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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겨울, 1022마리의 천연기념물 산양이 떼죽음을 당한 사태는 근래에 보기 드문 '생태적 재앙'이었습니다. 먹이를 찾아 겨울 산을 헤매는 산양에게 깊게 쌓인 눈과 생태계를 분절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차단 울타리는 치명적이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십만년 이상의 세월을 이땅에서 살아온 '살아있는 화석' 산양은 이미 일부 연구에서 기후변화로 인해 앞으로 남한에서 거의 사라질 가능성 마저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올겨울은 눈이 적게 내려 산양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겨울을 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운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우리 사회의 대형 이슈 속에 멸종위기종 산양에게 닥쳐왔던 환경 재앙은 점점 잊혀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9월쯤에나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 울타리의 존속 혹은 철거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이는 방역 정책을 넘어 야생동물 보호 정책에도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YTN 데이터랩은 '1022마리 산양, 그 겨울의 마지막 기록'을 통해 이 땅의 자연과 함께 해온 산양의 시간과 공간의 맥락을 함께 짚었습니다. 십만 년 전부터 한반도에 살아온 ‘살아있는 화석’ 산양의 과거부터, 집단폐사 이후 남은 개체들의 현재,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남한에서 절멸할지도 모른다는 미래까지 연결했습니다. 또한, 국내 최초의 산양 폐사 지점 인터랙티브 지도를 제작해 산양들이 어디서, 왜 쓰러졌는지 공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시뮬레이션 스토리텔링 ‘산양, 길을 잃다’는 독자가 직접 산양이 되어 폭설 속 설악산을 헤매며 생존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제작했습니다.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산양이 처한 현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부의 선택이 멸종위기종의 미래를 결정할 올해, 산양과 인간의 공존이 가능할지 함께 고민해볼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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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함형건 (hkhahm@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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