◆ 홍태경: 우리나라는 이런 일들이 많지는 않지만 외국 같은 경우에는 이런 일들이 심심치 않게 보고는 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구 내부로부터 많은 열이 올라오는 지역 같은 경우에는 하루에도 수백여 회 지진이 발생하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지구 내부에서 열이 올라오는 지역이 아니다 보니까 이렇게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이례적이고요. 그런데 외국의 단층대.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지표에 활성단층이라고 하는 단층이 확인된 것이 거의 없지만, 외국에는 미국 서부해안에 산 안드레아스 단층과 같이 거대한 단층들이 있는데요. 이러한 단층에 대해서는 하루에도 수십 차례, 혹은 수백여 회 작은 지진들이 발생되는 것들이 자주 목격되기도 합니다. 다만 우리나라 현재와 같이 깊이 20KM나 되는 깊은 깊이에서 자주 발생하는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 최형진: 그러면 간단하게 여쭙겠습니다. 좋지 않은 징후인가요?

◆ 홍태경: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발생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좋지 않은 징후인데요. 제가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이 지금 해남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 지진들은 깊이가 20KM대에서 발생하고 있는, 비교적 깊은 깊이의 지진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의 지진이 4KM에서부터 16KM 사이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그 가운데서도 대부분의 지진들은 4KM에서 8KM 사이에서 발생을 하고 있습니다. 지표하고 굉장히 가까운 지역에서 발생하는데요. 이번 지진 같은 경우에는 20KM나 되는 비교적 깊은 깊이에서 발생하고요. 더구나 이 20KM나 되는 깊이는 지진이 발생할 수 없는 환경에 있습니다. 압력도 높고, 온도도 높기 때문에. 이 땅이 쉽게 이야기하면 굉장히 흐물흐물한 상태라고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이러한 곳은 힘이 쌓이더라도 단층 운동으로 발달하기 굉장히 어려운 환경인데, 이런 곳에서 어떻게 지진도 많이 발생하고, 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지 이례적인데다가 걱정도 커지는 거죠.

◇ 최형진: 그렇군요. 전남 해남 인근에서만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겁니까, 아니면 한반도 다른 지역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관측이 되고 있습니까?

◆ 홍태경: 지금 현재는 해남 지역에서만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동일본 대지진 후에 아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부 지역에서 지진이 빈번하는 일들이 발생했지만 당시 지진 깊이도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관측되는 지진 깊이의 10KM 내외에서 주로 그런 지진들이 발생했거든요. 그런데 이번과 같이 깊은 깊이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은 해남이 처음이고요. 그런데 다른 지역에서도 또 유사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지 면밀히 관찰 중에 있습니다.

◇ 최형진: 지금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라고 봐야 할까요?

◆ 홍태경: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이라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이렇게 군집형 지진이라고 하는 지진 밀집 현상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주로 관측이 되고 있고, 또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이런 작은 지진뿐만 아니라 우리가 중규모 지진이라고 하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도 크게 증가했습니다. 1978년도에 한반도 지진 관측이 시작됐는데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42년이 흘렀는데, 그동안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총 10번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그가운데서 절반이, 5번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발생되어 오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42년 가운데 8년이 전체 50%나 되는 중규모 지진들이 발생해오고 있는 겁니다. 갑작스럽게 큰 규모의 지진들이 많이 발생해오고 있는데, 이러한 지진들은 그간 한반도 내에 여러 곳에 잠재적으로 쌓여 있던 응력들이 일시적으로 배출되는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거든요. 동일본 대지진이 한반도 지각 내에 많은 응력 변화를 유발해서 지진들을 많이 빈발하는 형태로 유발시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계속 말씀하신 내용 중에 20KM 깊은 곳에서 이런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만약에 지진이 발생한다고 하면 20KM 깊은 곳에서 난다고 하는 이 상황이 엄청난 강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까?

◆ 홍태경: 네, 일반적으로 지진 피해는 지진의 진원 깊이가 얕을수록 피해가 커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니까 지하 4KM, 5KM에서 발생한 지진이 지하 20KM에서 발생한 지진보다는 더 큰 피해를 일으키게 되겠죠. 그런 측면에서 보면 20KM에서 지금 발생하는 이 지진에 의해서 큰 지진이 발생한다고 하면 4KM에서 발생하는 지진보다는 피해가 적을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깊이도 중요하지만 이곳에서 발생 가능한 최대 지진의 규모도 중요하거든요. 비록 20KM대로 그간 한반도 지진보다는 깊을지 몰라도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다고 하면 역시 큰 피해로 연결이 되거든요. 일례로 경주 지진 같은 경우에는 지하 11KM에서부터 16KM 사이 지역이 부서지면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당시에 규모가 5.8이었는데요. 당시 경주 지진도 굉장히 큰 지진동을 일으켜서 경주 일대 많은 유물 같은 것도 파손되고 이랬거든요. 마찬가지로 이것보다 다소 깊은 20KM대에서 그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다고 하면 마찬가지로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고요. 더구나 전남, 이 지역은 지표 가까운 곳이 굉장히 두꺼운 퇴적층으로 되어 있거든요. 이 퇴적층에서는 지진파가 증폭현상을 일으키는 일들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지표에서는 보다 더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지금 우리나라는 사실 지진 안전지대다, 이런 인식도 있었는데 지난 경주, 포항 이후로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전보다 조금 더 정밀한 관측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 홍태경: 네, 우리나라는 분명한 것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지진이 크게 증가했고, 또 경주 지진, 포항 지진에서 보듯이 이게 직접적으로 우리 사람들에게,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하는 것도 몸소 체득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역사적으로 보면 조선왕조실록 등에는 이보다 더 큰 지진이 발생한 기록들이 꽤나 많이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지진들은 한반도 내에서 언제든지 발생 가능한 잠재 지진의 크기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 여러 지진들이 발생해오고 있고, 과거에 발생했던 그 정도의 지진도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아졌기 때문에 더 우려가 커지는 거죠. 그런 상황에서 그러면 한반도에서는 어느 곳에서 이러한 지진들이 발생 가능할까, 하는 조사가 이루어져야 하고요. 정부 차원에서 범정부 조사팀을 꾸려서 현재 단층조사 등을 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아직까지 밝혀지지 못한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다소 간의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입니다. 이런 것들이 많이 이루어지게 된다면 보다 지진 위험도에 대한 준비가 더 커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최형진: 사실 우리나라가 빌딩이나 건물, 아파트를 설계할 때 지진에 강한 구조는 아니지 않습니까?

◆ 홍태경: 우리가 1990년대 후반부터 해서 내진 성능이라는 것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지진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나라라고 생각해서 건축물에 내진성능이 크게 강화되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서면서 큰 고층건물이라든가, 주요 시설물, 원자력 발전소라든가, 교량, 항만, 이런 데에서는 이런 내진 성능이 어느 정도까지는 해야 한다고 하는 법규화가 제정됐습니다. 하지만 학교 건물 같은, 아이들이 많이 있을 수 있는 학교 건물 같은 데에는,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전체의 60%도 아직 안 되는 수준으로 내진 설비가 대비가 되어 있거든요. 그래서 만약에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고 하면 이런 학교 건물 같은 경우는 굉장히 취약할 수 있는 상황이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큰 지진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이런 다소 내진성능이 미흡한 건물부터 하나씩 대비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 최형진: 건물에 대한 말씀하셨고, 경주, 포항 이후에는 대비가 조금은 달라졌을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 홍태경: 내진성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아직까지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못했고요. 경주, 포항 지진 이후로 한반도 전체적으로 큰 지진이 발생할 개연성이 아주 높다, 혹은 우리나라도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고 하는 국민적인 우려 때문에 범정부 차원에서 이런 단층조사들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가 3년 정도 흐른 시점이 됐는데요. 그래서 전국을 권역별로 나눠서 조사를 하고 있는데, 특별히 주목할 만한 것은 지금 경주, 포항 지진 등이 다 지표에서 그간 확인되지 않았던 단층에서 지진이 발생했거든요. 그리고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많은 지진들이 지표에는 드러나지 않은 단층에서 현재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에 숨은 단층들을 찾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에 다양한 조사방법이 동원되고 있는데, 지하 10KM나 11KM, 이런 곳에 숨어 있는 단층들을 찾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게 또 현실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고는 있지만 시일이 많이 소요될 것 같은 그런 상황이 되겠습니다.

◇ 최형진: 네, 보다 정밀한 관측을 통해서 대비를 해야겠군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홍태경: 네, 감사합니다.

◇ 최형진: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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