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치료제 잘못 먹고 100여 명 극단 선택..."제조사가 부작용 은폐"

탈모 치료제 잘못 먹고 100여 명 극단 선택..."제조사가 부작용 은폐"

2021.02.04. 오후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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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제 잘못 먹고 100여 명 극단 선택..."제조사가 부작용 은폐"
사진 출처=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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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사 머크가 자사가 제조한 남성 탈모 치료제 '프로페시아'가 우울증과 극단 선택을 유발한 사례를 입수했으면서도 이를 고의로 은폐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페시아는 지난 199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세계 최초의 탈모약이다.

지난 3일, 미국 로이터 통신은 뉴욕 브루클린연방법원에 제기된 프로페시아 부작용 소송 관련 자료를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자료에 따르면 머크사는 최소 2009년부터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뒤 심각한 우울증을 앓은 환자의 사례를 200건 이상 입수했다. 그러나 머크사는 부작용 사례가 적고 구체적이지 않아 신뢰할 수 없다고 FDA에 주장했다.

특히 머크사는 프로페시아의 부작용과 관련한 경고 문구에 극단적 선택과 관련한 내용을 추가하지 않도록 FDA를 설득했다. FDA는 머크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극단 선택에 대한 경고 문구를 라벨에 넣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미국에서 프로페시아를 복용한 사람들 가운데 심각한 우울증을 호소한 사례가 700건 이상 보고됐다. 이 가운데 최소 100명이 극단 선택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소비자 보호단체들은 머크사와 FDA가 매출을 위해 부작용을 숨겼다고 비판하고 있다.

건강 데이터 회사 이큐비아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만 240만 명 이상에 프로페시아를 처방했는데 이는 2015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한 숫자다. 미국 일부 의학자들은 "머크사와 FDA가 프로페시아로 소비자의 생명을 잠재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머크사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공식 성명을 내고 "프로페시아와 우울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없으므로 주의 문구를 삽입할 이유가 없다"는 기존 주장을 유지했다.

한편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7년 우울증과 극단적 선택을 유의하라는 경고 문구를 프로페시아에 삽입했다. 이는 의약품 개발사인 한국MSD 보고에 따른 것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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