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다른 '침수 지도'...뭘 믿어야 하나?

너무 다른 '침수 지도'...뭘 믿어야 하나?

2024.07.29. 오전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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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해가 발생하면 '재해지도'를 가지고 대피하라", 정부에서 만든 지침입니다.

과거에 침수된 이력을 나타내는 '침수흔적도' 같은 재해지도는 지자체가 만들고, 어떤 내용이 담겨야 할지까지 법으로 강제하고 있습니다.

관리가 잘 되고 있을까요?

YTN 데이터랩이 분석했습니다.

[기자]
인천시가 시민들에게 공개한 '2017년 기준 상습침수구역'입니다.

계양구 작전우체국 인근 55만 제곱미터도,

여름이면 언론에 단골로 등장하는 침수 구역입니다.

지난달 이후 한 달 사이에 무려 세 번이나 이런 피해가 반복됐습니다.

[진철재, 인천시 작전동 (지난 2010년 9월) : 거의 사람 키만큼 물이 찼으니까….]

인천시가 파악한 상습침수구역은 여의도 면적의 1.3배.

하지만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생활안전지도의 '침수흔적도'는 피해 면적이 그보다 훨씬 작고, 전혀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인천시가 상습침수구역으로 설정한 영역의 99.8%가 행안부 지도엔 빠진 겁니다.

인천만이 아닙니다.

서울시와 행안부의 침수지도, 눈으로 봐도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서울시 공개 침수흔적도의 60%가 행안부 지도에는 빠져 있습니다.

행안부는 지자체가 출처 모르는 데이터를 별도로 공개한 게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 침수흔적도, 행안부가 공개하고 있는 건 다 맞는데 인천도 그렇고 서울도 그렇고 본인들이 공개한 데이터들이 지금 틀렸다고 그러거든요.]

하지만 행안부 지도로 통일하기엔, 빠져있는 상습 침수구역이 너무 많습니다.

침수흔적도는 자연재해대책법상, '재해지도 작성 기준 등에 관한 지침'을 따라 지자체가 작성하도록 돼 있는데, 침수구역을 지나치게 적게 계산할 조건이 곳곳에 보입니다.

[인천시청 관계자 : (행안부에 보내는 자료) 작성은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해요. (지침상에) 도로 같은 지표상에 흐르던 물이 지반보다 낮은 반지하 주택으로 유입된 경우에는 작성 대상에서 제외 가능하다, 이런 조항들이 있거든요?]

예고 없는 비가 더 많이, 더 자주 오는 '기후 재난'의 시대, 시민들이 어떤 지도를 믿고 봐야 할지, 누구도 속 시원한 답을 주지 못합니다.

[황석환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자원하천연구본부 연구위원 : 그 (지침) 안에는 절차나 방법은 있지만 실제로 이거를 어떤 데이터들을 어떻게 가공을 해서 어느 정확도를 어떻게 검증할 건지(는 없어요.) 중요한 정보라면 이걸 지자체 단위로 이렇게 알아서 하라고 맡겨둬야 하는가….]

이런 가운데 물 재해 상황 관리를 맡고 있는 환경부는 '도시침수지도'를 공개하고 있지만, 많은 지역이 '미제작' 상태입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데이터 분석·시각화 : YTN 데이터랩 함형건 기자

영상편집: 이현수

디자인: 조해진


데이터 목록:

1.행정안전부 생활안전지도 shp 파일 전국 침수흔적도(2002~2023년)

2. 서울 침수예상도 서울 침수흔적도 shp 파일 (2010, 2011, 2012, 2013, 2014, 2016, 2017, 2018, 2019, 2020, 2022) 공공데이터포털, 열린데이터광장

3.인천광역시 상습침수구역 shp 파일(2017년 기준) 공공데이터 포털. 인천광역시 오픈데이터

4.2019년 인천광역시 자연재해저감 종합계획 문서



YTN 장아영 (jay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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