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의 '형형색색 속살'

그림자의 '형형색색 속살'

2014.05.24. 오전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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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림자의 속을 파보면 형형색색의 다채로운 세계가 펼쳐진다'고 얘기하는 '그림자 작가' 박현수의 개인전이 마련됐습니다.

갤러리로 바뀐 여관과 한옥에서는 이채로운 전시회가 마련됐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현수 'EXPANSION' 전 / 6월 10일까지 / 서울 통의동 진화랑]

관람객들은 왜 자꾸만 대형 추상화 앞으로 다가서는 걸까?

자개처럼 또는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형형색색 율동하는 형상들이 시선을 빨아들이는 겁니다.

그런데 작가에겐 이 모든 게 그림자의 속살입니다.

작품 제작 기법 또한 그림자의 깊은 속을 들여다보는 방식입니다.

원색 물감을 흘려 캔버스를 꽉 채우고 나서 그 위에 중성 색을 입힌 뒤 갖가지 모양으로 긁어내는 겁니다.

빛이 먼저지만, 빛이 비추는 대기와 사물, 인간의 삶을 모두 포용한 게 그림자라는, 그래서 빛이 아니라 그림자가 주인공이라는 작가 박현수의 시선을 담은 작품들입니다.

[인터뷰:박현수, 미술작가]
"드리핑(물감 흘리기) 때와 드래깅, 즉 긁어낼 때 다른 두 가지 에너지가 작용하거든요. 드리핑 때 굉장히 자유로운 에너지와 나만의 도구로 긁어낼 때 신중하고 전혀 다른 에너지..."

10여 년 전 뉴욕 유학 당시 자신의 생각과 생활상을 그림자 이미지로 기록한 '그림자 다이어리'에, 습작 또는 스케치북으로 쓴 정사각형 널빤지까지, 작품 창작에 도 닦듯 몰두해온 작가의 이채로운 면을 보여주는 전시회입니다.

['장응복의 레지던스' 전 / 6월 3일까지 / 서울 통의동 '보안여관']

간판을 보면 틀림없는 옛 여관입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뜻밖의 풍경이 펼쳐집니다.

1층과 2층의 각 방이 디자이너 장응복의 임시 전시실로 변한 겁니다.

6월 초까지 이곳에서 근대와 현대의 시공간을 넘나드는 생활 인테리어 디자인이 선보입니다.

['Once is not enough' 전 / 6월 29일까지 / 서울 통인동 '시청각']

일제 강점기에 지어졌다가 갤러리로 탈바꿈한 이 한옥에서는 국내외 작가 11명이 신작이 아니라 과거에 전시했던 작품을 다시 모았습니다.

'Once is not enough'라는 전시회 제목처럼 한 번으로 충분치 않으니, 적어도 한 번 더 지난날의 작품을 한옥 갤러리에서 작가는 물론 관객도 함께 반추하는 기회로 삼자는 메시지가 색다릅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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