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고보드 라돈의 공포...우리집에서 발암 물질이?

석고보드 라돈의 공포...우리집에서 발암 물질이?

2014.03.24. 오전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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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흔히 사용되는 건축자재 석고보드에서 충격적인 라돈 수치가 나왔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추적 60분'은 '라돈의 공포-1부, 아파트 17층의 미스터리'라는 주제로 집과 라돈의 관계를 파헤쳤다. '추적 60분'에서는 지난해 12월 '문제는 집이다. 암 발병 원인에 대한 가장 새로운 분석' 방송에서도 라돈이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추적 60분 제작진은 라돈을 다룬 방송 직후 일주일 동안 150여 통의 전화가 빗발쳤고, 암 센터에서는 라돈이 환자들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고 밝히며 후속 취재를 진행했다. 라돈에 대한 위험성이 알려지자 라돈 측정기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도 몰렸다.

미국환경청의 발표에 따르면 4피코큐리(pci/L)의 라돈 농도에서 장기간 거주할 경우 흡연자는 1,000명 중 62명, 비흡연자는 1,000명 중 7명이 폐암에 걸린다고 한다. 폐암 발병 원인 중 흡연 다음으로 가장 주요한 원인이 라돈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우리 주변에서 자연적으로 접하게 되는 방사능 물질 라돈은 토양에서 발생한다. 토양에 둘러싸인 저층 지대일수록 라돈에 노출되기 쉽지만 이날 방송에서는 아파트 17층에서 저층 지대보다 높은 수치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아파트 17층에서 라돈을 측정한 결과, 단독 주택이나 지하방보다 높은 수치가 나왔다. 아이의 방에서는 5.2피코큐리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도 이례적인 결과에 의아함을 표했다.

전문가가 지목한 원인은 석고보드다. 아파트 구조상 아이의 방에 특히 석고보드가 많이 사용됐다는 것. 제작진은 정확한 원인을 밝혀 보기 위해 아이의 방 벽면에서 석고보드를 채취해 일정 기간 라돈의 수치를 측정했다. 측정기간 동안 전체 면적을 구해 계산했을 때 실제 방안으로 방출된 양은 최대 8피코큐리까지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자연방사능 환경보건센터 조승연 교수는 "라돈은 토양에서 주로 방출되기 때문에 고층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고층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건축자재 특히 석고보드에서 라돈이 많이 방출됐다. 고층 아파트도 라돈으로부터 완벽히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8개의 석고보드를 환경부가 지정한 연세대학교 자연방사능 환경보건센터에서 검사했다. 검사한 석고보드 중 3개의 석고보드에서 높은 수치가 나타났다. 48시간 측정치 중 최고 농도는 각각 7.13피코큐리, 4.10피코큐리, 4.73피코큐리였다.

석고보드에서 많은 라돈이 방출되는 이유는 뭘까. 석고보드는 아파트를 포함한 대부분의 건축물에 마감재로 사용되고 있다. 전문가는 석고보드의 주원료 중 한 가지가 우라늄이 다량 함유된 인광석의 부산물인 인산석고라고 했다. 제현국 자원공학 박사는 "석고보드의 원재료는 인광석이라는 광석이다. 인광석에는 우라늄 함량이 일반 암석보다 보통 2~5배 이상 들어가 있고 많게는 우라늄 함량이 10%까지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조승연 교수는 "새집 증후군의 원인 물질 같은 포름알데히드 같은 것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방출량이 떨어지는데 라돈의 모핵종은 우라늄이다. 우라늄은 반감기가 45억 년이다"고 라돈의 위험성을 언급했다.

석고보드를 사용해 지어진 집과 건물들이 많기 때문에 누구도 발암 물질 라돈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 현재 국내에서는 석고보드나 건축자재에서 라돈 방출에 대한 법적 강제 기준은 없다.

제작진은 라돈에 대한 제재가 잘 되고 있는 체코의 사례를 들었다. 체코에서는 업체가 석고보드 판매를 위해서는 각 제품이 방사성 물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측정해야 하며 안전하다는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렇다면 석고보드의 대체품은 없을까. 다음 주 '추적60분'에서는 석고보드가 아닌 다른 건축 자재들의 라돈 함유량은 얼마인지 분석한다. 폐암 환자 68명의 집에서 측정한 라돈 수치 결과도 공개된다.

온라인뉴스팀(press@digitalytn.co.kr)
[사진출처 = KBS 2TV '추적60'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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