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담은 영화 '소원' 인기

진심 담은 영화 '소원' 인기

2013.10.11. 오전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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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관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조용히 붐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가 있습니다.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로 알려진 이준익감독의 '소원'인데요.

아동 성폭행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담고 있지만 보고 나오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영화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김선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애써 고개를 돌리고 싶을 만큼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아동 성폭행.

영화 '소원'은 실제 일어났던 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뤘다는 점에서 선뜻 내키지 않는 영화입니다.

몸과 마음이 상처투성이가 된 아이와 그런 자식을 보며 울부짖는 부모들.

처참한 현실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소원'은 지금까지의 성폭행 영화와는 다르게 따뜻함과 포근함을 갖고 있습니다.

가해자에 대한 응징이나 복수가 아니라 피해자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고 주변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말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설경구, 배우]
"먹기 정말 힘든 음식인데, 망설여지는 음식인데 그걸 한입 베어물었을 때 어! 그런 영화를 만드려고 했거든요. 감독님이랑. 그런 영화였으면 좋겠고 보기에 따뜻한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영화 '평양성'이후 상업영화 포기를 선언했던 이준익 감독을 움직인 것도 피해자에 대한 진심의 마음을 담은 시나리오 때문입니다.

이 감독은 성폭행과 관련된 자극적인 장면과 폭력성을 빼고 대신 따뜻한 응원과 치유의 시선을 담았습니다.

[인터뷰:이준익, 감독]
"아동 성폭행과 관련된 가해자의 응징에 머믈지 않고 과연 피해자들이 평소에 짊어지고 살아야하는 삶의 모습을 우리가 자세히 살펴봐야 하지 않는가."

이처럼 마음을 움직이는 영화를 만드는데 '소원'역을 맡은 이레 양의 뛰어난 연기도 기여했습니다.

8살 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섬세한 감정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인터뷰:이레, 배우]
"쉬운 연기 할때는 그냥 이레답게 했는데 어렵거나 힘든 장면 찍을 대는 소원이의 마음이 어땠을까 하고 찍었어요."

개봉 첫 주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던 '소원'은 관객들의 입소문과 SNS 반응이 전해지면서 지난 주말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인터뷰:백현정, 관객]
"현실이 사실은 이것보다 훨씬 더 잔인하기 때문에 피해 가족들 입장을 한번 더 보게 돼서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고요."

[인터뷰:김소연, 관객]
"아이의 엄마 아빠 뿐아니라 대한민국 모두가 봐서 이것이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라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있어야 할 내용이라는 걸 꼭 알았으면 좋겠어요."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영화들이 많은 요즘, '마음'을 담은 영화 한 편이 관객들에게 작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YTN 김선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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