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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품은 음악] 심증은 있고 물증은 없고... 음원차트 1위는 어떻게 오르나
[뉴스를 품은 음악] 심증은 있고 물증은 없고... 음원차트 1위는 어떻게 오르나
Posted : 2019-06-12 14:02
[YTN 라디오 ‘뉴스FM, 조현지입니다’]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2:20~14:00)
■ 진행 : 조현지 아나운서
■ 출연 :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

[뉴스를 품은 음악] 심증은 있고 물증은 없고... 음원차트 1위는 어떻게 오르나





올해 초, 청주에서는요. 시민들이 직접 기획하는 정원 문화 체험 행사가 열렸는데요.
최근, 대상을 받은 작품이 공개됐습니다. 바로 ‘멜로디 풍경’이라는 정원인데요. 음악을 테마로 정원을 꾸민 것이었습니다. 음악의 리듬과 선율이 정원의 곳곳에 스며있다는데, 뉴스FM의 현지 정원에도 이 분의 리듬과 선율이 스며있습니다.
수요일, 뉴스 FM의 조경관리사! 명절에 예초기 메고 벌초 좀 해봤을 것 같은 남자!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조현지 아나운서 (이하 조현지) : 안녕하세요.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 (이하 정민재) : 안녕하세요.

조현지 : 실시간 음원 차트를 보니까 현재 1위에 오른 곡이 김나영 씨의 ‘솔직하게 말해서 나’라는 노래더라고요. 저는 김나영씨 ‘어른이 된다는 게’라는 노래를 좋아해서 알고 있기는 했는데, 사실 딱 그 노래만 알아요. 하하. 주변에서는 김나영 씨가 누군지 잘 모르는데 차트1위라고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청취자분들도 좀 낯설 것 같은데, 노래 들어보셨어요? 어떤 가수인지 설명 좀 해주세요.

정민재 : 물론 들어봤습니다. 김나영 씨는 2013년 에 출연한 가수인데, 당시에 톱10 직전에 탈락을 했습니다. 이 분이 이름을 알린 계기는 정키의 노래 ‘홀로’에 참여하면서인데, 2012년에 나온 이 노래가 이후에 역주행 하면서 2014년에 주요한 히트 곡이 됐었죠. 그래도 사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가수라고 하기는 어렵지 않나 생각합니다.

조현지 : 그렇군요. 사실 음원차트 1위 하면, 대형 팬덤을 보유한 그런 가수들의 전유물 아닌가 싶은데, 조금 의외이긴 하네요.

정민재 : 사실 김나영 씨의 1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5년에 나온 ‘어땠을까’라는 노래도 차트 1위에 오른 적이 있어요. 그때도 많은 매체가 신인의 기적이라고 표현했었죠. 게다가 당시는 드라마 이 인기를 얻으면서 그 사운드트랙들이 차트를 점령했던 시기거든요.

조현지 : 아 그래요? 김나영씨나 팬분들한테는 조금 실례가 될 수도 있지만, 응팔 OST가 차트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1위에 올랐던 건가요?

정민재 : 그게 뚜렷한 인과 관계가 없어서 더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보통 우리 음악계에서 히트 곡, 1위곡 이라고 하면 현재 아주 잘 나가는 가수의 노래거나, 방송이나 광고, 영화 같은 데 쓰여서 잘 알려진 노래인 경우가 많잖아요. 김나영 씨는 어느 쪽도 아니었어요. 페이스북에서 입소문이 났다, 특정 페이지에서 이 분의 영상이 100만 뷰가 나왔다 이런 얘기가 있더니 어느 날 무섭게 치고 올라온 거예요. 의아하면서도 괴물 신인처럼 생각하고 지나갔던 기억이 납니다.

조현지 : 그랬었군요. 그럼요. 평론가로서, 이번 신곡이죠. 김나영의 ‘솔직하게 말해서 나’ 노래는 어떻게 보세요?

정민재 : 솔직하게 말해서 특별한 노래는 아니라고 봅니다. 먼데이 키즈 이진성 씨가 작곡에 참여한 걸로 아는데, 우리가 흔히 듣는 발라드의 전형을 따르는 노래입니다. 보편적으로 좋아할 만한 요소를 충분히 갖고 있지만, 이 노래만의 차별성을 찾기는 어렵다고 할까요.

조현지 : 평론가로서는 좋지 않은 평가를 하셨지만, 이 노래가 현재 차트 1위에 있다는 건 대중의 선택을 받았다는 뜻으로 보이거든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이름을 잘 모르는 가수들이 차트 1위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 같아요.

정민재 : 말씀하신 것처럼 최근 1-2년 사이에 실시간 차트에 대한 석연찮은 시선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현재 2위에는 임재현 씨의 ‘사랑에 연습이 있었다면’이란 노래가 올라있는데, 임재현 씨라는 이름 들어보셨어요?

조현지 : 사실 기사로 먼저 봤어요. 차트1위를 했다고 해서. 그러니까 사실 몰랐다고 해야겠죠?

정민재 : 실시간 차트에서 1위, 2위를 차지할 정도면 엄청난 인구에게 회자되고 있다는 뜻과 같거든요. 실제로 음원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따르면 24시간 동안 이 노래를 들은 인구가 수십만이에요. 물론 누적되는 데이터긴 하지만, 엄청난 숫자죠. 그럼에도 임재현, 김나영 이런 분들이 대중에 그 정도 인지도를 갖고 있나 생각해보면 그렇진 않거든요.

조현지 : 흔히 이야기하는 음원 사재기다, 차트 조작이다 이런 말들이 그래서 나오는 거군요.

정민재 :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음원 사재기, 차트 조작이라고 확신할 만한 증거가 없어요. 실제로 문체부에서 조사도 했는데 어떤 혐의점도 발견하지 못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음원 사이트 쪽에서도 차트 조작은 없다고 못 박았고요. 즉 정당한 마케팅을 통해서 차트에 오르고 있다는 건데, 그렇다고 하기엔 그 정황이 영 미심쩍으니 의구심을 버릴 수 없는 거죠.

조현지 : 저도 궁금했었는데요. 어떤 정황인가요?

정민재 : 인지도도 높지 않고, 그렇다고 어떠한 미디어에 등장해서 화제를 모은 것도 아닌데, 단순히 페이스북 페이지들에서 올린 영상들로 순식간에 10위권에 들고 심지어 정상에 오른다? 이게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긴 합니다. 대표적인 역주행 곡으로 꼽는 윤종신의 ‘좋니’, EXID의 ‘위아래’, 멜로망스의 ‘선물’ 같은 노래들을 보면 명백한 역주행의 계기가 있고 아주 낮은 순위부터 몇 주, 몇 달에 걸쳐 순위 상승을 기록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이야기 하고 있는 김나영, 임재현 같은 가수들은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라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는 겁니다.

조현지 : 이게 비단 두 가수만의 일은 아니죠.

정민재 : 그게 포인트입니다. 최근 들어 점점 이러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는데 장덕철, 닐로, 숀, 오반, 벤, 반하나, 하은 이런 가수들이 차트 1위를 차지했거나 1위에 근접한 순위를 냈던 가수들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일반 대중에게 전혀 익숙하지 않은 가수들이죠. 이들이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내는 양상이 비슷하고 그 사례가 점점 많아지니 사재기, 순위 조작에 대한 의심을 받고 있는 겁니다.

조현지 : 그쵸. 그럼 정민재 평론가는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민재 : 솔직히 저도 현재 실시간 차트에는 석연찮은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곡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순위 상승을 꾀할 수 있는 마케팅의 방법이 실제로 있고 효과가 있다고 한다면, 애써서 좋은 음악을 만들고 대중과 소통하려 노력하는 음악인들이 손해를 보게 되는 거 아닐까요? 우리 대중은 음악을 들을 때 실시간 차트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적당히 보편적으로 좋아할 만한 선율, 이별 가사, 고음 후렴을 넣어서 발라드를 만들고 이러한 마케팅으로 순위에 올려놓는다면 그러지 않는 노래들이 주목을 받을 기회가 없어진다는 거죠. 공평한 게임이 아닌 겁니다.

조현지 : 차라리 실시간 차트를 폐지해야 한다?

정민재 : 그게 해답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전 실시간 차트 자체에 대해선 그리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었거든요. 해외에도 실시간 차트는 있고요. 그렇지만 이렇게 차트를 공략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면, 그래서 대중의 인기 수요와는 별개의 성과를 낼 수 있다면 이건 막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실시간 차트와는 별개로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외의 서비스, 이를테면 스포티파이 같은 업체가 들어와서 판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랐던 건데, 스포티파이의 한국 런칭은 아직 미정인 것 같더군요.

조현지 : 아 스포티파이가 우리나라에 상륙한다고 해서 저희도 한번 다뤄본 적이 있었는데, 아직이군요. 그 때도 우리 소비자들의 특징이 차트위주의 소비를 한다는 얘기를 해주신 적이 있었는데요. 우리들의 좀 현명한 선택이 여기서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코너 마무리할 시간인데, 오늘의 추천곡은요?

정민재 : 오늘 제가 준비한 노래는 선우정아와 바버렛츠가 함께한 ‘차트밖에서’라는 노래입니다. 작년에 나온 노래인데 가사가 참 재밌으면서도 서글퍼요. “얼마 전에 앨범을 냈어, 오랜 시간 고생했지만 여태 그랬듯이 내 노래는 차트 밖”, “차트 밖 친구들아 성적이 중요한 게 아니야 건강하게 오래 오래 음악 합시다”. 모쪼록 현재 실시간 차트를 둘러싼 의혹들이 투명하게 해소되는 계기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조현지 : 네, 선우정아, 바버렛츠가 함께한 차트 밖에서 전해드리면서 정민재 음악평론가와는 인사 나눌게요. 오늘도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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