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여름 패션 경향...② 꽃을 입은 그대

2014 여름 패션 경향...② 꽃을 입은 그대

2014.06.14. 오전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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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꽃무늬 옷은 '구식, '촌티'와 동의어로 통했다. 특히 절제된 디자인, 모노톤의 색상으로 대변되던 미니멀 의상이 전 세계를 휩쓸던 때, 여성들은 꽃무늬 옷이라면 대놓고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젠 좀 달리 볼 때가 됐다. 패션계는 봄부터 시작된 꽃무늬의 인기가 여름에도 계속될 걸로 본다. 남성복 쪽도 예외가 아니다.

그런데 살짝 고민이 생긴다.

'꽃무늬, 얼마나 어떻게 달라지는 걸까?'
'꽃무늬가 아무리 예뻐도 여름옷은 소재를 무시할 순 없는데…'

패션 감각도 살리고 쾌적함도 잡을 올여름 패션 경향을 알아본다.

◆ 꽃무늬, 더 크고 더 화려하게

올여름 꽃무늬, 눈에 띄게 커졌다. 크기만 한 게 아니라 강렬하다. 큰 꽃 하나로만 승부를 겨루는 게 아니라 검정, 빨강, 노랑, 주황 등 원색의 커다란 꽃들을 옷 위에 빼곡히 넣었다.

꽃 자체를 부각하려 다른 프린트와 이어 붙이기도 했다. 이런 커다란 '꽃물결'이 올여름 블라우스, 재킷, 바지, 원피스 등 거의 모든 아이템에 활용됐다.

윤춘호 디자이너는 "이름 봄에는 잔잔한 꽃무늬가 유행했다. 이제는 좀 더 발전된 꽃무늬를 선보이고 있다. 손으로 그린 듯, 그래픽을 넣은 듯 표현 기법들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꽃무늬 의상은 여성미를 부각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잘못 코디할 경우 여성미는 상실한 채 그야말로 '꽃집 아가씨'가 되기 쉽다. 깔끔하게 원피스 하나만 입든지, 상의나 하의 한쪽에만 포인트를 주는 게 좋다.

꽃무늬가 그 자체로 액세서리 역할을 하긴 하지만 좀 더 신경을 쓰고 싶을 때는 야구 모자 스타일의 스냅백이나 선글라스 등 힙합풍의 소품을 활용해 화려하고 개성 강한 의상을 연출할 수도 있다.

◆ 리넨의 재발견…구김도 '멋'

올여름 의상 소재로는 단연 리넨(Linen)이 주목받는다. 리넨은 아마(Flax)의 줄기로 만든 천연섬유다. 통풍성과 흡습성이 뛰어나고 가볍지만 구김이 잘 생겨 격식을 갖출 자리에 입을 옷이나 직장인들의 정장용으로는 환영받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리넨 혼방섬유도 나오고 있고 구김조차 멋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늘면서 패션업계는 여름 의상 소재로 적극 활용에 나서고 있다.

여성 브랜드 '르샵'의 김효정 디자인 실장은 "소재는 지난 시즌보다 한층 가벼워졌다. 리넨 혼방 소재가 주목받는다. 컬러는 전반적으로 파스텔 톤이 강세"라고 설명한다.

디자인 면에서는 상의의 길이가 길어졌다. 톱이나 티셔츠의 길이가 길어지자 티셔츠 형태의 원피스는 자연스럽게 유행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하의는 와이드 팬츠가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배기 팬츠, 오버롤 스타일, 치마바지 스타일로 유행도 더위도 함께 잡을 수 있다. 스니커즈나 납작한 슬리퍼를 매치하면 꾸민 듯 안 꾸민 편안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 꽃을 입은 남자…기능성 소재로 실용성 강조

남성들에게도 꽃무늬 의상은 의외로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 될 수 있다. 가슴 부분에 꽃무늬가 그려진 면 셔츠는 단품으로도 포인트가 될 수 있어 유용하다. 이미 남성복 시장에도 꽃무늬 의상은 넘쳐나기 시작했다.

민정호 본(BON) 디자인 실장은 "남성들이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 차원을 넘어서 개성 있고 독특한 패션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며 "올여름에는 보다 과감한 프린트와 소재, 컬러의 아이템을 믹스매치해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할 것을 권한다"고 말한다.

소재는 초경량으로 가벼운 착용감을 주는 기능성 소재가 계속 강세일 걸로 보인다. 리넨 소재 재킷을 활용하면 시원함과 스타일을 모두 잡는 패션이 가능하다.

삼성 에버랜드 패션 홍보담당 김영대 대리는 "지난해부터 강화된 에너지 절약의 정부 시책으로 올여름에도 *쿨비즈 룩이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쿨비즈(cool-biz)는 쿨(cool)과 비지니스(business)의 합성어로 넥타이를 매지 않은 간편한 스타일에 시원한 소재의 의상을 입는 것을 말한다.)

YTN PLUS 강내리 기자 (nrk@ytnplus.co.kr)
[사진제공 = 올리비아로렌, 지오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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