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으로 건물 '흔들'...도마뱀 꼬리 자르듯 일부만 무너뜨린다

지진으로 건물 '흔들'...도마뱀 꼬리 자르듯 일부만 무너뜨린다

2024.06.16. 오전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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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건물이 무너지면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는데요.

마치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듯 건물 일부분만 무너뜨려 전체 붕괴를 막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새로운 내진 설계 공법이 개발됐습니다.

보도에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규모 7 이상의 강진에 10층짜리 건물이 무너질 듯 기울어집니다.

내진 설계 덕분에 완전 붕괴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기울어진 건물은 본진보다 약한 여진에 결국 무너져버렸습니다.

[화롄 여진 목격자 : 하나는 푸카이 호텔, 하나는 퉁솨이 빌딩인데, 이번 여진이 발생하는 순간 재차 붕괴할 줄은 몰랐습니다.]

내진 설계는 구조물 사이의 연결을 촘촘히 하고 하중을 분산시켜 초기 충격과 붕괴를 견디게 하는 방식입니다.

균열이나 파손, 작은 규모의 붕괴에는 효과적이지만, 대규모 붕괴가 일어나거나 추가 충격이 가해지면 오히려 건물 전체로 연쇄 붕괴가 일어납니다.

스페인 연구팀이 건물 붕괴 시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내진 설계 공법을 개발했습니다.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 건물이 충격을 받으면 가장 처음 흔들리는 연결부위를 빨리 무너뜨려 붕괴 전파를 끊어내는 방식입니다.

마치 도마뱀이 위협을 느낄 때 꼬리를 자르고 도망치듯이 일부분을 포기하고 전체 붕괴를 막는 겁니다.

연구팀은 2층 높이의 조립식 콘크리트 건물을 짓고 개발한 내진 설계법을 검증한 결과,

모서리 기둥을 제거하자 하중 경로를 따라 일부분만 무너지고, 다른 부분은 무너지지 않아 건물 전체 붕괴를 막는 데 성공했습니다.

[호세 아담 / 스페인 발렌시아대 교수 :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건물에 충격이 가해졌을 때, 에너지가 일부분으로 격리돼 건물 전체로 붕괴가 확산되지 않았습니다.]

연구팀은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에서도 개발한 내진 설계 공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확인할 예정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국제학술지 '네이처' 표지에 실렸는데, 토목·건축 분야 연구성과가 표지에 실린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YTN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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