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요즘 왜 이러지” 자주 깜박, 치매일까 건망증일까

“나 요즘 왜 이러지” 자주 깜박, 치매일까 건망증일까

2021.08.27. 오후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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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1년 8월 27일 (금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장민욱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가끔 잘 사용하던 단어가 기억나지 않거나, 잘 챙겨뒀던 물건을 도무지 찾을 수 없을 때 '혹시 치매가 아닌가?' 덜컥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치매와 기억장애, 그리고 건망증은 차이가 있다는데요. 자세한 내용 짚어보고, 뇌를 활성화시키는 뇌전용 에어로빅, 뇌로빅이 있다고 합니다. 함께 배워보겠습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신경과 장민욱 교수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장민욱 교수(이하 장민욱):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점점 기억력이 흐릿해지는 것 같단 얘기 많이 하시는데, 기억력도 노화에 따라 떨어지거나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겁니까?

◆ 장민욱: 네, 우리 뇌기능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은 자연스런 노화의 일환이죠. 사실 20대 때 정말 빠릿빠릿하게 잘 돌아가던 뇌도 40대 정도가 되면 노화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기억력이 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뇌의 전반적인 기능이 조금씩 다 떨어지는 것이지만 대개는 기억력이나 집중력, 사고전환능력 위주로 떨어지게 되고요. 그렇지만 판단능력 사물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능력, 또 복잡한 일 등을 계산하고 구성하는 능력들은 나이가 들수록 좋아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러운 노화도 어느 정도는 받아들여야 하지만 점점 좋아지는 기능도 있으니까 기쁘게 생각할 일도 있는 거죠.

◇ 최형진: 교수님, 제가 제일 힘든 게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 때, 번호를 듣거나 봅니다. 한 번 보고 외웠다고 버튼을 누르면 ‘어? 번호가 뭐였지?’ 하고 또 봐요.

◆ 장민욱: 이건 초단기 기억력이라고 하는데요. 초단기 기억력은 우리의 해마를 통해서 기억을 등록하는 과정 없이 바로 그 자리에서 집중했다가 바로 내뱉어야 하는 초단기 기억력은 사실 장기적인 기억력하고 관련이 없습니다. 이건 집중력의 문제인데, 아무래도 아나운서님이 많이 바쁘시고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집중력이 떨어져서 그럴 겁니다.

◇ 최형진: 괜히 물어봤네요. (웃음)

◆ 장민욱: 이런 경우는 집중력 키우는 명상을 통하면 굉장히 많이 회복하실 수 있어요.

◇ 최형진: 그럼 저는 기억력의 문제가 아닐 집중력이 없는 사람이었군요.

◆ 장민욱: 그렇죠. 흔히 이런 걸 우리가 건망증이라는 용어로 쓰기도 합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도 많이 하셨을 것 같은데요. 건망증과 치매가 어떻게 다른 겁니까?

◆ 장민욱: 노화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인지력이 떨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죠. 그런데 이런 경우하고는 원인이 다릅니다. 건망증 같은 경우는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나타나기도 하고, 아마 방금 전 말씀하신 것처럼 ‘뭐였더라? 뭐였지?’라고 하면 누군가 옆에서 ‘그거 있잖아~’라고 얘기해주면, ‘아, 맞다’하고 기억해내는 거, 이렇게 작은 힌트만으로도 기억이 나거나, 또는 조금 시간이 지나면 문득 떠오르면서 기억이 난다면 그것은 단순한 건망증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경도인지장애, 치매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치매 같은 경우는 나중에 힌트를 아무리 줘도, 또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시간이 지나도 잘 생각이 안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치매가 된다면 내가 치매가 진행하는지조차도 잘 모를뿐더러 나중에 아무리 많은 힌트를 줘도 기억나지 않았던 부분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기억이 나느냐, 안 나느냐 가지고도 가볍게 구분해보실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지금 한 애청자 분께서 ‘51세 나이인데 휴대폰을 냉동고에서 발견했습니다. 이게 건망증인가요? 치매인가요?’라고 하셨습니다.

◆ 장민욱: 이건 처한 상황에 따라 좀 다를 수는 있는데, 예를 들면 저도 아침에 차를 끌고 출근했다가 퇴근하는 길에 차를 안 가지고 온 줄 알고 버스타고 퇴근한 적도 있거든요. 아마 굉장히 무언가 바쁘게 일을 처리하는 과정 중에서 휴대폰을 냉장고에 넣아놨다면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실수, 자동차 가져온 줄 몰라서 그냥 퇴근한 적이 그 이후로는 한 번도 없었는데요. 내가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겠다, 왜 그랬을까 하고 주의를 기울인다면, 그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하거든요. 휴대전화를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그 뒤로 그런 일들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면 그런 경도인지장애일 가능성도 많습니다. 경도인지장애라면 치매의 위험성이 있는 거거든요. 하지만 제가 언뜻 들어서는 단순한 건망증이었을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 최형진 교수님, 외람된 말입니다만, 차는 좀 심한 거 아닙니까? (웃음)

◆ 장민욱: 그래서 그 다음 날 출근할 때 집에서 아침에 지하주차장 내려가 보고 알았어요. ‘아 맞다. 어제 차 끌고 갔었지’, 그러고는 다시 또 버스 타고 출근해서 퇴근할 때 차 끌고 퇴근한 적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제가 반복한 적은 없습니다. 하하

◇ 최형진: 그렇군요. 우리가 건망증이 모두 치매의 증상은 아니라고 하면서도 치매는 빨리 찾아내는 게 치료나 대응하기에 긍정적이라고 하는데요. 이걸 본인이 구분할 수 있습니까?

◆ 장민욱: 건망증이라면 지금 이런 걱정들도 많이 하셨잖아요, 이렇게 걱정을 본인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사실 대부분 건망증입니다.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서는 기억력이 떨어지고 주변사람들이 얘기해줘서 아는 게 그게 치매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스스로 ‘어머 나 왜 이러지?’하고 느꼈다면 건망증일 가능성이 사실은 더 높죠. 예를 들어, 젊은 2030대, 또는 4050대 때 이렇게 건망증을 겪었다면 ‘요즘 내가 너무 바쁜가보다, 내가 요즘 너무 피곤한가보다’하고 가볍게 넘기겠지만, 막상 60~80대 나이가 조금 더 들어가면서 같은 일은 겪는다고 하더라도 내가 치매가 아닌가 걱정스럽기도 하죠. 똑같이 냄비를 태워도 젊을 때는 그거 가지고 걱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 냄비를 여러 차례 태웠다면 치매가 올까봐 훨씬 더 걱정하고 스트레스를 강하게 받죠. 이런 스트레스와 강하게 걱정하는 염려증이 오히려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내가 처음에 인지하기 시작했다면 건망증일 가능성이 높지만, 이런 경우도 반복된다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보셨음 좋겠고, 나는 잘 인지하지 못했는데 주변사람들이 나한테 자꾸 뭐라고 해준다면. ‘너 왜 그러니? 엄마 왜 그래요? 아빠 왜 그래요?’ 이렇게 얘기해준다면 조금 더 빨리 의심하고 병원에 가보시는 게 좋죠.

◇ 최형진: 치매가 아닌데 젊은 분들은 건망증이 잦아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건망증 발생에도 이유가 있습니까?

◆ 장민욱: 아마 스트레스나 긴장하는 마음이 굉장히 큽니다. 뇌세포에 피로감을 굉장히 촉진시키기 때문에 건망증을 증가시킬 수 있거든요. 게다가 우울감이나 초조한 심리적 요인도 인지기능을 상당히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요즘 신체적으로 피로하신 분들도 많고, 수면부족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은 전두엽 기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저하되기 때문에 역시 건망증을 유발하기 쉽습니다.

◇ 최형진: 최근에 한 드라마 보니까 아끼는 조카의 결혼식을 깜빡할 만큼 기억력이 감퇴했어요. 검사를 받아보니 뇌에 문제가 있었는데, 수술하고 나아지더라고요. 혹시 이렇게 나아질 수도 있는 건가요?

◆ 장민욱: 드라마 상에서 나온 그분,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치매의 한 종류인데요. 뇌수도증 같은 질환이 있습니다. 뇌수도증은 뇌실 안쪽에 척수액이 가득 차면서, 뇌의 실제 공간이 좁아지는 병인데요. 뇌 안에 물이 차면서 뇌가 쪼그라드는 그런 병입니다. 그래서 뇌의 물을 빼주는 시술 또는 수술을 하면 상당히 많이 개선되는 병이기도 하고, 우리가 치매의 원인으로 약 80~90여 가지 정도의 원인을 꼽는데요. 그 중 가장 큰 원인은 알츠하이머 치매고 사실 치료가 많이 어렵죠. 하지만 치료가 가능한 치매의 종류로 분류되는 원인도 40여 가지나 될 정도로 많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방금 말씀드린 뇌수도증도 있고요. 뇌종양 같은 것도 있을 수 있죠. 뇌종양 때문에 인지기능이 떨어져서 치매 증상이 나타났다면 종양을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완벽하게 개선되기도 합니다.

◇ 최형진: 이거 너무 궁금합니다. 서두에도 말씀드렸는데요. 교수님께서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에어로빅을 만드셨다고요? 에어로빅처럼 뇌를 움직이는 건가요?

◆ 장민욱: 네, 맞습니다. 사실 미국에 있는 듀크 대학교에서 이런 용어를 만든 적이 있었어요. 2000년대 초반에 신경이나 뇌를 뜻하는 말로 뉴런, 뉴로 라는 말을 쓰는데요. 이것과 에어로빅을 합쳐셔 ‘뉴로빅’이라는 운동을 한창 한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뉴로빅은 좀 어려우니까 우리나라 용어로 만들어서 ‘뇌로빅’이라는 용어로 치매 등으로 어르신들께 강의해드리고 인지훈련을 할 때 뇌로빅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많이 알려진 지 벌써 5년이 됐네요.

◇ 최형진: 알려주세요.

◆ 장민욱: 뇌로빅하면 사실 어려운 것은 없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거창한 운동기구 갖다놓고 해야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가 일상적으로 하고 있었던 생활습관만 살짝 틀어서 오감기관을 자극해주는 것만으로도 뇌를 20대처럼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죠. 간단하게 몇 가지를 소개해드린다면, 저 같은 경우는 아침에 샤워하고 머리를 말릴 때, 항상 오른 손에 드라이어를 쥐고 왼손으로 빗을 쥐는데요. 이걸 반대로 해보는 겁니다. 왼손에 드라이어를 쥐고 오른손으로 빗질을 하는 거죠. 내가 늘 사용하던 손의 방향을 바꿔보는 겁니다. 그래서 숟가락을 왼손에 들고 젓가락은 오른손에 들어본다거나 포크와 나이프의 위치를 서로 바꿔보는 것도 재미있죠. 그래서 잘 쓰지 않던 손을 사용해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좋은 훌륭한 뇌로빅 방법이 되고요. 그리고 저는 음식의 맛을 보고 냄새를 맡는 과정을 많이 해보라고 어르신들께 권해드립니다. 음식의 맛을 보고 그 맛은 서로 간에 표현해보고 가족들끼리도 ‘된장찌개 어땠어?’ 하면 ‘냄새는 구수하고 짠맛도 있지만 호박의 감칠맛이 더해져서 좋아’라든지, 맛과 냄새를 구체적으로 표현해보는 것만으로도 오감기관에 집중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어지럽거나 거동에 크게 불편함이 없다면 샤워 같은 거 할 때도 눈을 감고 한 번 만져보는 거예요. 눈을 감고 샤워장치를 켜보고 뜨거운 물 차가운 물도 조정해보고, 항상 놓여있는 곳에 샴푸나 바디워시가 있으니까 그런 것도 한 번 사용해보고요. 머릿속으로 위치 등을 상상하게 되잖아요.

◇ 최형진: 그럼 뇌운동이 되겠네요.

◆ 장민욱: 그렇죠. 이런 과정들이 좋고요. 또 밥솥이라든지 주방에서 사용하는 여러 기구들의 위치를 바꿔보는 것도 권합니다. 식탁에 앉아서 밥 먹는 자리를 가족끼리 바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생활에서 조금만 습관을 들이면 뇌운동이 되네요.

◆ 장민욱: 그럼요. 굉장히 좋죠. 편의점에서 물건 살 때, 간단하게 두세 가지 산다면 그런 걸 암산으로 계산해보는 것도 좋은 뇌로빅 방법이 되겠죠.

◇ 최형진: 지금 많은 애청자께서 질문을 주시는데요. ‘저는 술 마신 후에 집으로 올 때 택시에서 잠들다보면 술 먹은 기억은 있는데 중간부터 기억이 없습니다. 필름 자주 끊기다보면 건망증 심해진다고 하던데요?’, 이 분은 술을 줄여야 할 것 같은데요.

◆ 장민욱: 그렇죠. 지금 현대인들의 알코올성치매 비율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이해서 우울증이 깊어지고 혼술도 굉장히 많이 하시는데, 그래서 알코올성 인지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분들도 많고요. 이 분은 평상시 건강하게 사신 분인 것 같은데 아마 택시에 앉는 그 순간부터 알코올의 농도가 많이 올라갔을 겁니다. 술을 마신다고 바로 농도가 올라가는 것은 아니니까요. 따라서 타기 직전까지, 집에 온 것까지는 기억이 나도, 택시 안에서 어느 일이 있었는지 기억을 못하시기도 하죠. 이런 필름을 끊기는 현상이 한두 번 반복되는 것만으로도 뇌에는 돌이킬 수 없는 신경독소로 작용하면서 신경세포가 퇴행될 수도 있어서 필름이 끊길 정도의 술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 최형진: 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장민욱: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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