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붓놀림' 드로잉을 예술의 경지로

'신의 붓놀림' 드로잉을 예술의 경지로

2016.09.11. 오전 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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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드로잉의 천재' '붓 펜의 마술사',

실시간으로 무엇이든 그려내는 '라이브 드로잉'이라는 독창적 분야를 개척한 만화가 김정기 씨를 일컫는 말입니다.

본업인 만화는 물론 광고와 영화 등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아가고 있는 김정기 작가를 윤현숙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하얀 캔버스 위.

신들린 듯 움직이는 손길을 따라 커다란 석유 시추선이 생겨나고, 근로자들의 작은 몸짓 하나까지 생생히 표현됩니다.

가로 5m, 세로 2m의 대형 캔버스는 어느새 거대한 세계 지도로 바뀝니다.

최근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끈 한 기업의 이미지 광고.

밑그림이나 참고 자료 없이 단숨에 정교한 그림을 그려내는 '라이브 드로잉' 분야를 개척한 김정기 작가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김정기 / '라이브 드로잉' 작가 : (큰 그림은) 60~70% 정도 머릿 속에 완성되어있어요. 나머지는 그리면서 만들어 가는데, 이 사람 옆에 이 사람의 관계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이 사람 뒤에는 뭐가 나온다 이런 식으로….]

평범한 만화가였던 그에게 인생역전 드라마가 시작된 건 지난 2011년.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즉흥적으로 드로잉 쇼를 펼친 영상이 유튜브에서 화제가 되면서입니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해외 초청이 줄을 이었습니다.

독창적인 기법에 CF,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제안이 쏟아졌고, 앞으로도 수년 치 해외 일정이 꽉 차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습니다.

[김정기 / '라이브 드로잉' 작가 : 만약 옛날이었으면 방 안에서 계속 그림만 그렸을 것 같은데, 이런 유튜브나 SNS 등 제 그림을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많아졌어요.]

내년에는 새로운 도전에 나섭니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만화 연재를 라이브로 중계할 계획입니다.

역시 세계 최초 시도입니다.

[김정기 / '라이브 드로잉' 작가 : 한 페이지 한 페이지 완성되고 나중에 책으로도 나오겠지만, 영상물로도 팔 수 있고 여러 나라 언어로 동시에 연재할 수 있도록….]

붓 펜과 상상력만으로 신세계를 개척하고 있는 김정기 작가.

웹툰에만 무게 추가 쏠리는 만화계의 현실이 아쉽다며,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후배 작가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습니다.

[김정기 / '라이브 드로잉' 작가 : 뒤에 다른 작가들도 자기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을 많이 보여줬으면 좋겠어요. 예전처럼 숨기거나 그런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YTN 윤현숙[yunhs@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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