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복원한 집단폐사 산양의 흔적 : 인터랙티브 사이트 어떻게 만들었나

데이터로 복원한 집단폐사 산양의 흔적 : 인터랙티브 사이트 어떻게 만들었나

2025.02.27. 오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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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겨울, 설악산과 비무장지대 등애서는 천연기념물이며 멸종위기종인 산양 1022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국내에 서식하는 야생 산양의 정확한 개체수를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산양의 대부분 혹은 적어도 3분의 1 이상이 한꺼번에 사라진 사건으로 평가됐습니다. 역대급 폭설에 더해 서식처 사이의 이동을 막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차단울타리가 그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정부는 아직 울타리 철거 여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입니다. YTN 데이터랩은 '살아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산양의 과거와 오늘. 미래를 생각하고 생태학적 공존을 고민해보는 특집 사이트 '1022마리 산양, 그 겨울의 마지막 기록'을 제작했습니다. 사이트의 제작에는 다양한 공공데이터와 데이터저널리즘 기법을 적용했습니다.



(포털에서 바로가기 링크가 작동하지 않으면 인터넷 주소창에 http://bit.ly/41yRJJv을 붙여넣기 하세요)


산양 사체 지점 인터랙티브 지도 어떻게 만들었나



YTN 데이터랩은 산양 집단폐사 사건의 흔적을 위치 정보 데이터로 추적해 복원했습니다. 2023년 11월부터 2025년 5월까지 폐사한 산양 중 위치정보가 식별 가능한 개체 951마리, 705곳의 폐사 지점을 지도에 시각화했습니다. 산양 폐사와 관련된 국내 최초의 인터랙티브 지도입니다. 국가유산청과 환경부에 접수된 '산양 멸실신고서'(현장에서 사체로 발견됐거나 구조했으나 죽은 산양을 신고한 문서)의 내용을 기본 정보로 하고 있습니다. 집단폐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차단 울타리의 위치도 표시했습니다. ASF 차단 울타리는 2019년 ASF 출현 당시 농촌 마을 위주로 초기에 먼저 설치한 1차 울타리와 지자체 단위로 설치한 2차 울타리, 중앙정부 차원에서 만든 3차 광역 울타리로 나뉩니다. YTN 데이터랩은 이 가운데 ASF 차단 울타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차 울타리와 광역 울타리 파일을 GIS 지도로 제작했습니다. 특히 지자체 울타리 위치 정보는 정부나 지자체의 자료 중에 신뢰할 만한 GIS 파일이 존재하지 않아 자체 제작했습니다. YTN 데이터랩이 해당 시군구에 일일이 자료를 요청해 개별 이미지 도면 등을 취합해 수작업으로 GIS 파일화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울타리 지도 제작에는 한 달 이상이 소요되었습니다. 지도 제작에는 QGIS와 구글어스엔진, Arcgis Online Storymap을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시뮬레이션 스토리텔링 코너 어떻게 제작했나



시뮬레이션 스토리텔링 '산양, 길을 잃다'는 과학적 사실에 허구를 가미한 새로운 형식의 인터랙티브 코너입니다. 폭설이 내린 설악산에서 먹이를 찾아 얼어붙은 산속을 헤매는 산양의 여정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입니다.
장수대와 오색 지역을 서식처로 살아가는 3마리의 산양이 주인공입니다. 아직은 어린 2살의 솔이, 아기를 임신한 8살의 여울이, 고령의 나이인 12살의 노을이는 각기 신체적으로 불리한 여건을 감수하고 생존을 위한 이동에 나섭니다. 독자가 3마리 산양 중 하나의 캐릭터를 선택하고 다시 3가지의 경로 중 하나를 선택하면서 이야기가 단계별로 진행됩니다. 독자는 아프리카차단울타리가 여전히 설치되어 있는 경우와 철거된 경우를 상정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산양이 민가에 들어가거나, 로드킬 위험에 처하거나, 다른 동물들의 공격을 받는 등의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여기에 더해 소설의 배경이 되는 날씨 상황은 독자가 시뮬레이션을 할 때마다 무작위로 자동 설정됩니다. 이에따라 모두 40여가지의 시나리오 체험이 가능합니다. 본 시뮬레이션 코너는 YTN이 React, TypeScript, Tailwind CSS, Vite를 기반으로 개발했습니다. React의 상태 관리, 조건부 렌더링, CSS 애니메이션을 통해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변화하는 이야기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시뮬레이션 설계에 StackBlitz의 Bolt AI 도구를 활용했고, 소설의 내용과 관련한 학술적 배경 조사에 학술데이터베이스와 생성형 AI 챗GPT를 활용했습니다. 산양이나 사슴, 순록 등의 이동 특성과 에너지 소모량 등과 관련한 21편의 해외논문과 국내 산양의 서식 분포와 생태 등에 관한 18편의 국내 논문을 참고했습니다. 시나리오 작성에 참고한 구체적인 정보는 기자가 사실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강원대학교 야생동물연구실 박영철 교수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YTN 함형건 (hkhah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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