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비키니도 있다?!…수영복 변천사

남자 비키니도 있다?!…수영복 변천사

2014.08.04. 오전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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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위부터 로마 시대 벽화에 그려진 수영복, 1900년 해변가, 1903년 프랑스 수영복]


지구에는 얼마나 많은 물이 있을까? 바다는 지구표면의 71%를 덮고 있다. 강과 호수, 하천도 지구 표면의 3%를 덮고 있다. 74%의 물이 지구 표면을 차지한 가운데 지구인들에게 물놀이는 빼놓을 수 없는 여가로 자리 잡았다. 무더운 여름철 물놀이를 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수영복. 질병 치료 목적이었던 해수욕이 대중화되면서 멋과 동시에 레저를 편히 즐기기 위한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시대별 수영복 변천사를 살펴보자.


◆ 로마 벽화에도 물놀이 하는 여성들이

수영복에 대한 최초 기록은 기원전 350년 그리스 기록이다. 여성들이 수영복을 입었다는 내용이 전해오는데 고대 로마 시대 모자이크 벽화에서도 비키니를 입고 놀이를 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발견된다.(당시에는 물론 비키니라는 말이 없었다.) 이렇게 일찍부터 발명됐지만 수영복은 한동안 잊혀졌다. 중세 들어 수영 자체가 금지되고 수영복도 금기시됐기 때문이다. 수영복이 비로소 대중화된 것은 19세기가 돼서였다.

19세기 유럽 의사들은 우울증 치료를 위한 놀이로 환자들에게 수영을 권했다. 당시 수영복은 나이트가운처럼 노출 없이 헐렁하게, 길게 입는 방식이었고 이때 수영이 놀이로 큰 인기를 끌었다. 수영복은 1850년에는 투피스 형태로 변형됐고 1890년대에는 산업혁명으로 부가 축적되면서 일상복과 다르지 않은 화려한 수영복이 등장했다. 몸매가 드러나는 수영복은 1910년이 돼서야 등장했는데 파격적인 노출에 당시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기도 했다. 남성 수영복도 원래는 다리까지 내려오는 원피스형이었지만 20세기 들어 상의가 없어지고 하의만 입는 형태로 바뀌었다.


[사진 설명 = 왼쪽부터 파리 디자이너 루이 레아르와 디자인한 비키니, 첫 비키니 모델이 된 스트립 댄서]

◆ 비키니 탄생 설화?!

1946년. 파리의 디자이너 루이 레아르는 등과 배가 모두 드러나고 작은 천 조각으로 몸의 최소한만 가린 투피스 형태의 수영복을 고안했다. 당시 미군은 태평양 한가운데에 있는 비키니 섬에 원자폭탄 실험을 했고, 세간의 관심이 모두 그쪽에 쏠려 있었다. 디자이너는 수영복의 파격적인 디자인이 주는 충격이 핵실험과 같을 것이라 예상하며 수영복 이름을 '비키니'라고 붙였다. 예상대로 그 충격은 엄청나서 모델들도 비키니 입기를 꺼려 결국 스트립댄서가 비키니 수영복의 첫 모델이 되었다. 그리고 비키니와 함께 그녀도 유명세를 타면서 5만 통 이상의 팬레터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로마 교황청은 부도덕한 옷이라며 비판했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착용을 금지했지만 1950년대를 지나면서 비키니는 유럽을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대유행이 되었다.


[사진 설명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영복을 판매한 백화사 광고, 일제강점기 1930년대 수영복과 수영모자, 1930년대 대천해수욕장 풍경, 아르마니와 알렉산더 맥퀸에서 내놓은 남성 수영복 맨키니]

◆ 무명 팬티가 전부? 우리나라 수영복은?

우리나라의 수영복 패션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성인 남자가 해방 직후 입었던 수영복은 검은색 무명 팬티가 전부였다. 하지만 우동 한 그릇에 5전이었던 일제시대 말에도, 40원짜리 일제 수영복을 입었던 귀족 그룹도 존재했다. 1920년대 초 무릎과 팔꿈치까지만 노출했던 수영복 패션은 1920년대 말부터 어깨와 겨드랑이, 넓적다리를 노출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전후였던 1930년대에는 초기 수영복 소재로 울이 주로 사용됐다. 보령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해수욕장 특별전 '바다, 추억 그리고 …' 에 전시된 수영복을 보면, 상의와 하의가 붙은 원피스 모양이지만, 물 빠짐을 위해 가운데 부분을 터 구분하고 안에 망사 천을 덧댄 모습이다. 보수적인 분위기는 살리되, 물 빠짐 등 기능성도 놓치지 않은 것이다. 1930년대 잡지에 실린 대천해수욕장 사진에서도 비슷한 수영복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1961년 (주) 한국샤크라인의 전신인 백화사가 상어표 비키니를 내놓은 것이 시초다. 한국 수영복 시장이 열린 것이다. 여성 해방의 상징이자 젊음의 문화코드를 표방했다는 후문이다.


◆ 남자 비키니도 있다?!

사실이다. 원피스, 비키니, 모노키니, 튜브비키니 등 여성 수영복은 다양한 형태가 있지만, 남성들은 해변가에서 삼각, 사각 아니면 반바지만 입는 모습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은 얼마 전부터 남성 수영복에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하고 있다. 남성의 man과 비키니(bikini)의 kini가 만난 이른바, 맨키니(mankini)도 등장했다. 남성 수영복 트랜드도 흥미롭게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사진 설명 = 위부터 최근 유행하는 래시가드, 대중적인 비키니, 원피스 수영복]

◆ 멋과 기능을 한 번에 잡는다

최근에는 원피스, 비키니를 넘어 기능에 치중한 긴 팔 수영복, 래시 가드(Rash Guard)를 입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긴 팔 티셔츠처럼 생긴 래시가드는 몸에 꼭 맞는 형태로,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 신축성이 좋고 잘 마르는 특징이 있다.

래시가드는 이전까지는 서핑, 스쿠버다이빙 등 수상 스포츠를 할 때 입는 전문가용 수영복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수상 레포츠가 대중화됐고 살이 타는 것을 막거나 통통한 몸을 감추는 등 다양한 용도로 찾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다. 실제로 옥션이 이번 달 수영복 판매 실적을 전년과 비교해보니, 래시가드 판매량은 80% 이상 늘어, 비키니 판매 신장률 30%보다 월등히 앞섰다.

[YTN 정유진 (yjq07@ytn.co.kr)기자]

[사진 제공 = 보령문화의전당(보령박물관), 옥션, 메종 marie claire,구글닷컴 이미지검색, 다음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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