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주의 스탠바이미] '현실판 스카이캐슬' 열혈 엄마의 고백

[최영주의 스탠바이미] '현실판 스카이캐슬' 열혈 엄마의 고백

2019.02.09. 오전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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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주의 스탠바이미] '현실판 스카이캐슬' 열혈 엄마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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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입시 제도의 현실을 다룬 드라마 '스카이캐슬'이 막을 내렸다. 드라마 속에는 자식들을 서울대 의대에 보내기 위해 억대의 입시 코디까지 고용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모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방영 기간 내내 어딜가나 스카이캐슬이 화두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첫 회 시청률 1%대에서 시작해 시청률 23%대까지 수직 상승하며 종영했다는 사실이 그것을 뒷받침해준다. 무엇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것일까. 자녀들을 남들이 선망하는 속칭 명문대에 보내고 싶어하는 현실 속 부모들의 욕망이 크게 다르지 않을터, 어쩌면 실제 부모들이 맞닥뜨린 '입시 전쟁'의 현실이 더 잔인한지도 모르겠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부모'의 목소리를 YTN 주말 인터뷰 프로그램 '스탠바이미'(연출:이희수)에서 들어봤다.

[최영주의 스탠바이미] '현실판 스카이캐슬' 열혈 엄마의 고백

전교 1등에 초·중·고 시절 모두 학교 임원을 도맡아 부모의 자랑거리였던 고3 아들이 어느날 갑자기 자퇴를 선언한다. 한 달 뒤, 고2 딸마저 '잘 나가는 오빠도 학교를 그만두는데 덜 나가는 나는 왜 다녀야 하냐'며 자퇴를 하고 말았다. '완벽주의 엄마'이자 맡은 학급마다 1등으로 올려놓고 각종 연수에서 1등을 휩쓸었던 교사였기에 두 남매의 자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바로 '엄마반성문'의 저자이자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재직중인 이유남 씨의 실제 이야기다. 이 씨는 드라마 스카이캐슬 속 부모들을 보며 꼭 자신과 같았다고 고백한다. "스카이캐슬 속 엄마들이 세 가지에 주력하고 있잖아요. 첫째 성적, 둘째 수상, 셋째 임원. 제가 우리 아이들을 키울 때 주력상품 세 가지였거든요. 저와 똑같은 걸 하고 있는 부모들을 보면서 언제쯤 개선돼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질까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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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왜 자퇴를 선언한 것일까. 이 씨는 스스로 고백한다. "나는 부모가 아니라 감시자였습니다. 저희 집 법이 SKSK였어요. 시키면 시키는대로. 우리 집 아이들은 제가 짜준 스케줄대로 살았고 땅을 밟아본 기억이 별로 없어요. 계속 전화로 감시하고 확인하는 엄마였습니다. 아이가 학교 끝난 뒤 가야하는 학원 다 정해주고, 집에 오면 제 감시 체제 아래 또 공부를 해야하고, 제가 원하는 S대학에 보내겠다고 저녁마다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는 짓을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를 그만두고 공부를 안했던 가장 큰 이유는 저에 대한 복수심 때문이었어요."

두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나서 한 일은 먹고 자고 게임하고 텔레비전 보고 영화를 다운받아 보는 일이었다. 게임 중독, 미디어 중독이 된 두 아이는 1년 반 동안 지켜봐야 했던 이 엄마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처음에는 아이들의 단순한 투정이라고 생각했어요. 원위치로 데려다 놓기 얼마나 애를 썼겠어요. 아이들 얼굴만 보면 언제 검정고시 볼래. 언제 대학갈래. 그러면 아이들은 들을 체도 안 하고 문을 쾅 닫고 들어가고 엄마 목소리만 들어도 소름 끼친다고. 정말 지옥이 따로 없더라고요." 이 씨는 스트레스로 세 번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고, 세 번 교통사고를 내고 당했고 또 세 번의 대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최영주의 스탠바이미] '현실판 스카이캐슬' 열혈 엄마의 고백

십여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부모 교육을 받기 시작하며 '다그치는 엄마'에서 '소통하는 엄마'로 달라지니 아이들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아직도 눈물을 난다는 이 씨는 방황했던 아이들 덕분에 책도 내고 강사 자격증도 많이 땄다. 한국코치협회 인증 자격 외에 각종 자격증 20여 개를 땄고, 지금은 아이들에게 속죄하는 마음과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전국을 돌며 부모와 교사들에게 강연을 하고 있다.

드라마보더 더 드라마 같은 현실판 '스카이캐슬'이야기, 이번 주말 방영되는 YTN '스탠바이미'에서 들어볼 예정이다.

스탠바이미 방영시간: (본방송) 토요일 AM 11:35 (재방송) 일요일 PM 7:35

YTN 최영주 기자 [yjcho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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