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별거냐] 청보리가 물결치는 가파도로 떠나요

[여행이 별거냐] 청보리가 물결치는 가파도로 떠나요

2019.03.21. 오후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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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대담 : 에어비앤비 이용복 소셜미디어 스페셜리스트




[여행이 별거냐] 청보리가 물결치는 가파도로 떠나요

조현지 아나운서(이하 조현지) : 복세편살은 '복잡한 세상 편하게 살자',
오놀아놈은 '오, 놀 줄 아는 놈인가?'
그리고 여행은 '여기서 행복할 것'의 줄임말이라는데요.

복잡한 세상, 놀 줄 아는 당신, 이젠 여기서 행복하세요!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다양한 여행 정보 만나보는 시간, <여행이 별거냐>
오늘은 에어비엔비 이용복 마케터와 함께 합니다.

이용복 소셜미디어 스페셜리스트(이하 이용복) : 안녕하세요.

조현지 : 꽃놀이 가기 좋은 계절입니다. 서울의 벚꽃 개화시기가 4월 3일, 그리고 전국에서 가장 빨리 꽃소식을 전해주는 제주도가 3월 21일, 바로 오늘부터 개화를 시기한다는데요.

이용복 : 맞습니다. 그래서 오늘 <여행이 별거냐>에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날씨가 포근한 제주도 여행을 떠나볼까 하는데요. 제주는 지금 서귀포를 시작으로 벌써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조현지 : 그런데 보통 벚꽃하면 일본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잖아요. 일본으로 벚꽃놀이를 가시는 분들도 많은데요.

이용복 : 네, 하지만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서도 벚꽃 축제가 열립니다. 특히 제주에서도 벚꽃축제를 즐길 수가 있는데요. 제주도에서는 화려한 왕벚꽃이 다음주부터 개화를 시작합니다.

조현지 : 언제부터 어디서 열리는 축제인가요?

이용복 : 제주왕벚꽃축제는 제주 전농로에서 3월 30일부터 4월 1일까지, 그리고 애월읍 장전리에서 4월 7일부터 8일까지 개최된다고 해요.

조현지 : 그런데 왕벚꽃? 조금 생소하거든요. 왕벚이라는 품종이 따로 있는 건가요?

이용복 : 왕벚꽃은 벚꽃 중에서도 꽃잎이 크고 탐스럽기로 유명한데요, 제주 자생종이라고 해요. 왕벚꽃을 보면서 봄의 정취을 느껴보는 것도 제주 관광의 한 묘미가 될 것 같습니다. 전농로거리 말고도 광령리 무수천에서 항몽 유적지 사이의 거리, 그리고 제주대학교 진입로가 벚꽃길로 유명합니다. 보통 3월 말에서 4월 초까지 벚꽃 구경이 가능하지만, 제주도 한라산 중턱의 산간도로에서는 4월 둘째주까지도 벚꽃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조현지 : 그런데요. 왕벚나무 자생지에 대한 한일 논란이 한때 있었죠?

이용복 : 네 맞습니다. 제주시 봉개동에 가면 왕벚나무 자생지를 볼 수 있는데요. 천연기념물 159호로 지정된 희귀종으로, 역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때 일본 왕벚나무의 기원이 제주의 것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었는데, 지난 2018년 유전체 분석을 통해
일본의 왕벚나무와 제주의 왕벚나무가 서로 다른 별개의 종인 것으로 확인되었다는 학계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110년을 끌어온 왕벚나무의 기원을 둘러싼 논란이 다소 허무하게 종지부를 찍게 되었지요.

조현지 : 그렇군요. 또 제주에는 벚꽃만큼이나 유명한 유채꽃이 있잖아요! 봄만 되면 주변 지인들 SNS 프로필 사진들이 그렇게 유채꽃밭에서 찍은 사진들로 바뀌더라고요.

이용복 : 봄이 오면 제주도 전역을 노랗게 물들이는 꽃, 바로 유채꽃인데요.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광치기해변에서도 만발한 유채꽃을 보실 수 있구요.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조랑말체험공원 인근에서는 4월 4일부터 4월 7일까지 유채꽃축제가 열리기도 합니다.

조현지 : 그렇다면 이용복 마케터가 제일 좋아하는 제주의 꽃 구경 스팟은 어디인가요?

이용복 : 중문단지 안에 있는 엉덩물계곡이란 곳이에요. 옛부터 이곳에는 큰 바위가 많고 지형이 험해서 물을 찾는 동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언덕 위에서 엉덩이를 들이밀고 볼 일만 보고 돌아갔다 해서 엉덩물계곡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선 조성이 잘 된 산책로를 따라 계곡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만개한 유채꽃을 구경하실 수 있는데요. 유채꽃 뿐만 아니라, 매화나무와 벚꽃, 그리고 야생화들도 보실 수 있습니다.

조현지 : 봄에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제주의 장관은 어디인가요?

이용복 : 섬 속의 섬, 가파도의 청보리밭이 아닐까 싶습니다. 서귀포 모슬포항에서 뱃길로 20분 정도 가면 나오는 가파도란 작은 섬이 하나 있는데요. 우리나라의 한 카드회사(현대카드)에서 섬의 자연 생태계를 회복시키고 경제와 문화가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섬으로 만들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가파도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조현지 : 이용복 마케터는 가파도를 언제 가보신 거예요?

이용복 : 저는 작년에 이 가파도 프로젝트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해서 방문한 적 있는데요. 섬과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건축물들도 세워지긴 했지만, 가급적 새 건물을 짓기보다는 주민들이 섬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자연히 생긴 빈 집을 최대한 활용했다고 해요.
보리밭 경작과 어업이 주 경제 활동인 섬 주민들을 위해 커뮤니티센터를 짓기도 하고, 퀄리티 높은 게스트하우스를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바로 예술가들을 위한 레지던시였어요. 25년 동안 바닷속에 방치되어 있던 구조물을 재생한 공간이었는데, 건물 지하에 찬 물을 빼내고 보완과 방수 작업을 거치면서
새로운 구조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합니다.

조현지 : 가파도를 꼭 지금 가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용복 : 3월부터 5월까지가 가파도가 가장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18만평의 청보리가 바닷바람에 물결치는 장관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가파도 청보리축제는 3월 30일부터 5월 12일까지 꽤 길게 진행되니, 제주도를 방문하신다면 꼭 들리시길 추천드립니다. 아! 모슬포항에서 배를 타실 때 신분증을 꼭 지참하셔야 해요. 제가 작년에 즉흥적으로 가파도를 가자! 해서 배를 타러 갔는데, 저희 일행 모두 신분증을 두고 간거죠. 승선신고가 필수기 때문에 신분증이 없으면 표를 끊을 수가 없어요. 거기에 다행히 등본을 끊어주는 기계가 있는데, 괜히 애먼 데 돈 쓰지 마시고 꼭 신분증을 지참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배에서 내리자마자 자전거를 빌려주는 렌탈샵이 나오는데, 자전거를 타고 섬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걸어서 다니는 것도 좋지만, 자전거를 타고 제주의 상쾌한 바닷바람을 쐬면서 구석구석 돌아다니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자전거 대여요금은 1시간에 5천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조현지 : 지금 시간상으로도 그렇고, 또 여행의 시작과 끝엔 음식이 빠질 수 없잖아요. 제주의 맛있는 음식들, 정말 많겠지만 이용복 마케터가 먹거리 소개해주세요.

이용복 :
첫 번째로 추천할 맛집은요. 서귀포시 남원읍에 제가 정말 좋아하는 제주향토음식점이 하나 있는데요. 정말 인상 좋으신 중년의 부부께서 운영하시는 정겨운 밥집입니다. 보말미역국과 제주고사리 비빔밥, 그리고 순대국 이렇게 딱 세 가지 메뉴만 팝니다. 가격도 모두 8천원으로 동일하고, 음식도 정말 푸짐하게 나옵니다. 서울에 사는 따님이 식당의 인스타그램을 정말 귀엽게 운영하는데, 포스팅 하나하나에서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던 것 같아요. 식당 이름이 식당이 위치한 남원읍 위미리의 옛 지명이라고 합니다.
또,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에도 훌륭한 레스토랑이 하나 있는데요. 제주까지 갔는데 무슨 양식이냐 하시는 분들도 있으세요. 이곳은 제가 에어비앤비에 묵을 때 로컬인 호스트가 강력 추천한 식당이에요. 저도 처음에 호스트가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추천해줬을 때 굉장히 의외라고 생각했었는데, 호젓한 시골마을 저지리에서 정말 훌륭한 이탈리안 음식을 맛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제주스러운 이탈리안 요리’를 지향하는 셰프의 철학에 따라서 제주에서 나는 신선한 제철재료를 이용해 파스타와 리조또 같은 음식을 선보여요. 특히 갓 구워낸 따끈따끈한 식전빵이 정말 별미에요.

조현지 : 요즘 SNS에서 인기있는 예쁜 사진을 찍으려면 어딜 추천하세요?

이용복 :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을 찍으려면 뭐니뭐니해도 카페 공간이 좋지 않을까 싶은데요.
워낙 제주에 예쁜 카페가 많아서 하나만 추천드리기 어렵지만, 그중에서도 하나만 꼽자면..귤이 잘 나는 동네인 서귀포 남원읍의 카페를 꼽겠습니다. 귤의 마을답게 이곳에선 귤을 저장하고 선별하는 큰 선과장들을 많이 보실 수 있어요. 이 알맞은 시간이란카페도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귤 창고를 개조해 만든 카페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낡은 옛 창고들이 정말 매력적이잖아요. 거기에다가 카페를 둘러싸고 있는 귤밭에서 나는 귤꽃향도 너무 좋습니다. 이곳에서 맛있는 디저트와 커피를 드시면서 쉬어가시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조현지 : 끝으로 제주의 이색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숙소 한 곳만 소개해주세요.

이용복 : 제주에는 정말 좋은 숙소들이 많은데요, 특히 현무암을 쌓아 만든 낮은 돌담이 있는 독채에서 묵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제주의 오래된 옛 집이나 버려진 감귤창고를 개조해 만든 집들도 발견하실 수 있는데요. 내부는 정말 깨끗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로 꾸민 곳들이 굉장히 많아요. 제주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집에서 잠시 머물다만 가는 게 아니라, 살아보는 여행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조현지 : 지금까지 가까운 곳부터 먼 곳까지! 다양한 여행 정보 만나보는 시간, <여행이 별거냐> 이용복 마케터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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